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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갤문학] 싸패문학 13

ㅂㄷㅂㄷ(218.101) 2014.09.30 23:06:51
조회 620 추천 35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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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늦은 새벽, 정말이지 단 한 사람도, 차 한 대도 보이지 않는 스산한 길가였다. 약속장소도 역시 썰렁했다. 보는 사람 하나 없건만 성욱은 괜히 모자를 고쳐 쓰고 준호를 기다렸다. 


멀리서 차 소리가 들렸다. 워낙 조용한 곳이었는지라 성욱은 소리에 바로 반응하며 고개를 돌렸다. 헤드라이트 불빛이 보였다. 웬... 차가... 준호인가 생각할 때 차가 멈추고 불빛이 꺼졌다. 차에서 누군가 내리는 게 보였다. 하지만 차에서 내린 사람은 성욱이 있는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을 향해 걸어갔다. 아닌가보네. 성욱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다시 기다리는데 누군가가 다가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성욱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뒤돌아봤다. 동시에 무언가가 성욱의 머리통으로 날아들었다. 성욱은 본능적으로 팔을 들어올렸다. 악 소리가 날 정도로 팔에 강한 충격이 전해졌다. 성욱이 다친 팔을 감싸기가 무섭게 다시 머리로 공격이 들어왔다. 저를 공격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차림과 함께 머리를 정통으로 가격당한 성욱은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후, 그냥 차로 쳐버릴 걸 그랬나.”


쓰러진 성욱을 내려다보며 유진은 중얼거렸다. 약속장소로 올 준호를 ‘위해’ 핏자국은 남겨두기로 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성욱은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려웠다. 


눈을 떴을 때 손발은 꽁꽁 묶여 있었고, 처음에는 어떻게든 탈출하려고 버둥거렸다. 그때는 생각이란 것을 할만한 여유가 없었다. 유진의 행동에 대한 이유 말이다. 왜냐고 물어볼 여유가 있다면 차라리 자신을 이렇게 만든 유진에게 욕을 하는 게 맞았다. 


“나는 나갔다 올 거야. 너무 힘 빼지마. 후회할지도 몰라.”


그런 성욱을 혼자 놔두고 유진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한계는 생각보다 금방 찾아왔다. 성욱은 혼자 있는 것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정말이지 생각지도 못한 고통이 성욱에게 찾아왔다. 


갈증이었다. 


목이 마르다못해 끈적하게 느껴졌다. 침을 아무리 삼켜봐도 소용이 없었다. 인식한 순간 배로 목구멍을 조여오는 갈증이었다. 갈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물을 찾기 위해 온몸을 비틀다가 갈증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성욱을 돌아버리게 만들고 있었다. 사람이 물 없이 며칠을 버틸 수 있는지 성욱은 알지 못했다. 


성욱이 갈증을 버티다못해 혀라도 깨물어버릴까 고민하게 되었을 때 유진이 다시 찾아왔다. 웃으면서 성욱의 코앞에 불쑥 내미는 것은 얼핏 보기에도 물 내지는 음료수 같았다. 병에 빨대가 꽂혀있었다. 당장이라도 목구멍으로 물기를 넘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성욱은 순간 망설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진에게 줬던 ‘그 물건’에 대해서는 성욱이 가장 잘 알았다. 무심결에 삼켜도 모를 정도로 작은 크기... 살인사건기사를 보자마자 유진이 어떤 방법으로 살인을 저질렀는지 바로 알아차렸던 성욱이었다. 


성욱은 유진을 올려다봤다. 설마 나를 죽일까. 죽이려면 진즉에 죽였을 걸. 하지만 결정을 내리기엔 유진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도 너무 없다. 유진에 대해 알던 것은 리셋된 지 오래였다. 친하게 지냈던 친구는, 동료는 여기 없다. 눈앞에 있는 사람은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었다. 어둠 속에서 성욱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자신이 어떤 표정으로 유진을 올려다보고 있는지 성욱은 알지 못했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며 성욱은 결국 빨대를 입에 물었다. 시원한 물이 입안에 닿자마자 정신없이 목구멍으로 넘겼고 물병은 금세 바닥났다. 물을 다 마시고 성욱은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토해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마셔도 되는 물이었을까 하는 고민이 성욱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성욱은 다시 유진을 올려다봤다. 유진은 그저 웃고 있을 뿐이었다. 


“무서워?”


“뭐?”


“내가 계산해봤는데 바로 터지진 않아. 몇 분 정도 걸리더라고.”


성욱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 모습을 보고 유진은 큭큭거리더니 곧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아 진짜 웃겨 하면서 웃는 모습은 어렸을 때 장난치며 웃던 모습과 오버랩되어 성욱의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달라도 너무 다른지라 성욱은 충혈된 눈으로 유진을 노려볼 뿐이었다. 


“그러려던 건 아니었는데 너무 웃겨서.”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죽일 거면 이유나 알려주고 죽이라고. 왜 그랬어.”


“나는 폭탄이니까.”


웃음기를 싹 지우고 유진은 대답했다. 


“사람들이 나보고 폭탄이라고 해서, 폭탄처럼 취급하니까, 그래서 폭탄이 됐어.”


“제대로 말해.”


“정말이야. 나도 이렇게밖에 설명 못 하겠는데. 그냥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


성욱은 할 말을 잃었다. 그냥? 그냥 사람을 죽여? 그런 성욱을 향해 유진은 친절하게 마지막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그리고 물에 아무것도 안 넣었으니까 안심해.”






며칠 후 성욱이 갇혀있는 폐창고의 문이 활짝 열렸다. 처음에는 유진인 줄 알았으나 곧 빛과 함께 자신에게 달려오는 준호를 성욱은 볼 수 있었다. 성욱의 손발을 묶은 끈을 잡아뜯듯이 풀면서 괜찮냐고 준호는 묻고 또 물었다. 김유진 어디 있냐고 다짜고짜 물어오는 윤종을 신형이 짜증스럽게 끌어당기는 모습도 보였다. 성욱은 현실감이 없었다. 다만 하나는 확실했다. 살았다.


오랫동안 묶여있던 발은 잘 움직이지 않았다. 성욱이 발을 자꾸 헛디디자 부축하던 준호도 비틀거렸다. 신형이 재빨리 다가와 도와줬다. 


건물 밖으로 나오자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었던 눈부신 햇빛이 쏟아졌다.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김유진은 어딜 간 거지? 성욱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서 끅끅 소리가 들려왔다. 준호가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야 왜 울어.”


“안 울어... 으, 쪽팔려..”


신형과 윤종은 준호가 울먹이는 걸 못 본 척하고 있었다. 이야기는 나중에 들어봐야겠지만,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성욱은 그런 준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살았으면 됐지 뭐.” 






일주일이 지나자 치료소에 있는 민철에게도 우편물이 도착했다. 걱정 가득한 가족, 친구들의 편지. 물론 윤종의 편지도 있었다. 살다살다 윤종이 편지를 받는 날이 다 오네. 그 가운데 모르는 사람에게서 온 선물이 있었다. 사전에 검열했는지 뜯어본 자국이 역력했다. 종이박스를 개봉하니 투명한 공이 하나 굴러나왔다. 


“이게 그, 그 뭐라고 하더라...”


흔히 스노우볼 또는 워터볼이라고 불리는 장식품이었다. 투명한 공 안에 작은 인형 같은 것이 있고 반짝이는 글리터가 눈처럼 공 안에 퍼져있었다. 민철은 다시 한 번 보낸 사람의 이름을 봤다. 머리를 굴려봤지만 역시 낯선 이름이었다. 잘못 온 것도 아니고... 나도 모르겠다. 민철은 스노우볼을 얌전히 책상 위에 올려놨다. 그리고 공 안에서 반짝거리는 은빛 눈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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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좀 뜬금없는 편이 될 수도 있는데... 뭐 어쨌든 투 비 컨티뉴

그리고 난 주꾸 죽었다고 한 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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