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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혁명) 시간의 끝모바일에서 작성

ㅁㄷㅁ(1.11) 2017.04.19 07:22:36
조회 401 추천 18 댓글 7












오늘은 너와 내가 우리가 된지 5년이 된 날이야. 오늘도 어김없이 너와 함께 웃으며 걸었던 이 거리를 걷고있어. 오늘도 너와 사진을 찍었던 나무앞에 서있어. 오늘도 너와 함께 술을 마시던 주점에 왔어.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는 가게에 들어온 나를 오랜만이라며 반기는 오큰아저씨에 미소를 지었어. 가장 많이 앉았던 자리에 앉아 늘 너와 함께 먹던 음식을 주문해. 주방에서 음식과 술을 가져와 앞에 앉는 오큰아저씨야. 그와 건배를 하고 한모금 들이키니 너와 먹을땐 달게 느껴지던 술이 지금은 속이 타들어가도록 쓰게 느껴져. 내가 너의 이야기를 꺼내니 씁쓸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한모금 마시는 아저씨였어. 그렇게 한참동안 마시며 대화하다 다른 손님이 들어와 오큰아저씨는 자리에서 일어났어. 오랜만에 가게 안을 둘러봐. 붉은 조명과 가게안을 잔잔하게 채우는 재즈풍 음악이 잘 어울려. 가게를 둘러볼수록 꽤 오랜시간이 지났는데도 어제 일처럼 생생한 너와의 추억이 떠올라 그리움만 깊어져.



이 가게에 처음 왔을때 너와 난 창가쪽에 앉아 서로 오큰 아저씨의 말투를 따라하며 박장대소했었지.


주방쪽에 앉았을땐 주방에서 요리하고 있는 오큰 아저씨와 한참동안 대화했었지.



"엘사, 나 너를 좋아해."



흑백의 도로사진이 달린 벽쪽 자리에선 너에게 좋아한다 고백했어.



나의 고백을 듣곤 살풋이 웃으며 내 옆머리를 넘기며 키스하던 너가 기억나. 그때 너의 모습은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웠어. 창밖에 내리는 눈처럼 새하얀 너의 머리칼은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천사인가싶을 정도로 눈부시고 아름다웠어.



그렇게 새로 시작된, 사랑하는 연인으로서의 시간은 매일매일 구름을 걷는것처럼 행복했어. 하지만 우리의 시간은 3년이 되었을때. 그리고 2년전 이 날 멈췄지.



"지금 당장 병원으로 와주셔야될 것 같습니다."



미리 가게에 와 너를 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기다리던 나에게 온것은 너가 아닌 병원에서의 연락이었어. 가게에서 5분거리의 사거리에서 생긴 7중 추돌사고. 그리고 그 버스에 타고 있던 너. 만약 내가 널 이 가게로 부르지않았더라면. 내가 직접 데리러갔다면. 너를 잃지않았을텐데.



"엘사...엘사...엘사..."



눈을 감고 미치도록 보고싶은 너의 이름을 불러봐. 감은 눈 사이로 눈물이 흘러나와. 이렇게 눈을 감고 너를 떠올리면 어김없이 눈물이 흐르지. 불가항력인가봐. 애써 눈물을 닦고 오큰아저씨에게 인사드리곤 가게를 나왔어. 더 있으면 내가 못견딜것 같아서. 그날 이후 난 이 곳에 가지않았어. 아니 가지못했어. 간판만 봐도 떠오르는 너때문에. 하지만 2년이 지나서야 가게를 들렀지. 2년동안 그곳에서 멈춰있던 우리의 시간을 이제 끝내기 위해서.



너를 잊겠단게 아니야. 내 가슴속에서 붙잡고 있던 너를 놓아주겠다는거지. 그게 널 위한 길인것 같아. 나도 널 놓아주기 싫었어. 나도 우리의 멈춰져있는 그 시간들을 끝내기 싫었어.
당장에라도 달려가 너의 품에 안기고 싶어. 시간을 돌려서 너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어. 하지만 우리의 시간을 끝낸다고 우리의 시간이 사라지는게 아니니까. 우리의 시간은 너와 나의 가슴속에 영원토록 남아있을테니까. 그걸 알기에 널 보내는거야.









그렇게 그녀들의 시간은 마침표를 찍은채 추억이 되었다.












"엘사."

"응?"

"나 너를 좋아해. 아니 사랑해. 내가 너를 생각하는 시간만큼."



엘사는 안나의 고백을 받곤 산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아이처럼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대답을 기다리는 안나의 옆머리를 넘기며 안나에게 다가갔다.









"me too. anna"





엘사의 입술이 안나의 입술에 닿으며 창밖에 내리는 새하얀 눈과 함께 엘사와 안나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0419 혁명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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