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프로게이머 출신 게임캐스터 이현주
[마이데일리 = 김선문 기자] MBC게임에서 활동하는 게임캐스터 이현주는 올해로 캐스터 활동 7년 차의 베테랑이다. MBC게임의 워크래프트3 리그 등 다양한 대회에서 맛깔 나는 경기 진행을 선보이는 이현주 캐스터는 게임캐스터들 사이에서 찾아보기 힘든 프로게이머 출신이다. 선수 시절의 경험을 살려 경기에 임하고 있는 선수들의 현재 심정을 대변해주는 진행과 시청자들을 쉽게 이해시키는 설명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 법관이 꿈이었던 소녀, 연극배우를 거쳐 프로게이머로 거듭나기
이현주 캐스터의 어릴적 꿈은 법관이 되는 거라고 한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에 우연히 본 연극 오디션 모집 광고를 보고 난 뒤 연극배우를 꿈꾸게 됐고 1994년 중앙대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했다. 배우의 꿈을 키우던 연극학도의 프로게이머. 사실 공통점은 전혀 없지만 어릴적 장래희망이 그대로 직업으로 이어지는 법은 드물다.
"연극배우로 활동할 당시 연습만 끝나면 후배들이 PC방에 가서 밤새도록 스타크래프트를 했어요. 저는 연극 연습에 지장 있는 후배들을 혼내는 입장이었는데 그 당시 처음으로 스타크래프트를 접했죠. 그 후에 공연이 끝난 후 집에서 두 달 동안 게임만 했어요.
그러다가 1999년부터 아는 동생의 권유로 스타크래프트 대회 참가 신청서를 내면서 프로게이머를 시작했죠. 롯데리아 여성부 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 3위에 올랐고 KIGL에도 입상을 했어요. 그 당시 홍보 일환으로 여성 프로게이머들을 많이 육성할때라 여성 프로게이머들이 왕성하게 활동할 때였거든요"
▲ 생방송의 묘미를 더해주는 게임캐스터
연극배우가 꿈이었던 이현주 캐스터에게 게임 전문 캐스터라는 직업은 자신의 인생에서 스쳐 지나가는 직업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캐스터 생활 7년 차로 접어드는 가운데 연극무대에서 쌓았던 화술과 성격 등이 게임을 진행하는데 큰 장점이 되고 있다. 또 스타리그 외 워크래프트3,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다양한 게임의 진행실력도 겸비하고 있어 '팔방미인'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프로게이머 활동을 계속 하던 도중 평소 알고 지내던 iTV의 PD님이 게임캐스터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했어요. 재밌을 것 같아 게임캐스터를 하게 됐고 연극에서 배웠던 화술 등이 방송을 진행하면서 큰 도움이 됐어요. 지금은 베테랑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여전히 힘든 점은 많습니다.
특히 재미없는 경기가 나올 때가 그래요. 방송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도 난감하지만 중계진들은 시청자들에게 경기의 재미를 전달해줘야 하니까요. 중계진들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죠. 그리고 3~4시간씩 쉴틈없이 중계할때는 정신이 없을때가 있어요. 그러다가 은어나 비속어가 나오면 큰 방송사고 한 건 터뜨리기도 하고요. 언제나 긴장을 늦추지 않고 조심스럽게 경기를 진행해야 하는 직업이 바로 캐스터입니다"
▲ 12월, 새하얀 드레스의 신부가 되는 이현주 캐스터
e-스포츠 팬들의 연인이었던 이현주 캐스터는 어느 한 남자의 영원한 연인이 된다. 오는 9일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을 올리는 이현주 캐스터의 결혼은 그를 아는 많은 이들을 당혹하게 했다. 심지어 5년 동안 알고 지냈던 본 기자도 그랬다.
"제 결혼 소식을 듣고 '당연히 해야지'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놀랍다는 이야기도 많이 해요. 그 동안 애인이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이미 결혼 이야기는 올해 7월부터 시작됐는데 말이죠. 남편 될 사람은 평범하고 성실한 회사원 이예요. 평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겨하던 도중 작년에 동년배들끼리 오프라인 모임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 이후로 자연스럽게 만남을 유지했어요.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했었고 남산에서 프로포즈를 받았죠. 기분이 묘했어요. 좋으면서도 멍한 느낌이었어요. 신랑 될 사람을 좋아했으니까 결혼을 결정했고요. 그리고 미아동에 새살림을 차릴 예정이에요. 남편의 회사가 시청이고 저도 방송생활을 하기에도 위치가 좋고요. 많은 분들이 2세 계획이 언제냐면서 성급(?)하게 물어보시는데 신혼의 깨소금을 느낀 뒤 1년 후에 아이를 갖고 싶어요."
이제 이현주 캐스터는 새로운 시작을 할 계획이다. 한 남자의 부인으로, 게임캐스터로 살아가게 될 이현주의 캐스터의 앞날에는 결혼의 행복과 함께 자신의 일에 대한 뿌듯함을 느끼는 '이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주위에서는 일하는 여성에게 결혼이라는 것이 일에 대한 마무리라는 이야기를 해요. 그러나 저는 결혼이라는 것이 하나의 새 출발이고 안정된 삶이라 생각해요. 여성캐스터로써 결혼을 해도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것을 보여줄 겁니다. 그리고 e스포츠계가 계속 되는 한 저도 게임캐스터로 함께하고 싶어요"
(김선문 기자 har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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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예전 기사인데
그냥 재미삼아 읽어주었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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