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강대가 아웃풋도 안나오면서 어거지로 자리를 붙들고 있는 대학인 줄 알았어. 의약대도 없고 돈도 없고 뭐하나 제대로된 게 없는 곳인데 왜 훌리들이 서강대를 얼른 까서 끌어내리지 않을까 궁금했었지. 어차피 매년 하락하고 있으니 그냥 놔두면 알아서 떨어지겠지하고 놔둔다는 걍 막연한 추측을 하고 있을 뿐이었지. 
그런데 생각보다 너희 더 불쌍한 애들이었구나. 나는 고시에 장학금이 없다는게 문화충격이다. 너희들은 고시를 붙어도 등록금 4년간 다 내고 다녀야 한다는 소리잖아. 다른 대학은 행시, cpa, 변리사 1차, 합격은 물론이고, 나 세무사, 관세사같은 마이너한 전문직에도 반액 장학금을 주는 형편인데 말이야. 너희는 이런거 못받고 행시 학원비 수천만원쓰고 학교위상을 드높혀도 학교가 등록금 다 받아 처먹는다는 소리잖아. 눈물이 앞을 가린다.
나는 니들이 무너져가는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도, 콩나물마냥 끼어서 듣는 상경계열 강의 소식을 들었을 때도 이렇게 마음 아프지는 않았다. 
훌리들이 너희를 까지 않는 이유는 동정이었구나. 나도 반성하고 까지 않으마. 가장 슬픈 것은 너희들이겠지. 미래없는 대학에서 교육받고 졸업하는 그 기분이 어떨까. 이제 있어야할 곳으로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한때 연고대 아래였다는 것도 쉽게 잊혀질텐데 말이야. 힘내라 불쌍한 서강대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