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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아마추어 작곡가의 감상

똥싸개(125.152) 2008.07.29 17:29:55
조회 312 추천 0 댓글 5

														

물론 30대 아마추어 작곡가란 나를 말한다.
서태지 음반 사왔는데 DVD드라이브가 망가져서 mp3로 구해서 들었다.

전에는 서태지 음반을 들으면 형은 약 2년간 작곡을 못했다.
뭘 해야할지, 저인간처럼 될 수 없다면 포기해야하는건지 고민하는데 2년이 걸렸거든.

이번 음반?

듣고나서 감상은. 좋다. 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발라드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해서 듣는 느낌이었다.
많은 기대들 한만큼 놀라운 사운드나 놀라운 발상의 사운드는 별로 없는것 같았다.
듣다보면 조금씩 발견하긴 하겠지만 말이다.

나도 그런 놀라운 것을 기대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언제까지 놀라울 수 있을까?
그리고 왜 놀래켜줘야만 할까? 그런 과정에서 창작자는 묻혀 없어지는거 아닐까?

그런생각을 종종 했었던참에 들은 이번 앨범은...

하하... 그냥 좋다.

대단한 음악을 할 줄 알았던 서태지가 노래를 한다. ㅎㅎ

이건 음악이 아니라 분명히 \'노래\'다.
서태지는 뮤지션으로서 \'음악\'을, 그것도 대단한 \'음악\'을 해야한다는 압박에 젊음을 다 보냈는데
이번 앨범에서 그걸 놓아버리고

자신의 머리속에서 가장 잘 나오는, 가장 잘 흥얼거리게 되는,
그런 것들로 음악을 만들었다.

작곡가로서 보건데 서태지는 보통 멜로디를 쓰건 편곡을하건 기승전결이나 구성등을 너무
\'기계적으로 치밀하게\'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근데 이번 앨범은?

아주 자연스럽고 배려가 없다. 그냥 서태지 머리에 있는걸 내어놓은 것이다.
프리스타일 랩퍼들이 랩을 하듯이 머리에서 떠오른 심상등을 그냥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형태로 
\'받아적은\' 것이다.

짐을 다 내려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작곡하는 사람이라 언제나 뭔가 흥얼거리고 있는데 그것은 보통 아주 단순하고 평범하게 진행된다.
하다보면 언제나 비슷한 형태로 진행되는데, 그것이 오직 나라는 사람에게서만 나오는 진행이다.
그러니까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무의식에서 저절로 \'발생하는\' 진행인 것이다.
그래서 난 이번에 서태지가 한게 뭔지 안다.

그럼 그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뭘까?

좋다. 서태지 발라드네. 편안하네.

물론 다른 뮤지션과 비교하면 정신분열급 편곡이긴 하지만
그것마저도 편안함으로 껴안았다.

편안한 표정의 태아의 얼굴을 보라.
태아는 꾸미지 못한다. 고통도 아픔도 욕심도 없다. 그저 그렇게 거기 있는 것이다.

서태지에게 \'필살기\'를 기대한 사람들에겐 아주 하드한 뒤통수가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이게 대충때우려는, 매너리즘 따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4곡을 듣는 내내 분명히 느꼈는데,

서태지는 언제나 지적당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피해다니는\' 작,편곡을 했었다.
그는 스트레스를 민감하게 피하는게 본성이기 때문에 엇박을 굉장히 좋아한다.
나도 그런 사람이라 안다.

그런데 엇박만 계속 반복하면 안되기 때문에 정박도 섞고, 그러다가 독특한 사운드로 초점을 확 빼앗아버리고,
독특한 리듬으로 확 빼앗고, 하는 식으로 작업을 했었다. 그런데 그게 청자를 \'리드\'하는게 아니라
손가락질을 \'피해다니는\' 정신분열 편곡이었고, 그러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가식이 들어가게 된다.
물론 그 가식이 멋났었지.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어떤 사람이 앞에서 뭘 하고 있으면
자기가 그사람을 \'안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만들어진 이미지를 보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번 음악은 그걸 벗어났다.

여전히 엇박을 선호하긴 하지만
"그래 나 엇박 선호해. 어쩔거야?" 라는 식의 자신감이 보인다.
들키지 않으려고 무리하는 딱딱함이 없고 모든 사운드가

\'대놓고 흐른다\'

"나 원래는 이런게 머리속에 떠다니는 사람이야" 라고 말하고 싶다는걸 난 알 수 있다.

음악을 굳이 규정하자면 서태지식 소울음악이라고 하고싶다.

뭐 또 서빠가 자뻑이라느니 집단최면이니 그런소리할지 모르지만..
내가 지금한게 찬사인가?
아니라고 본다.

길게 이야기했는데, 마지막으로 결론을 한마디 하자면 아래와 같다.

"현철이 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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