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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엘엘로 이런 거 보고싶다 2앱에서 작성

ㅇㅇ(39.116) 2017.02.13 23:54:10
조회 1056 추천 27 댓글 5



폴리아모리. 다자간 사랑은 완벽히 균형잡힌 상태에서만 가능해. 안나와 두 엘사의 관계는 겉으로 보기엔 완벽했지만, 안나를 제외하곤 아슬아슬한 유리 위에 올라선 것처럼 위태했어. 그리고 위태로움은 언제나 무너짐을 불러와.


레릿엘이 아팠어. 출사를 위해 무리하게 나갔다 찬 바람에 그만 심한 감기몸살이 왔지. 안나가 아침부터 붙어서 간호했지만 상태는 영 나아지지 않았어. 혼자선 죽도 제대로 못 삼켰지. 앓다 잠들고 앓다 잠들고. 평소엔 야살스런 웃음을 띄던 얼굴은 창백해져 빛을 잃었어. 당당하고 자신만만하던 레릿엘은 어디 갔는지, 심하게 아픈데다 혼자 살아 따로 간호할 사람도 없다 보니 옆에 있는 안나 손만 꼭 붙드는 거야. 식은땀을 흘리며 몽롱한 상태에서도 안나가 수건을 빨러 갈라치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옷자락을 붙들었지. 안나는 하루종일 수건을 갈고, 앓을땐 꼭꼭 안아도 주고, 죽도 만들어 후후불어 먹여주며 열심히 간호했어. 빨리 나았으면 좋겠지만 하루만에 괜찮아지기란 불가능에 가깝지.


결국 레릿엘의 상태가 영 나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안나는 대관엘의 집으로 가야할 시간이 되었어. 하아, 안나가 수건에 얼굴을 묻고, 레릿엘이 더듬더듬 그런 안나의 손을 끌어당겼어. 밤을 꼬박 새며 물수건을 만져 가칠거리는 손을 슬슬 만지며 푹 젖고 갈라진 목소리로 말하겠지. ...자기... 오늘만 나랑, 같이 있어주면 안돼...? 나 아파... 딱 하루만 옆에 있어줘... 안나는 말없이 레릿엘의 하얀 볼을 어루만졌지. 응...? 더 안 바랄게... 애절하게 말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어. 곧 레릿엘은 눈을 감고, 안나는 한시간 정도 더 상태를 체크하다 레릿엘이 잠든 걸 확인하고 폰을 들고 나갈거야. 철문이 무겁게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레릿엘의 꾹 감은 두 눈에선 이상하게 눈물이 툭툭 흐르겠지. 평소엔 안나가 대관엘에게 가더라도 약속이니까, 하고 어찌어찌 넘겼지만 아프니 괜히 서러워지는거야. 그런데 안나가 애인으로서 할 도리는 또 완벽히 하니까 화를 낼 수도 없고, 서럽긴 한데 대상은 없는 애매한 눈물이야. 그렇게 조용히 울다 나중엔 훌쩍거리면서 큰 소리로 울겠지. 이제 아무도 없으니 그냥 펑펑 울고 풀어야지 싶어 울음이 터져나오는대로 놔둬.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고 안나가 들어와. 그리곤 울다지쳐 숨을 몰아쉬는 레릿엘을 가만가만 쓰다듬으면서 마른 수건을 가져와 얼굴을 닦아주며 말하지. 왜 울고 있어요... 이럼 빨리 안 낫잖아요. 오늘은 여기 있을게요. 그러니 그만 울어요. 어지럽잖아.



아무리 둘을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지만, 안나도 아픈 사람을 내버려두고 다른 애인을 찾아갈 정도로 냉정하진 못했어. 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다 결국 대관엘한테 전화를 걸겠지. 대관엘은 왔어도 한참 전에 와야할 안나가 안 오니 걱정되던 차에 전화를 받을거고. 안나는 미안하다며 상황설명을 할거야. 엘사가 많이... 아픈데, 저 말곤 간호해줄 사람이 없어요. 하루만 더 있다 갈게요. 괜찮을까요? 대관엘은 안나의 말을 들으며 입술이 하얗도록 깨물겠지. 괜찮지 않아. 이틀에 한 번 안나를 만나는 시간만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를 보냈는데 괜찮을 리가 없잖아. 그런데 차마 솔직히 말할 순 없는거지. 아프다잖아. 안나가 저렇게 미안하고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하는데 설령 상대가 거짓말을 하더라도 안나를 봐서 도저히 이리로 와 달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거야. 맞아. 대관엘은 안나를 아주... 많이 사랑해. 그래서 손가락이 질리도록 폰을 쥐고선 응, 응 안나 괜찮아. 아프다며. 하루.. 하루만 더 있다 와. 하고 마음에도 없는 얘길 해. 안나는 대관엘 마음을 감히 이해하진 못해도 짐작은 하니까 정말 고맙다고 진심을 다해 말하지. 나도 정말 보고싶다고, 내일은 꼭 만나러 갈 거라고. 그리곤 전화를 끊어. 대관엘은 조용히 방으호 들어갔지. 셋은 알았을까. 금이 가기 시작한 관계는 한쪽으로 조금만 힘이 가중되어도 쉽게 끊어진다는 걸.




-


누가 좀 더 써와달라고 해서+내가 추가로 보고 싶었던 장면을 넣어 써봤음. 안나는 절대 두 엘사를 농락하고 있는 게 아냐. 만날 땐 진심을 다해. 두 엘사가 안나를 떠나지 못하는 것도 자신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 단순한 양다리랑은 다르다8ㅅ8 알아줬으면 해...

폴리아모리(다자간 사랑)은 참 어려운 소재야.. 왜냐면 저 사랑은 사랑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완벽히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야 가능한 형태라서. 이걸 완벽히 표현하지 못한 건 내 뇌의 한계...

이제 그 사랑에 균형이 무너진 셋이 어떻게 될...지는... 사실 나도 모르겠다. 폴리아모리를 직접 해본 사람이 주위에 있는 것도 아니라 그저 여기저기서 주워모은 지식 뿐이거든...ㅋㅋㅋ 사실 누구 하나랑 이어주려고 해도 대관엘이나 레릿엘이 (내가 쓴 거니 당연하겠지만) 너무 내 취향이라 안나가 누굴 택하게 해야할지 모르겠음 ㅋㅋㅋㅋㅋ 걍 콱 엘엘로 가버...리기엔 문제가 좀 많군 음...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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