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번역] Argos Ch.9 - 1

치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6.02 23:33:28
조회 733 추천 15 댓글 5

아르고스


[원문링크]


[번역링크모음]


Argos Ch.1 (텍본)

Argos Ch.3 - 1 (텍본)

Argos Ch.3 - 2

Argos Ch.4 - 1

Argos Ch.4 - 2

Argos Ch.5

Argos Ch.6 - 1

Argos Ch.6 - 2

Argos Ch.7 - 1

Argos Ch.7 - 2

Argos Ch.7 - 3

Argos Ch.8










--

The Archer – Part II


이틀.



그게 메리다의 인내심이 버틴 시간이었다. 이틀 동안 있었던 열 시간짜리 축제에 토너먼트에 마상 경기에 (정말 시시한) 궁술까지, 메리다는 부모 사이에 낀 채로 하릴없이 왕족 자리에 앉아서 엄청난 따분함을 숨기려고 애쓸 뿐이었다. 심지어 그 틈 사이에선 저 광란의 축제란 게 없어서, 고관들이 내보낸 병사가 막대로 상대를 말에서 떨어뜨리거나 아니면 둔기에 무릎이 뭉개져서 자기가 떨어지거나 하는 동안 메리다와 부모님은 잔뜩 쌓인 맛있는 음식으로 허기진 배와 흐려져 가는 감각을 달랠 수 있었다.



말 할 필요도 없이, 메리다는 하루 동안 엄청난 양의 구운 순록 소시지와 잘 숙성된 락피스크를 배에 집어넣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드레스도 허리가 터질 것 같고 산더미 같은 디저트도 (어째선지 대부분 초콜릿에 뒤덮여 있었다) 붉은 머리 공주를 쓰러지게 하려고 오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 전까지는. 하지만 만약 메리다가 자신에게 솔직했다면, 메리다는 경기장에 한 시간 더 앉아 있느니 차라리 억지로라도 미트볼 한 접시를 더 먹고 엘리노어가 안 보는 사이에 퍼거스의 맥주를 한 입 마시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마상 창시합은 지루했다. 메리다의 의견으로는, 두 사람이 단지 상대를 망아지에서 (미안, 군마였지) 떨어뜨리려고 무기로서 창의 가치를 바닥내는 게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모르겠다나. 투창과 해머던지기는 따분했다. 어쩌면 그 이상으로. 그나마 조금이라도 메리다의 흥미를 끈 건 난투였는데, 하이랜드의 선수인 딩월 부족의 코난이 메리다보다 겨우 나이 조금 더 많은 가녀린 바이킹 전사에게 패배하자마자 곧장 흥미가 식어버렸다. 그 일로 이미 하이랜드 사람들은 당혹해하고 있었는데, 그 전사가 투구를 벗고 여자임을 드러내자 망신이 더해졌다. 그 바이킹은 메리다보다 조금 더 나이 많은 금발 소녀 전사임이 밝혀졌고, 그 소녀는 가느다란 팔다리를 가지고도 그저 전투용 양날 도끼를 잘 다룰 뿐이 아니라는 걸 내보인 것이었다. 엘리노어가 그 어린 선수에게 예의 바르게 박수를 보내고 퍼거스가 우쭐거리는 저 바이킹 우두머리에게 도끼를 던지려던 걸 참는 동안, 메리다는 저 여자는 경기에 나가도록 허락을 받았는데 이 스코틀랜드 공주는 강제로 이 높은 자리에 앉혀서 산토끼 꼬치 말고는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단 사실에 대한 분노를 꾹꾹 숨겨두며 자리 안쪽으로 파고들 뿐이었다.



그래도, 이젠 아니다. 오늘은 일 주일간의 경기와 축제에서 궁수들의 경기가 있는 셋째 날이었다. 메리다는 어린 시절에 들은 모험담 중 로빈 후드라는 영웅에게서 영감을 받아 안 보이는 곳으로 사라졌다가 수수께끼의 궁수로 경기에 참가하겠다는 어렴풋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붉은색의 무성한 머리칼을 숨기고, 또 그 상태에서 편하게 활을 쏠 수 있는 방법이란 건 죽어도 없다는 게 확실해지자 곧장 그 계획은 무산되었다.



하지만 메리다가 경기에 못 나간다고 해서 활을 쏠 수 없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그 날 아침 메리다는 왕비에게 꾀병을 부리며 제 초라한 주장에 좀 설득력 있는 연기까지 얹었다. 평소였다면, 엘리노어 왕비는 메리다의 서투른 연극에 조금도 넘어가지 않았겠지만, 그 날 아침만은 간밤의 달빛 때문에 올라오는 숙취로 고생중이었다. 이 스코틀랜드인이 노르웨이의 달빛을 너무나도 간과한 탓에, 또 비틀거리는 퍼거스의 고집 때문에, 엘리노어는 메리다를 방에서 쉬도록 내버려 두고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남편과 함께 경기장으로 떠났다.



스코틀랜드 통치자들의 발소리가 사라지자마자 메리다는 침대에서 뛰쳐나왔는데, 이미 쫙 차려입은 상태였다. 옷장 안쪽 옷가지 아래 숨겨진 곳에서 활과 화살통을 꺼냈고, 왕실 마구간에서 빌려온 밧줄도 함께였다. 한쪽 끝을 침대 기둥에 단단히 묶은 후 메리다는 난간 바깥으로 밧줄을 던졌다. 만약 실수로 미끄러져서 40피트 아래로 떨어진다면 메리다는 그대로 추락사하길 바랐을 것이다. 엘리노어의 분노를 마주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



하지만 바보 같은 걱정이었다. 메리다는 한 번도 미끄러진 적이 없었다. 메리다는 몇 세대 만에 최초로 붉은 폭포위에 용감히 올라선 스코틀랜드 왕족이었다. 메리다는 무시무시한 모르두를 끝장내는 데 힘을 합쳤었다. 메리다는 부족 우두머리들 간의 전쟁을 가까스로 막아냈었다. 메리다는 엄마에게 걸린 마녀의 저주를 풀어주었다. 그것들에 비하면 밧줄을 타고 내려가는 건 어린애 장난에 불과했다.



스코틀랜드 공주는 어깨를 펴고, 활과 화살이 등에 단단히 매어졌는지 확인한 후 밧줄을 타고 그 높이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밧줄은 궁정 뜰에 닿지 않았을 테지만, 그래야 할 필요는 없었다. 옥상에 올라갈 수만 있었다면, 메리다는 안으로 들어갈 길을 찾고 사격 연습장으로 이동할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을 터였다. 확실히 길은 찾기가 어렵진 않았다. 근위병은 어디에 있는지 다 알 테니까. 메리다는 절대 길을 잃지 않을 거라 확신했다.











메리다는 무기가 없는 갑옷을 네 번째로 지나치고 나서야 길을 잃은 게 확실하다는 걸 받아들였다.



아주 간단해 보였었다. 메리다는 시종에게 자신은 절대 경기장을 찾고 있는 게 아니라는 설득을 한 후 도움을 요청했고, 그 방향을 그대로 따라왔다. 뭐… 오른쪽으로 가야 했는데 왼쪽으로 갔던 걸지도 모르지만, 별 문제는 없지 않았을까? 길이란 건 언젠가는 어딘가에서 다시 연결되잖아?



그건 맞다. 그렇게 메리다는 일어날 리가 없는 결과를 꿈꾸면서, 발작하는 거미마냥 나대는 제 발걸음이 언젠간 멈추겠지 하고 생각했다.



길을 잃지 않기도 충분히 쉬울 터였다. 성 안을 바삐 움직이는 온갖 시종 중 또 다른 한 명이나 순찰 다니는 수많은 경비병 중 하나를 찾아내기만 하면, 메리다는 상상의 나래에서 벗어나 다시 한번 올바른 길로 가게 될 테니까. 불행히도, 이 계획이 성공하려면, 메리다는, 음 그러니까, 시종이나 경비병을 찾아내야만 했다.



이제야 깨달은 것이지만, 무거운 참나무 문 뒤로, 왕성의 시커먼 아랫배로 내려가는 계단이 자신을 사격장으로 이끌어 줄 거라고 고집을 부린 건 그닥 좋은 생각이 아니었던 것 같다.



메리다는 여기가 어딘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감옥은 아니었지만, 메리다는 감옥이 아니라고 단정 짓지는 못했다. 방도, 횃불도 몇 개 없었고, 쓰레기는 너무 많았다. “쌓아두지만 사용하지도 않는” 쓰레기가 아니라, 저건 정말로, 신께 맹세코 쓰레기였다. 부러진 다리에 뾰족하게 날이 선 의자, 살이 부러져있는 마차 바퀴, 좀약에 먹혀 커다란 구멍이 생긴 깔개, 울룩하게 패인 갑옷, 칼에 썰린 누군가의 피로 더럽혀진 채 찢겨있는 사슬 갑옷까지. 메리다는 묘지를 발견한 듯 했다. 메리다의 생각에는, 여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 낡고 부서진 것들과 씁쓸한 기억들… 그런 것들의 무덤인 것 같았다.



“흠, 거 참 유쾌한 생각이네.” 메리다는 침울하게 생각했다. “이 쓰레기장에서 나갈 수 있는 빌어먹을 길을 못 찾으면 나는 이 중에 어떤 꼴이 나려나.”



메리다는 쓰라려 오는 한쪽 어깨에 메인 화살통을 반대 어깨로 바꿔 맸다. 곰팡내 나는 옷장에서 축 늘어뜨려진 방수 시트를 활로 들어 올리면서 메리다는 방해물 아래로 몸을 숙여 넣었고… 그 앞에 뭐가 누워있는지 본 즉시 메리다는 도로 방수시트 안쪽으로 뒷걸음쳐 들어갔다.



후드를 쓰고 검은 로브를 입은 가느다란 그림자가 시커먼 어둠 속에서 몸뚱이 하나를 끌고 가고 있었던 것이다. 희미하게 꺼져가던 횃불 빛 속에서도 메리다는 검붉은 자국이 시체 뒤로 칠해지고 있는 게 똑똑히 보였으며, 그 피는 돌바닥에 두껍게 쌓여 있던 먼지와 섞이면서 덩어리로 엉겼다.



시체가 튀어나온 널빤지에 걸리자 검은 인영은 작게 욕을 내뱉었다. 숨죽여 중얼거리는 그 인영은 (메리다는 남자 목소리라고 확신했다) 피가 말라붙은 망토를 걸린 곳에서 빼내려고 무릎을 꿇었다.



메리다가 조용히 화살 깃을 입에 물자 깃털이 부드러운 볼을 간지럽혔다. 화살대가 활과 마찰하며 작게 삐걱이는 소리를 속삭였고, 화살촉은 자기 자리를 찾아 깔끔하게 미끄러지듯 이동했다. 스코틀랜드 공주는 깊게 숨을 들이쉰 후 가능한 한 조용하게 내뱉으면서 튼튼한 등 근육을 수축시켰고, 천천히 시위를 좀 더 당겼다. 메리다는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이해했다. 제 앞의 사내는 살인자, 아니면 최소한 공범이었다. 어느 쪽이든 사내는 위험했다. 메리다에게는 한 발밖에 남아 있지 않았고, 저 로브 때문에 사내가 일종의 갑옷을 안에 입고 있지는 않을지 확실히 알 수도 없었다. 화살촉이 조금 더 뒤로 물러섰다.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단 미리 조심하는 편이 나았다.



메리다는 팔꿈치를 노리며 초점을 맞추었다. 퍼거스가 메리다에게 종종 말했던 것처럼, 사내가 얼마나 강하든, 발이 얼마나 빠르든 상관이 없었다. 차가운 금속이 끝에 달린 물푸레나무 화살이 1피트만이라도 뼈나 힘줄을 뚫고 들어가면 사내는 고통스러워하며 그 부위를 쓰지 못하게 될 테니까. 원칙적으로는 무릎을 노리는 게 낫겠지만, 사내가 희생자 위에 몸을 웅크린 탓에 메리다는 사내를 죽이지 않고 그곳을 맞출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게다가 사내가 살인자라 하더라도 메리다에겐 죽일 생각이 없었다. 메리다는 외교관이었고, 초대국의 국민을 죽이는 건 그닥 내키지가 않았다. 차라리 모두를 위해 저 사내가 몸을 못 가누게 만든 후 아렌델 재판에 넘기는 편이 나을 터였다. 되도록 교수형이 있는 재판으로.



발소리가 음침한 어둠 속에 또렷히 울려 퍼지자 메리다는 순간 화살을 놓칠 뻔했다. 후드를 쓴 그 사내는 다가오는 상대방의 가볍게 타박거리는 소리를 향해 빠르게 몸을 틀고는 경계 태세를 취했다. 한 손이 검은 로브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고, 메리다는 가죽 칼집에 철제 칼날이 마찰하는 희미한 소리를 들었다.



“쏴버려!” 메리다의 머릿속에서 고함이 들려왔다. “당장 쏘란 말야, 저자가 방심하는 사이에! 이보다 나은 기회는 이제 없어!”



“쏘지 마.” 또 다른 목소리가 (꼭 엘리노어의 목소리 같았다) 되받아쳤다. “상대방이 누군지 알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아. 일반인이라면, 이 어두운 지옥에 떨어진 그 사람을 지키기 위해 활을 쏴야만 하겠지. 하지만 공범이라면… 그들이 하게 될 말을 들어놓을 수 있을 거야. 두 사람에게 좀 더 관련이 생기게 되겠지. 한 마리 외로운 늑대보단 무리를 통째로 잡는 게 언제나 상책이었잖니?”



“거기 누구야?” 후드를 쓴 사내가 어둠 속에서 소리쳤다. 아직 깨끗한 상태의 희생자 위에 선 살인자치고는 이상하게 당당했다. 메리다의 눈에 칼집을 벗은 강철이 검은 로브 안에서 아른거리는 등불 빛에 반짝이는 게 보였다. “이 밤에 누가 도둑처럼 기어들어 오는 거지?”



가볍고 경쾌한 웃음소리가 어둠을 뚫고 메아리쳤고, 날카로운 여성의 목소리는 소름이 메리다의 등을 타고 내려가게 할 정도로 차가웠다.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온 가느다란 인영은 나긋하고 우아했으며, 검은 로브와 후드 비슷한 옷을 입고 있었다. 새로 들어온 이는 즐겁다는 듯 가슴께에 팔짱을 끼고 있었다.



“무슨 소리지? 어디 갈까마귀가 큰까마귀보고 깃털이 검다고 놀리나? 아니면 도둑 탈을 벗었다고 살인자가 어수룩하게 자랑이라도 하는 건가?”



사내는 투덜대며 칼을 칼집에 넣었고, 금속은 사내의 로브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엿 먹어, 로냐. 그 처참한 유머도 같이 뒈져버리라지. 내가 도둑놈으로는 너랑 비슷할지도 모르지만, 너도 나랑 똑같은 살인자야. 네가 나보다 높았던가? 솔직히 세다가 잊어버렸는데.”



로냐라는 저 여성의 작은 웃음은 아무튼 메리다의 속을 얼어붙게 했다.



“하지만 너도 큰까마귀는 아니고, 나도 갈까마귄 아니지, 카슨. 그럼 우리가 똑같다는 비유는 이제 어디에 놓일까나?”



“넌 꼭 얼버무릴 때만 말이 많아지지. 네 위트랑 말싸움에 어울려줄 시간 없어. 여긴 왜 온 거냐?”



로냐는 카슨의 질문을 무시했다. 그 대신, 로냐는 시체를 내려다보고는 궁금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는데, 너무 노골적이라 조롱하는 태도가 비칠 정도였다.



“근데 이 불쌍한 영혼은 누구니? 우리 귀여운 동료는 무슨 용무로 이 일에 손을 댔고, 얼마나 힘들어졌길래 도시 경비병 하나가 우리 발 앞에 죽은 채 누워있는 거지?”



“내가 네 업무에 간섭하고 있는 게 아니잖아. 내가 하는 만큼이라도 예의를 차려달라는 말이었지. 입으로 말하고 듣는 사실은 의미 없진 않지만 소설에 불과해. 그리고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재판받는 사람도 없지.”



“그 여자의 격언을 내 앞에서 내뱉지 마, 카슨. 그딴 거 나도 너만큼은 배웠어. 우리 여섯 명 중 제일 똑똑한 게 나라고.”



“그건 그렇다 쳐도, 네 입이 항상 제일 가볍고 말도 짧게 하는 법이 없지. 할 말만 해, 아니면 내 눈앞에서 사라지던가. 난 처리해야 할 몸뚱이도 하나 있고, 숨겨야 할 것도 한 더미야. 너랑 말싸움할 시간도 없고.”



“너 진짜 나한텐 말 좀 다정하게 하는 게 좋을 텐데, 카슨.” 로냐가 툭 던진 말이었지만, 메리다에게는 그 친근한 말 속에 담긴 단호함이 어렴풋이 들렸다. “왜냐, 우리 침묵과 비밀의 맹세를 내가 깨뜨리고 싶어지게 될 거 같거든.”



그 말에 카슨이 웃음을 터뜨렸다. 웃기다기보단, 혹독하고 매정한 비웃음이었다.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면, 오랜 친구여, 네 머리는 대못에 꽂힌 채 내 머리 옆에 걸릴 거고, 난 널 평생 네 멍청함으로 기억하게 될 거다. 우리 공정한 왕국에서 배반자에게 자비란 베풀어 본 적이 없고, 그 배반자가 네 소유의 새들이라면…”



“오, 결국 우리 터놓고 이야기하는 거야?” 그 여성이 즐거움과 단호함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우린 그런 거 알고 있으면 안 될 텐데. 기억 안 나? 세상엔 딱 두 사람밖에 없다고. 하나는 권력을 쥔 사람, 하나는 그 권력을 탐내는 사람. 아니면 깃털 다 빠진 그 자식의 권력을 내가 넘겨받은 후로 규칙이 바뀌기라도 했어?”



“확실해. 내가 권력을 넘겨받을 때도 같은 얘길 들은 걸 보면.”



두 사람은 같이 웃음을 터뜨렸고, 그들이 공유하는 몇몇 복잡한 농담을 메리다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메리다는 살인자들과 같은 유머 코드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걸 다행으로 여기기로 했다. 이번 웃음에는 비꼬는 투가 짙게 담겨있긴 했어도.



“네 생각엔 몇 명이나 더 알고 있을 것 같아?” 로냐가 물었다.



“엄청 적어. 의심하고는 있는 사람? 그건 태반이고.” 카슨이 대답했다. 그 후드 쓴 사내는 바닥에 누운 시체에 편안하게 기대서는 팔꿈치로 죽은 사내의 가슴을 찍어눌러 단단히 지탱했다. 카슨이 제 동료에게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편안하게 있는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메리다는 저 자세를 읽어내는 데 충분할 정도로 하이랜드에서 살쾡이를 사냥해왔다. 저 미숙해 보이는 피조물은 방어태세를 내린 채 편안하고 만족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느슨해진 근육은 유연했고, 어느 때고 곧장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준비가 된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확실히, 모든 농담이나 웃음에서 저 둘은 방어가 풀리는 순간 자신을 찌르지는 않을 거란 생각으로 상대방을 믿는 일은 없었다.



“잔리는 바보가 아냐. 그 여자는 벌써 조사에 들어갔다고.” 카슨은 누가 숨어서 자신들을 보고 있을거란 생각은 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걘 자기가 일을 하고 가짜 돈을 받아왔을지도 모른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어. 소렌은 말이지, 존재하지 않는 소렌의 심장에 축복을. 소렌은 지가 열심히 싸워봤자 그 상은 결국 우리에게 내려지기로 되어있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어. 이바는 의심하고 있다는 걸 난 확신하지만, 걔는 열망에 눈이 멀었어. 평의회에 그 여자 대신 앉아있는 걸 보면 자기가 진정한 후계자라고 여기고 싶나 봐.” 카슨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자 후드가 그 움직임에 부드럽게 스삭이는 소리를 냈다. “독수리는 언제나처럼 참 자랑스러운 새야.”



“그렇게 잔인한 판결은 내리지 마, 오랜 친구야.” 로냐가 말을 툭 던졌다. “기만하는 게 그 여자 장기니까. 이바가 그 여자의 계획을 그리 경솔하게 수행해온 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지. 네가 그 여자의 진정한 후계자가 될 거라고, 이바는 아무런 지위도 없는 허수아비일 뿐이라고 진심으로 믿으며 끌려다닌 기간이 얼마나 길지?”



카슨이 신파조로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인정하고 싶은 만큼보단 길지. 그래서 뭐? 이제 그 여자의 거짓말은 다 벗겨졌고, 곧 복수의 시간이 올 텐데. 우리 부하들은 이미 시작했거나, 준비하는 중이야. 우리가 그 여자에게 그랬던 것만큼, 어리석게도 우리에게 헌신하고 있는 바보들.”



“그 여자가 가진 체계의 커다란 구멍이지.” 로냐가 동의했다. “누가 그 명령 계통의 꼭대기에 앉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네가 해야 할 건 계통 속 네 아래 있는 이들에게 네가 새로운 지도부라고 설득하는 게 다야. 그리고 , 곧장 노예행이라는 거.”



“체계의 유일한 구멍일 리가 없어.” 카슨이 곰곰이 생각했다. “누구든 궁금해할 수밖에 없을 텐데, 왜 전부 비밀인 걸까? 새는 단 한 마리라고 생각하게 해서 그 여자가 얻어야만 하는 게 뭐지?”



그 말에 터진 로냐의 웃음은 어찌나 정상적으로 들리던지, 메리다가 놀랄 정도로 진실한 웃음이었다.



“꼬꼬마 새들은 탐욕스런 생명체들이니까 그렇지, 카슨. 깃털만 달렸지 자기 둥지에 떨어지는 거라면 뭐든 먹어치우는 십새끼들이라고. 어미랑 단둘이 있으면 별 반항을 안 해. 왜 그러게? 어미가 사랑해주고 먹여주고 별걸 다 가르쳐주니까. 어미의 가르침 없이 새끼가 날 수 있을까? 어미의 인도 없이 사냥할 수 있을까? 몸집이 커지고 힘이 세지고, 둘에게 둥지가 너무 작아져도 새끼는 계속 어미 새를 따를 거야. 여전히 배워야 할 게 많고, 어미에게 의지하고 있는 게 많으니까. 근데 새끼가 하나 늘어난다? 두 놈, 세 놈, 아주 무리를 이뤄버리면? 그럼 갑자기, 그 새끼 새는 경쟁하게 돼. 다른 새끼들이랑 치고받고 싸운다고. 그렇게 되면, 그 새끼는 사실 어미가 필요하지 않다는 걸 깨달아. 어미 없이 싸울 수 있고, 날 수 있고, 죽일 수 있지. 몸집도 커졌겠다, 둥지도 너무 작아졌겠다… 그럼 새끼에게 뭐하러 어미가 필요하겠어?”



큰 소리로 설교한 끝에 뒤따른 침묵은 캄캄하고 쿱쿱한 감옥 속에서 거세게 울려 퍼졌다. 굴고 힘찬 침묵이자, 감정을 가지고 울리는 침묵이었다.



메리다는 숨을 참고 갑작스러운 침묵을 깨뜨리지 않으려고 온갖 애를 썼다.



“뭘 캐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들리는데.” 카슨이 말했다. 사내 목소리의 무언가에 메리다의 피가 얼어붙었다. 뭔가가 있었다. 위협도 아니었고, 협박도 아니었다. 하지만 뭔가가 있었다. 저 즐거운 목소리는 사내의 목소리에서 들어본 적이 없었다. 거의… 먹이를 노리는 것에 가까웠다. 마치 제 앞에 먹이가 떡 하니 누워서는 상처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걸 발견한 살쾡이가 가르릉거리는 것처럼.



로냐도 이를 알아챘다. 로냐는 카슨을 향해 돌아섰고, 메리다에겐 후드 아래 그 여자의 얼굴이 보이진 않았지만 그 자세에서, 살기 위해 달아날 준비를 하는 사슴과 다를 바 없는 긴장된 자세에서 드러나는 명확한 선으로 공포를 볼 수 있었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든 상관없어.” 로냐가 모든 가식적인 상냥함을 털어내며 성질을 부렸다. 로냐의 말은 날카로웠고, 차가웠다. “난 우리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하려고 왔던 거야. 이 동맹이 일을 성사시킨다면, 걸출한 지도자를 죽이는 거로는 충분하지 않아. 그 지도자의 애완조들도 죽일 필요가 있어. 이바, 소렌 같은 녀석들을 밟지 않는다면, 우린 금방 등 뒤의 칼날에 몸을 사리게 될걸.”



“그건 이미 고려해봤어.” 카슨이 대답했다. 로냐의 말투에 카슨 역시 바위처럼 단단해졌는데, 아무래도 서로가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불안정한 동맹을 맺게 된 적대자인 것 말고는 다른 어떤 것도 더 이상 가장하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아챈 듯했다. “내 부하들은 준비를 마칠 거다. 걔들은 이미 도시 경비병과 왕실 근위병에 숨어 들어있어. 네가 왕궁에서 무기를 들고 있는 녀석 하나를 만나잖아? 걔가 내 부하야. 길거리에서 항아리를 씻고 있는 여자를 보면? 그 여자도 내 부하야. 마상 경기에서 군중에게 웃음 짓는 기사를 본다? 똑같이 내 부하야. 네가 아침 식사로 먹은 사과? 내 독살자가 네 손에 얹어 준 거지. 날 바보로 알지 마, 로냐. 내가 뭘 하고 있는지는 내가 알아.”



“니가 뭘 생각하는지 뭘 아는지는 신경 안 써, 카슨. 우린 준비가 안 됐다는 말을 하고 있는 거라고. 난 우리가 모든 새를 파악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한 명 이상 남아 있어. 내 부하들이 그 여자의 서신을 훑어봐 왔는데 찌꺼기 하나가 남아있더라고. 우리 중 하나가 지난주에 변절한 게 아니라면, 우리가 아직 못 알아낸 놈이 하나 있는 거야. 지금까진 마하나 비요크를 의심 중이지만, 아직 확실하진 않아. 그리고 내가 이 ‘찌꺼기’가 누군지 알아낼 때까지, 우린 행동에 돌입하지 않을 거야.



“그럼 그 ‘찌꺼기’가 누군지 빨리 알아내는 게 좋을 거다, 로냐.” 카슨이 말했다. “우리 후원자가 오래 기다려주진 않을 테니까. 그 사람은 여기 머무르는 동안 이 일을 끝내주길 원해. 결과를 보는 게 먼저 필요한 일이다.”



“마상 경기는 최소 한 주는 더 할 텐데. 마지막 새를 찾는 덴 충분한 시간이야. 우리 후원자님께선 걱정하실 게 아무것도 없어. 아렌델 전체가 발칵 뒤집힐 때 이곳에 계실 테니까. 하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로냐는 망토 안쪽으로 손을 뻗어 금속 통을 꺼냈는데, 메리다는 그게 동전 통이라는 걸 알아챘다. 프랑스에서 새로 개발된 고급품이었는데, 주머니 속에서 동전 소리가 안 들리게 하고 근처의 도적들이 가까이에 부유한 표적이 있다는 걸 모르게 함으로써 부자가 돈을 들고 다닐 수 있게 해 주었다. 통은 금화 60개 정도는 넉넉히 담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였고, 그 돈이면 기사 한 명을 사서 세워 둘 수 있었다.



로냐는 이 조그만 금덩이를 마치 땅에서 나뭇가지 하나를 주웠다는 양 카슨에게 던졌다.



“뭣 때문에?” 카슨은 말하면서 통을 붙잡고는 아무런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망토 속에 집어넣었다. 돈을 바깥에 오래 내보이지 말라고 훈련받은 게 틀림없었다.



“부두에는 항상 밀수업자가 있어. 개중에 소렌 아래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닌 자들이 있는데, 잘 구슬리면 아무 말이나 부탁 없이 어떤 물건을 넘겨줄 수도 있을 거야. 만약 내가 그 찌꺼기를 찾지 못한다거나, 찾았는데 네가 그 사람을 붙잡아줄 사람을 고용하지 못한다면, 깜짝 파티라도 준비해 두라는 거야. 우리 후원자에게 아렌델에 머물러야 할 이유를 줘버리라고. 그게 어떤 게 될지, 아니 그게 필요할지도 난 신경 안 쓰지만, 비상 대책은 있는 게 항상 나으니까.”



“그야 당연하지.” 카슨이 톡 쏘아붙였다. “자, 그럼 넌 또 뭐가 필요하-“



“거기 누구 있어요?”



두 스파이와 그 둘을 도청하는 스코틀랜드인, 셋 모두가 얼어붙었다. 비밀스러운 회합이었어야 할 곳에 또 다른 한 명이 다가오면서 새 등불이 복도로 번쩍이는 불빛을 내려보내고 있었다. 



메리다는 이들의 얼굴을 보진 못했지만, 카슨과 로냐가 서로에게로 고개를 기울여 눈빛을 교환하는 걸 보니 상대가 배신한 것인지 서로 의심 중인 게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잠깐의 침묵 속 대화 후에, 이들은 자신들을 만나게 된 게 누군진 몰라도 재수 없는 우연일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듯했다. 둘은 하나같이 후드를 깊숙이 뒤집어써서는 입만 보였던 아까 전과는 달리 이젠 얼굴 전체를 가렸다. 메리다는 딸깍거리는 희미한 소리를 들었는데, 후드를 고정하는 후크임에 틀림없었다. 그 후크는 숙련자들이 쓰는 장비인데 이들이 쉽게 다루었다는 건 이들이 전문가라는 걸 의미했다.



“이 사람들 대체 뭐야?”



그 2인조가 서로에게서 몸을 틀어 자기들 등불 빛이 닿지 않는 어둠 속으로 달아났을 때, 메리다의 머릿속에 울려 퍼진 생각이었다. 이들이 너무 조용하게 움직인 탓에, 이들이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는 걸 지켜본 메리다조차도 이들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어디로 갔는지 파악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시체를 그 자리에 그대로 두었다.



메리다는 아까 한 명이 새로 찾아온 시점에서 떠났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고 갈등 중이었다. 어둠을 물리치려는 양 제 앞에 빛을 꼭 붙들어놓은 어린 남성은 제게 사격장으로 가는 길을 알려준 그 간사였다.



“아무도 없나요?” 간사가 다시 외친 목소리는 감옥의 텅 빈 어둠 속에서 울려 퍼졌다. “메리다 공주님? 공주님이신가요? 어머님께서 찾고 계세요, 공주님. 제가 공주님께, 어, 제가 공주님께 사격장으로 가는 길을 알려드렸다고 그분께 말씀드렸더니 정말 못마땅해하시더라고요. 공주님께서 거기 안 계셨으니까, 전 공주님께서 길을 잃으신 게 분명하다는 걸 깨달았고, 아무래도 공주님께서는 낮은 층에서 서성이고 계신 것 같아서…”



간사가 등불을 발견하자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등불 옆의 시체를 발견하고는 목소리가 작아진 것이었다. 간사는 조심스럽게 다가가기 시작하더니, 순간적으로 공포를 느꼈다. 아직도 시트 아래 그림자에 숨어 있는 메리다에게는 간사가 가까이 다가가면서 점차 얼굴에 드러나는 공포가 보였고, 간사의 공포가 간사의 횃불에 비쳤다. 시야 한쪽 구석에서, 메리다는 그림자 속에서 간사 뒤로 스쳐 지나가는 무언가가 보였고, 금속 재질이 빛을 받아 반짝였다. 그리고 날카로웠다.



“하느님 맙소사, 도시 경비병이잖-“



메리다는 경고를 내지르려 입을 벌린 채 활을 당기고 있었고, 화살이 제 자리로 매끄럽게 이동했다.



간사가 죽었다. 화살촉이 축의 절반만큼 당겨지기도 전에.



로냐가 제 단검을 간사의 가슴에 꽂음과 동시에 카슨이 뒤에서 그 불쌍한 간사를 붙잡고 칼날을 목에 박아넣었다. 아무런 소리도 새어 나오지 않도록 카슨의 손이 간사의 입을 틀어막았고, 턱을 들어 올려 피가 제 손으로 뿜어져 나오지 말고 목구멍에서 멈추도록 했다. 그 와중에 이미 로냐의 손은 죽어가는 남자의 주머니에 들어가 있었고, 간사가 바닥에 쓰러지기도 전에 물건을 털고 있었다.



두 사람은 동시에 죽은 사람에게서 손을 놓았다. 그 몸뚱이는 바닥과 충돌하면서 감자 포대가 떨어진 듯한 소리를 냈다.



“빌어먹을.” 카슨이 툴툴댔다. “겨우 몇 주 전 이후 두 번째로 죽인 간사야. 그리고 난 이제 치워야 할 시체가 두 개가 됐다고. 뭣 하러 여길 내려온 거지?”



“나도 몰라.” 로냐가 대꾸했다. 로냐는 간사의 몸에서 훔친 편지를 빠르게 훑어보고 있었다. “어떤 명령이라도 여기로 내려오라곤 하지 않아. 여긴 확인해 볼 만한 것도 없고, 여기로 배달을 올 사람도 없고… 메리다 공주가 여기 있는 건가?”



“이놈이 자기가 공주를 사격장으로 보냈는데, 공주가 길을 잃었다고 했지. 공주가 길을 잃고 여기로 왔을 수도 있다. 공주가 여기 없는 게 확실한지 확인을 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공주가 여기 있으면? 아무도 모르길 바라면서 곧장 공주를 죽일 순 없어.”



“공주를 죽이진 않을 거야.” 카슨이 말하며 칼에 묻은 피를 간사의 튜닉에 닦고는 칼집에 집어넣었다. “그냥 아무것도 말하지 말라고 해 둘 거다. 내 방식대로 설득하는 건 꽤 잘해.”



로냐가 한숨을 내쉬었다. “흉터는 남기지 마. 이상한 물의만 불러일으키기 쉬우니까.”



카슨이 돌아서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내 부하들에게 성 곳곳으로 흩어져서 공주를 찾아보라고 시켜둘게. 너도 네 도둑놈들 시켜서 공주의 부모를 감시하게 하는 게 좋을 거다. 공주가 누군가에게 뭔 말을 하는 건 원하지 않아.”



로냐가 끄덕였다.



“자, 여기서 빠져나가자. 공주를 찾도록 사람들을 불러야 해. 이 터널부터 시작해서 위쪽으로 찾아나가자고.”



그 자리에서 한 사람이 생각해 낸 계획치고는 훌륭했다. 불행히도, 그렇게 되는 건 메리다가 이미 떠난 후겠지만.

추천 비추천

15

고정닉 3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62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1] 운영자 13.07.31 439696 286
1123714 ai힘을 빌리면 개쩌는 픽썰 쪄지냐 [2] ㅇㅇ(223.38) 11:41 18 0
1123713 이 음란한 갤 [1] ㅇㅇ(223.38) 11:39 10 0
1123712 안녕 털복숭이들 [1] ㅇㅇ(112.157) 11:26 9 0
1123711 청정한 헬요일 ㅇㅇ(223.62) 00:18 13 0
1123709 뒤조심)아 되게 충격적인 짤 봫는데 얘기할데가 여기밖에 없어 [7] ㅇㅇ(110.47) 06.09 69 0
1123708 디시 이미지 왜 깨져... ㅇㅇ(223.62) 06.09 13 0
1123707 누가먼저 보내나 시합! [1] ㅇㅇ(223.62) 06.09 26 0
1123706 일편단심 안개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28 0
1123705 넘쳐나는 go간 [1] ㅇㅇ(223.62) 06.09 31 0
1123704 축 늘어진 흰 옷에서 꼬물꼬물 기어나오는 아기 [1] ㅇㅇ(223.62) 06.09 25 0
1123703 설갤 단점 ㅇㅇ(223.33) 06.09 17 0
1123702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23 0
1123701 그런가 [2] 설갤러(118.43) 06.09 16 0
1123700 아니 69라고 설갤러(118.43) 06.09 15 0
1123699 크 69가 와버렸다!!!! 설갤러(118.43) 06.09 16 0
1123698 엘산나를 만난게 행운이야 [5] ㅇㅇ(223.62) 06.08 32 0
1123697 배거파 [1] ㅇㅇ(110.47) 06.08 19 0
1123696 오늘막글 ㅇㅇ(223.62) 06.08 16 0
1123695 어 내일이 69잔아 ㅇㅇ(223.62) 06.08 14 0
1123694 쥬미 영화 보러옴 ㅇㅇ(211.234) 06.08 18 0
1123693 안탄절 지나면 엘탄절도 금방 ㅇㅇ(223.62) 06.08 17 0
1123692 모험가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0 0
1123691 싯발 언제 비 그친거냐 [1] ㅇㅇ(223.62) 06.08 22 0
1123690 수상하게 칼을 잘쓰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2 0
1123689 뭐지? 결혼식인가? [5] ㅇㅇ(211.234) 06.08 57 5
1123688 정령을 잡아다 예쁘게 묶어 공물로 바치기 ㅇㅇ(223.62) 06.08 23 0
1123687 혐퀘후식사 [2] ㅇㅇ(211.234) 06.08 20 0
1123686 오늘은 자동으로 실내활동 [1] ㅇㅇ(223.62) 06.08 19 0
1123685 자연스레 깊어가는 둘의 관계 ㅇㅇ(223.62) 06.08 22 0
1123684 아찜글 ㅇㅇ(211.234) 06.08 16 0
1123683 새벽글 [1] ㅇㅇ(115.138) 06.08 17 0
1123682 다다음주가 안탄절이네 곧 [2] PeopleOfArende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4 1
1123681 안나가 엘사를 [1] ㅇㅇ(223.62) 06.07 32 0
1123680 엘산나의 금요일 ㅇㅇ(223.33) 06.07 16 0
1123679 여전히 존버중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27 0
1123678 안나vs안나는 기존쎄 대결일듯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36 0
1123677 애틋하게 뺨쓰담 ㅇㅇ(223.62) 06.07 22 0
1123676 눈 깜짝할 새 킹요일 ㅇㅇ(223.62) 06.07 22 0
1123675 원하는 초능력을 얻는 대신 댓글이 부작용을 정해줌 [18] ㅇㅇ(115.138) 06.07 87 0
1123674 크으 모닝갤먹 [1] ㅇㅇ(223.62) 06.07 23 0
1123673 [그림] 원치 않은 신앙 [10] 애호박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109 10
1123672 기억 속에서 지워졌던 창작물 [6] 케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114 11
1123671 세명이서 서로 아래 핥으려면 원을 그려야하냐 [3] ㅇㅇ(223.62) 06.06 53 0
1123670 프로즌 ost는 언제 들어도 좋아 [2] 설갤러(118.43) 06.06 26 0
1123669 크읏 이러다 울룩불룩 설줌이 돼버렷 [1] ㅇㅇ(223.62) 06.06 29 0
1123668 엘사만 만나면 움츠라드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36 0
1123667 태어날 때 부터 얀데레 엘사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49 0
1123666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4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