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영고(x8)한게 좋아모바일에서 작성

ㅇㅇ(60.28) 2015.12.16 12:12:36
조회 1050 추천 32 댓글 5

아침이 되자 며칠간 많은 피를 흡혈당한 탓에 공주는 열병을 앓게됐어. 운이 좋지않게도 여왕도 하루종일 바빠 공주의 곁엔 아무도 없었겠지. 그나마 함께 지낸 시간이 많았던 게르다가 열병을 알아채고 물을 떠와서 직접 몸을 닦아주는데, 닿는 물수건이 얼음장같이 차가웠다지.

공주는 여왕의 말을 톡톡히 기억해. 대야에 걸쳐진 물수건처럼 차가운 말이었지. 여왕은, 공주를 사랑하는 일이 없을거래. 공주는 이불을 푹 덮어쓰고 돌아누웠어. 자서 나아지면 덜 괴로울거야. 공주는 좋은 꿈을 꾸려고 노력할테지.

공주가 방 밖으로 나올 시간이 돼도 나오질 않으니 공주가 걱정된 여왕이 조급하게 뛰어서 공주의 방문 앞에 왔어. 때마침 방밖으로 나오는 게르다와 마주했지. 꾸벅. 인사한 게르다가 복도를 거닐다가 계단으로 내려가고 여왕은 방 안으로 들어가.

이불을 푹 덮어쓴 공주는 발소리에 귀를 기울였어. 이 차분한 발소리는 분명 여왕의 것일거야. 어째서 또 들어온건지, 또 어떤말로 괴롭힐건지 열이 가득한 머릿속에 또 울화가 치밀어. 공주는 자는 척을 시도해.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누워서.

안나.

침대에 걸터앉은 여왕이 먼저 말을 걸었어. 대답은 없어. 그래도 좋아. 여왕은 공주와 대화할 수 있는 이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기로 했거든. 여왕은 조금 움푹 패인 부분에 손을 뻗어 조금씩 쓰다듬어줘. 공주의 머리였지.

...지금도 괴물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당장 포기하라 권유하고 싶구나.

여왕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공주의 신경을 건드려. 곤히 잠들려했던 공주의 잠을 모조리 깨워버린 거슬리는 소리들 이었지. 여왕의 괴물이 싫다면, 어느면을 좋아해야 해? 이미 저를 여러번 내쳤던 여왕에게 더 이상 실망할 구석도 없는 걸. 공주는 대답대신 몸을 움찔. 떨었어.

괴물은 널 아프게만 할거야. 내 말을 들어줬으면 좋겠어.

여왕은 공주가 괴물을 좋아한다고 말했던 원인을 생각해 본적 있어. 혹시 공주가 완전히 인간으로서의 삶을 잊어버리고 동족을 옹호하고 있진 않나. 라는 공주가 여왕에게 한 행위와는 거리가 먼 결과가 나왔지. 여왕은 그게 무서웠어. 동생을 완전히 괴물에게 잃을까봐. 그것도 제 무능함에.

네 다짐을 꼭 들어야 겠어. 안나. 다신 괴물을 좋아하지 않겠다고...
...엘사는 어디까지 날 비참하게 만들 셈이야.

나긋한 목소리가 심히 거슬렸던 공주가 몸을 서서히 일으켰어. 이불 속에서 나온 공주는 열이 가득했어. 여왕은 훅 끼쳐온 열에 깜짝 놀라 공주의 이마를 만져봐. 닿는 곳곳은 전부 불덩이였어.

이제야 대야가 눈에 들어오는지 여왕은 커다란 실수를 했다고 직감해. 아픈 애한테 무슨 말을 한건지, 성급했던 제 자신에게 할말을 잃고 말았지. 일단 대야에 걸쳐진 물수건을 가져와 공주의 팔을 닦아주려는데, 공주는 여왕의 팔목을 잡아 세게 끌어당겼어.

왜 너는... 항상, 여왕이란 이름을 내세워서 날 옥죄기만 하는건데.

여왕이 저의 답답한 심경을 알아줬으면 좋겠어. 어째서 괴물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는지, 그 원인에 대한 해결책을 여왕이 바로 보여주었으면 했어. 지금의 여왕이 가능할까. 한번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있을까. 도망치기만 했던 여왕이?

그거라도 좋아하지 않으면 더 이상 엘사를 좋아하지 않게 돼버려.

한번이라도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준 적이 있어?

공주는 그 이상으로 말을 하지않고 여왕을 뚫어져라 쳐다봐. 여왕은 갈등했어. 물론 공주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단 한번이라도 없었어. 제가 여왕자리에 오른 이유도 나약해진 공주와 왕권을 보호하기 위함이었어. 간단하게 그렇다. 라고 말해도 될것을, 여왕은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하겠지. 여왕이 공주에게 내비쳤던 모습들은, 공주가 사랑이라고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들이니까.

미안해.

여왕의 머릿속에서 있던 많은 말들 중 나올 수 있던 단어는 고작 사과 뿐이었어.

추천 비추천

32

고정닉 1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62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1] 운영자 13.07.31 439696 286
1123714 ai힘을 빌리면 개쩌는 픽썰 쪄지냐 [1] ㅇㅇ(223.38) 11:41 6 0
1123713 이 음란한 갤 [1] ㅇㅇ(223.38) 11:39 7 0
1123712 안녕 털복숭이들 [1] ㅇㅇ(112.157) 11:26 6 0
1123711 청정한 헬요일 ㅇㅇ(223.62) 00:18 12 0
1123709 뒤조심)아 되게 충격적인 짤 봫는데 얘기할데가 여기밖에 없어 [7] ㅇㅇ(110.47) 06.09 66 0
1123708 디시 이미지 왜 깨져... ㅇㅇ(223.62) 06.09 12 0
1123707 누가먼저 보내나 시합! [1] ㅇㅇ(223.62) 06.09 25 0
1123706 일편단심 안개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25 0
1123705 넘쳐나는 go간 [1] ㅇㅇ(223.62) 06.09 31 0
1123704 축 늘어진 흰 옷에서 꼬물꼬물 기어나오는 아기 [1] ㅇㅇ(223.62) 06.09 24 0
1123703 설갤 단점 ㅇㅇ(223.33) 06.09 16 0
1123702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23 0
1123701 그런가 [2] 설갤러(118.43) 06.09 16 0
1123700 아니 69라고 설갤러(118.43) 06.09 14 0
1123699 크 69가 와버렸다!!!! 설갤러(118.43) 06.09 15 0
1123698 엘산나를 만난게 행운이야 [5] ㅇㅇ(223.62) 06.08 32 0
1123697 배거파 [1] ㅇㅇ(110.47) 06.08 18 0
1123696 오늘막글 ㅇㅇ(223.62) 06.08 16 0
1123695 어 내일이 69잔아 ㅇㅇ(223.62) 06.08 14 0
1123694 쥬미 영화 보러옴 ㅇㅇ(211.234) 06.08 17 0
1123693 안탄절 지나면 엘탄절도 금방 ㅇㅇ(223.62) 06.08 17 0
1123692 모험가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0 0
1123691 싯발 언제 비 그친거냐 [1] ㅇㅇ(223.62) 06.08 21 0
1123690 수상하게 칼을 잘쓰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2 0
1123689 뭐지? 결혼식인가? [5] ㅇㅇ(211.234) 06.08 56 5
1123688 정령을 잡아다 예쁘게 묶어 공물로 바치기 ㅇㅇ(223.62) 06.08 22 0
1123687 혐퀘후식사 [2] ㅇㅇ(211.234) 06.08 20 0
1123686 오늘은 자동으로 실내활동 [1] ㅇㅇ(223.62) 06.08 19 0
1123685 자연스레 깊어가는 둘의 관계 ㅇㅇ(223.62) 06.08 21 0
1123684 아찜글 ㅇㅇ(211.234) 06.08 16 0
1123683 새벽글 [1] ㅇㅇ(115.138) 06.08 17 0
1123682 다다음주가 안탄절이네 곧 [2] PeopleOfArende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3 1
1123681 안나가 엘사를 [1] ㅇㅇ(223.62) 06.07 32 0
1123680 엘산나의 금요일 ㅇㅇ(223.33) 06.07 16 0
1123679 여전히 존버중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26 0
1123678 안나vs안나는 기존쎄 대결일듯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36 0
1123677 애틋하게 뺨쓰담 ㅇㅇ(223.62) 06.07 21 0
1123676 눈 깜짝할 새 킹요일 ㅇㅇ(223.62) 06.07 21 0
1123675 원하는 초능력을 얻는 대신 댓글이 부작용을 정해줌 [18] ㅇㅇ(115.138) 06.07 87 0
1123674 크으 모닝갤먹 [1] ㅇㅇ(223.62) 06.07 23 0
1123673 [그림] 원치 않은 신앙 [10] 애호박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106 10
1123672 기억 속에서 지워졌던 창작물 [6] 케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113 11
1123671 세명이서 서로 아래 핥으려면 원을 그려야하냐 [3] ㅇㅇ(223.62) 06.06 53 0
1123670 프로즌 ost는 언제 들어도 좋아 [2] 설갤러(118.43) 06.06 24 0
1123669 크읏 이러다 울룩불룩 설줌이 돼버렷 [1] ㅇㅇ(223.62) 06.06 29 0
1123668 엘사만 만나면 움츠라드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36 0
1123667 태어날 때 부터 얀데레 엘사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48 0
1123666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4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