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에 스마트폰 버스LED전광판 만들어 판매한 것을 제작기로 올린 적 있는데요,

정말 너무나 하고 싶었던 시내버스 전광판

저에게도 참여할 수 있는 꿈같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동안의 버스 갤러리의 지적사항들 모아 반영해 마을버스와 시내버스 전광판 제작하는 과정만 올립니다.

이런 것으로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고 그냥 재밌게 봐주세요~~!

대중교통 업계나 전광판 업계 사람들을 만나서 승객 민원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하나같이 말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버스 갤러리...

전광판 표시방법을 비롯해 온갖 여러 가지 민원이 버스 갤러리로부터 많이 접수된다고 하더라고요.

실제 글들을 보니 여러 가지 불편사항을 민원 올린 것을 공유하거나 오류사항을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LED안내판 관련 문제점에 대해 글을 하나하나 다 읽어봤는데,

처음에는 무슨말인지 몰랐지만 직접 버스를 타보니

지적한 대로 역명 길이에 따라 가운데정렬이 안되거나,

글자가 두껍게 나오는 등 지적된 사항들이 제 눈에도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그동안 저런 것에 무감각했는데 이런 것까지 민원 대상이 되는 것을 보고 여기 계신 분들은 정말 대중교통 편의성에 대한 열정과 눈썰미가 대단하다고 느꼈고 여러 대중교통 커뮤니티의 지적사항들을 반영하면 일반 승객들에게도 편리할 것이라 생각해 참고해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근처 운수사 방문해서 다른업체의 내 외부 전광판도 구경하고,

전광판과 연동될 버스 단말기도 눌러보고 어떻게 구현할지 구상을 했습니다.

기판을 하나 제작하고 납땜하여.

케이스 만들기 전에는 작은 패널만 조립해 테스트했습니다.

집중이 안될때는 카페에서 작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케이스 제작을 합니다.

예전에는 수많은 진동과 악조건을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에 케이스 설계하는데 있어 지레 겁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저런 기구물은 견고하고 고장도 잘 안 나며 안전합니다.

나중에 카드 단말기와 연동되는데 우선 PC에서 제어하는 프로그램을 짰습니다.

PC 프로그램과 전광판 연동이 이상 없다면 카드 단말기도 그대로 짜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PC 프로그램으로 처음 노선 이미지를 전송했더니 이미지가 잘려 보이기도 했고,

이렇게 데이터가 밀려들어오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줄이 깨지는 현상도 생겼었지만

프로토콜 분석기로 오가는 데이터를 보면서 제어 프로그램 그림을 잘못 보낸 것인지 전광판이 잘못 처리한 것인지 확인해 해결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전면 전광판도 잘 작동하게 되었고,

실내 안내 전광판도 잘 작동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내부적으로 테스트가 끝나고 카드 단말기 업체에 가져다 드리면 똑같이 구현해주실 것입니다.

양산을 위해 각종 부품을 사고

보드 생산을 합니다.

LED 패널도 제작하고,

외주업체를 돌아다니면서

그렇게 순조롭게 양산이 준비되고 있다 생각했는데,

최종 양산용 LED 모듈과 케이스를 조립해보니 저렇게 화면 줄감이 생겼습니다.

거기다 SMT업체에서 양산 이상 보고서도 날아오네요.

다행이 그냥 진행해도 될 상황이라고 했지만 재작업시 최소 몇천만원 날리고 일정도 늦어지므로 불안감이 생겨서 다시 SMT 업체로 달려가

양산된 기판을 몇 개 빼와서 테스트했는데 다행히 문제는 없었습니다.^^

사실 일정이 빠듯해서 곡예비행하듯 밀어붙인것인데 다행이 모든 자재들을 생산시점까지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긴장되는 첫 샘플 설치...

걱정반 기대반 짬을 내어 설치 현장에 갔는데 처음 케이스를 만들어 본 것이라 잘 안 맞아서 기구물을 맞추느라 고생 중이더군요...

다른일정이 바빠 저는 조금 보다가 떠났지만 잘 마무리 되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무사히 샘플 시연회까지 마치고

카드 단말기와 전광판 연동을 위해 버스 카드 단말기를 빌려왔습니다.

실제 카드가 찍히는 단말기였는데 저는 두 번만 찍었지만 저희 직원은 제가 장난치다가 30명분 누르고 찍혔습니다. ㅎㅎ

서울버스에 사용되는 프로토콜을 조금 변형해서 만든 자체 프로토콜인데 카드 단말기 업체에서 금방 구현해 주셨는데요,

원래 차량에 싣고 노선대로 운행하면서 테스트하려고 했지만, 테스트용 프로그램을 깔아주셔서 

추석 기간, 휴일에 집으로 가져와서 쉼 없이 계속 테스트했습니다.

전면 전광판도 자동으로 이미지를 업데이트를 해주었고,

운전기사가 노선을 선택할 때 자동으로 바뀌었습니다.

모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제품 생산~

그리고 본격적인 설치...

대부분 버스는 야간에 서있으므로 야간, 새벽에 설치합니다.

기존 전면 전광판은 운전기사가 수동으로 별도의 키패드나 리모컨을 사용해 노선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미지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전광판 업체가 직접 현장에 방문해 업데이트를 해주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카드 단말기 회사와 사전 협업으로 전면은 물론 필요시 측면, 후방까지 자동으로 이미지가 업데이트 되고

특히 지방의 경우 한대의 버스로 여러 노선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동으로 노선이 선택되므로 버스기사분이 전광판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른 노선들도 이렇게 순조롭게 설치~~

(gif 애니메이션입니다)

실내 정류장 안내 전광판도 설치~

실내 전광판 역시 카드단말기와 연동되어 별도의 GPS모듈이나 좌표설정 없이 정확한 시간과 문자 안내가 가능하였습니다.

설치하다 발견한 건데 특수문자 중 "㈜"를 전광판에서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이 있었고,

운영 중 오류도 발생해 제보가 이어졌지만 이 부분들은 카드 단말기 업체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업계 사람들 말씀으로 들었던 자체 테스트가 완벽하다 생각해도 설치하고 나면 또 문제가 나온다는 말들이 이해가 가더군요.

아무튼 그렇게 마을버스 전광판이 안정화되고 설치가 진행되게 되었습니다.

길 다니다보니 서서히 전광판을 장착한 마을버스가 보이기 시작하니 안심이 되었습니다.

마을버스를 하면서 큰 문제가 없다 보니 시내버스 전면 전광판 컨트롤러도 공급하게 되었습니다.

시내버스는 사양이 풀컬러 전광판 패널을 사용하여 좀 더 다양한 색이 나오는데,

다양한 색을 내는 만큼 데이터양이 많아 속도가 빨라야 하고 전송 방법이 복잡할 뿐 원리는 비슷합니다.

마을버스 때 제작해둔 보드가 시내버스에서도 똑같아 필요한 단자만 추가해 컨트롤 보드 먼저 양산하기로 했는데,

저희쪽 캐드하는 직원이 수정과정에서 데이터 실수로 핀 사이사이에 미세한 패턴이 남아

다른 곳에 쇼트를 일으켜 BBT라는 PCB 시험 중 불량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PCB 업체에 갔다가 공정까지 구경하고 왔습니다.

OSP라는 표면처리 중인 전광판 PCB...

다행이 PCB제작 단계에서 BBT단계에서 발견된 사항으로

650장만 버리고 일부는 수리, 나머지는 개선해 생산했으므로 70여만원만 손실되었습니다.

그리고 부품 가격들도 전부 오르고, 인건비 상승에 의한 임가공 비용도 인상 예고가 있어서 걱정이 되었지만,

부품도 직접 인수하면서 직접 돌아다니며 잘 부탁했더니 기존 가격으로 공급해주셨고,

양산 업체들도 가격을 잘 맞춰 주셔서 원하는 가격에 수천장을 잘 찍어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펌웨어 작성도 완료하여 표출 시안을 임의로 그리고 샘플 제품을 만들어 업체들도 마음에 든다며 검수까지 끝내놨었습니다.

하지만 카드 단말기 사에서 타사호환성과 전국적으로 프로토콜을 공용으로 쓰기 위해 제가 임의로 정했던 프로토콜을 사용하지 않고,

프로토콜 변경과 원격 펌웨어 업데이트 기능 부트로더 추가, 각종 기능 변경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재작업 해야 하는 부분이 싫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위 단말기에서 정한 표준을 따르는 게 맞는 것 같아서 그렇게 해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개발완료해서 테스트해야 하는 기간에 다시 개발을 해야했고 설치기한도 매우 짧았는데 최종 표준 인터페이스 문서가 전달되고 설치 시점까지 주어진 시간은 1주일 ㅠㅠ

문서를 검토하고 불가능한 일정이라고 업체들에게 이야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상황 이었습니다.

불평할 틈 없이 디자이너는 주말까지 나와 열심히 전체 노선 이미지를 그리고,

저는 변경된 프로토콜을 화면에 띄워놓고 기능들을 구현하기 시작합니다.

부트로더라고 해서 원격으로 펌웨어 업데이트하는 기능을 구현하는데 원하는 데로 동작하지 않았습니다.

MCU 제조사 원문 매뉴얼을 그대로 따라 하고, 국내외 커뮤니티를 다 돌아다녀도 안되는 원인을 못 찾았습니다.

그런데 시뮬레이션 해보면 정상적으로 동작해 원인을 못 찾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게 된 원인은

왼쪽 보드는 샘플 제작을 위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부품으로 직접 납땜한 기판이고,

오른쪽은 국내 공식 대리점에서 부품을 사 업체를 통해 양산한 기판인데,

양산 보드로 테스트해보니 정상 동작 하더군요...

왼쪽은 정품, 오른쪽은 중국산...

중국에서 산 부품이 짝퉁이거나 문제가 있는 부품이었던 것입니다.

중국에서 부품을 사면 1/3가격이고 양산비도 저렴해 중국에서 업체를 찾아 부품을 구입하고 양산할까도 생각했는데,

당분간 그럴 생각을 아예 접어버리고 말았습니다. ㅎㅎ

시간도 없는데 부품 문제로 부트로더에서 며칠 시간 까먹고, 개발 S/W가 먹통되어 몇 시간 치 작업을 일부 날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밤샘 작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기한을 못 지키고 말았습니다.

자동적으로 하루 정도 더 해보라고 연장이 되었지만

하루 더 한다고 해결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에 그날 밤새도록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결국 마감일 새벽에 업체마다 메일을 보내 책임 질부분 책임질테니

일단 화면만 띄워 설치하고 개발기간은 5일 정도 더 필요하다고 미뤘고,

카드 단말기 연동 기능을 빼고 변경 전 펌웨어로 노선만 띄우고 임시 설치를 하게 되었답니다.~

나중에 개발이 다 되면 찾으러 다니면서 컨트롤러를 교체하거나 업데이트해야 하는 것이죠.

어쨌든 변경 전 펌웨어를 적용한 전광판이 스티커 떼기 전 첫 설치된 순간...

기한은 못 지켜서 나중에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위해 다시 찾을 버스이지만

잘 작동하는 것 보니 조금은 안심이 되었었습니다.

스티커를 떼어내니 기존 전광판(왼쪽 버스)보다 신규 제품(오른쪽)이 몇 배는 밝은 것 같습니다.

경기 전역에 이런 문제를 가진 전광판 버스가 운행되어 사람들의 제보가 올라오기도 하였죠....

그리고 공식적으로 접수된 건 없었지만 부팅 화면에서 멈춰있어 사진을 승객분들이 찍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밤에 회사, 직원 구분 없이 다시 돌아다니면서 업그레이드를 통해 정상 표출되게 했습니다.

며칠씩 잠을 거의 못자 다른차량도 박았었네요...

아무튼 많이 피곤한 생활을 이어갔지만 다행이 마무리가 되어갔습니다.

그리고 카드 단말기랑 연동을 통해 정상적으로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되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앞으로 장착하는 버스들은 이미지와 펌웨어가 자동으로 업그레이드 되므로 돌아다닐 필요가 없는 것이죠..

그리고 공급할 컨트롤러에 열심히 새로운 버전으로 펌웨어를 구워서 납품하였고,

그렇게 해서 마무리 되어가는 와중에...

카드단말기사에 샘플로 전달한 전광판에서 수정된 펌웨어를 부트로더로 업데이트하는 도중 먹통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문제가 되는 곳마다 야간에 펌웨어를 교체했습니다.

그리하여 시내버스도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마을버스~

시내버스

광역버스

제가 하는 일에 관심 가져주는 주변 친구들한테도 자랑도 했고...

대부분 반응은 다들 어쩌라는 식으로 전광판이 버스에 달렸었는지 관심도 없더라고요. ㅎㅎ

부모님 사시는 아파트 단지로 들어오는 마을버스까지도 전광판이 들어와서

가족 단톡에서 부모님이 사진도 찍어 보내주고 좋았습니다.

제가 15년도에 팔아보려고 만들었던 "스마트폰 전광판"이 많이 팔아도 큰 수익을 못 냈었고 어려움도 있었는데,

그런 경험이랑 실적이 거래에 도움이 된 것 같아 헛 경험이 된 것 같지 않았다는 생각에 안심도 되었고,

대기업 계열사랑 직접 계약해본것도 좋은 실적이 될 것 같습니다.

제작 과정에서 모든 것을 반영하진 못했지만

각종 대중교통 커뮤니티나 버스 갤러리, 인프라 갤러리 분들의 의견과 지적을 많이 참고하였고,

좀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어 여러분께도 감사합니다.

이런 프로젝트는 기술적 난이도보다 기회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인데 운 좋게 좋은 분들을 만나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제가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여러 전광판 업체들과, 카드 단말기 업체, 외주 하청업체들 등등

임직원분들께 개인적으로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저는 나이 먹는 것에 민감해 30살이 되면서 실수해도 되는 나이, 즐길 나이가 끝났다고 생각해 우울한 감정이 있었고,

자금상 어려움, 미래에 대한 불확실 성 등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어서 이런 생각을 덮어줄 보람되고 재밌는 일이 필요했는데,

운이 좋게도 제 인생에서 좋은 추억과 경험, 많은 인연들이 만들어진 것 같아 전반적으로 만족합니다.

작년에 했던 프로젝트인데 올리는 것을 미루다 정리해서 올립니다.

오늘 심한 몸살로 출근도 안하고 하루종일 자다가 더 이상 잠도 안오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재밌게 보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