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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농제(2)

ㅇ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8.10 21:32:05
조회 482 추천 11 댓글 5

왕의 위엄있는 모습도 좋지만 덕만도 왕관의 무게에서 벗어나 일반 백성들 틈에 들어가서 백성들의 소리를 듣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잠행을 넣어봤어.

그리고 사석에서 계급장 놓고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 해서....

아직 즉위 초라서 풋풋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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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농제 당일이 오고 덕만은 하얀 제레복을 입고, 첨성대로 행차하고 있었다. 첨성대 주변에는 월성의 백성들 뿐만아니라 지방의 백성들까지 멀리서 찾아왔다. 황제연이 내려지고, 가마의 문이 열리면서 덕만이 나온다. 첨성대에 마련된 제단으로 향하고 한 해의 농사가 잘 되도록 기원한다. 덕만은 축문을 읽고 향로에 꽂아 이를 춘추에게 전달한다. 춘추는 신관에게 전달한다. 덕만은 정성스레 절을 올린다. 제례를 마치고 천문박사들이 올린 파종시기를 백성들에게 공표된다. 백성들은 공표된 시기를 보고 한해의 풍년을 기원한다. 덕만은 백성들의 기대감을 보고 자신도 설레이기 시작했다, 설레이기도 하지만 한편, 마음의 무거움도 짊어지는 것 같았다.

 

모든 제례가 끝나고 황실에서 마련한 선농탕을 백성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덕만은 혹시라도 준비된 음식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오후에는 친히 공봉개사들과 친견이 있어 각 지역의 풍토와 개간에 대하여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덕만의 첫 선농제는 마무리됐다.

 

덕만을 비롯한 대등들은 선농제의 제사를 위하여 술과 고기를 삼가고,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했다.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연회가 베풀어졌다. 다들 술에 흠뻑 취해있을 때 덕만은 연회에서 빠져나와 인강전으로 향했다.

 

인강전

덕만 - 알천공, 오랜만에 잠행을 나가고 싶습니다. 채비해주십시오.

알천 - 폐하, 밤이 늦었사옵니다. 지금 술시(19:00~21:00)이옵니다. 병사들 교대 시간이라 안되옵니다.

덕만 - 민심을 직접 듣고싶어서입니다.

알천 - 알겠습니다. 폐하. 허면 시위부 무사들을 준비시키겠습니다.

알천이 나가고, 비담이 들어선다.

비담 - 폐하, 여기 각국에 파견된 간자들 명단이옵니다. 알천과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되었습니다. 소신이 잠행에 동참해도 될련지요?

덕만 - (흔쾌히) 그러거라.

비담 - (미소를 지으며) 소신 준비하고 있겠나이다.

 

동시 주막

알천은 덕만을 어찌 불러야 할지 몰랐다. 남장을 한 덕만에게 나으리라고 부르기도 뭐하고, 그러자니 왕에게 하대를 할 수 없을 때 비담이 덕만에게 하대를 하고 있지 않은가.

비담 - 덕만아, 아까도 마셨으면서 지금은 그만 마셔.

알천 - (비담에게 핀잔주며) 어찌 폐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인가1!! 세월이 지나도 자네는 한결같으이.

비담 - 그럼 잠행인데 폐하라고 계속 부를까?

덕만 - 알천공, 그만 두세요. 비담도 그만 두거라. 편히 이름으로 부르세요.

알천, 비담 - 알겠습니다.

덕만 - 술자리가 이리 무거우면 되겠는가?

알천 - (군기가 바짝 서있는 듯) 알겠습... 알겠네...

덕만 - . 하하하. 알천 어찌 이리 굳어있는가?

비담 - 그러게나 말일세. 주모 백숙 한 마리 더 내오시오,

 

덕만 일행이 주막에서 술상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으면서, 대각선쪽의 과객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걸 듣게 되었다,

 

손님1 - 자네, 그 소식 들었는가? 폐하께서 요전에 황룡사에 행차하지 않으셨는가.

손님2 - 당연히 폐하의 어머니이신 마야 태후가 거기 암자에 계셔서 그런 거 아닌가?

손님1 - 그게 아니라 폐하가 방문한 이후에 가까운 발치에서 보겠다고 젊은 놈이 거기서 일을 하고 있다네.

손님2 - 하긴 공주 시절에 신국에서 미실 새주 다음으로 아름다우셨지.

 

덕만은 잠시 노여웠으나 그 다음 말을 듣고 이내 풀어졌다.

손님2 - 그래도 폐하 덕분에 개간도 잘되고 좋네. 작년에 소출이 전보다 배로 늘어났네.

비담이 옆에 손님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나눈다.

비담 - 무슨 재미난 이야기하슈?

손님1 - 우린 뭐 그냥 이것저것 이야기했지.

비담 - 에이 그래도 미모는 폐하가 낫지. (손님2에게) 안 그렇수?

손님2 - ... 그렇죠.

 

덕만 - (웃으며)저 팔불출. 안 그렇습니까? 알천공

알천 - 맞습니다. 폐하의 용안이 오랜만에 환하셨습니다.

덕만 - 그렇습니까? (비담에게) 형님 이만 가시죠~

비담 - 알겠네. (손님2에게) 소문 좀 많이 내주시우.

덕만 일행은 주막에서 빠져나와 궁으로 돌아갔다.

 

인강전

덕만은 어좌에 앉고, 알천과 비담은 서있는다.

덕만 - 두분 다 수고하셨습니다. 비담, 넌 내이름을 아무렇지 않게 잘도 말하더구나. (웃으며)오늘 너 덕분에 즐거웠다.

비담 - 재미있으셨다니 다행입니다. 페하. 잠행은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무엇보다 잠행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덕만은 비담의 말을 듣고 미소를 머금는다. 주막에서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다음 황룡사 행차때 그 아이를 한번 보고싶어졌다. 그렇게 덕만의 긴 하루는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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