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들 안녕. 

뉴비가 맘먹고 처음으로 글 썼는데 나름 뜨거운 반응들을 보여줘서 고마웠어.

울집 타루와 멜로가 내 눈에만 이쁜 건 아니구나 하는 기쁨과 안도가 동시에 들었달까. 

여윽씨 집사들의 냥덕질들이란.

오늘은 첫째인 타루를 만났던 날을 소개할게.

핸드폰에 날짜를 보니 작년 5월 중순이었다. 

아침에 출근을 하자마자 습관처럼 손을 씻으러 탕비실에 갔더니 

못보던 박스와 함께 

"까앙- 까앙-" 

이 못생긴 아깽이가 처절하게 울부짖고 있더라. 

새끼 고양이를 이만큼이나 가까이서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 

그때까지만해도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때라 좀 시큰둥하고 그저 신기하기만 했었는데.

쪼끄만게 앙칼지게 울어대니까 좀 거슬릴 정도였지. 

사진에도 나와있듯이 누군가가 조치를 해놓긴 했는데 건설 현장이라 컨테이너 안이기도 하고 

대충 구색만 맞춰놓고, 지저분한채로 있더라고. 

나중에 알아보니 전날 퇴근할 때 작업자 한분이 현장에서 주워왔더라 카더라. 

그걸 받아서 우리 직원이 받아서 급한대로 조치는 해놓은거구.

박스 윗면을 치워주니 탈주냥으로 돌변 ㅋㅋㅋㅋㅋ 

겨우 진정시키고 지켜보니 허허...거 참 녀석 이쁜...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 쪼끄만 재수없는 고양이야 한번 만져나 보자. 

꼬물꼬물...

아앗...내 쇄골에

하읏 아깽이로 가버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응 어서와. 

나는 그렇게 집사가 되었어. 

급한 맘에 사무실에서 여기저기 글도 올려보고 기다리다가 

데려간다는 연락도 왔는데 

그 몇시간의 안쓰러움이 내 맘을 흔들어놓고 

이렇게 고양이는 냥이가 되고 나는 집사가 되었다. 

저 발...발을 보라. 허억허억 

당시에는 저 조그맣고 앙증맞은게 참 이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와서 나도 여자친구도 하나같이 하는 말이 

뭐 이렇게 못생겼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내 눈엔 냥깍지가 씌여있어서 여자친구는 그저 끄덕끄덕했다 카더라.

전후좌우를 가리지않는 타루의 드르렁. 

하아...움직일 수가 없어따

특히나 내 등 뒤에서 잘때는 숨도 제대로 못 쉬겠더라. 

그러고보니 첫날부터 나에게 껌딱지처럼 붙어있던 타루가 고맙고 참 기특하다.

내 품 어디에서든 잘 있던 녀석. 

하지만 이런 야생의 맹수 같은 면도 살아있는 무서운 녀석이야.

지금봐도 아찔한 포효들이군.

집사들아 안뇽? 

나는 타루다냥.

드르렁. 

이렇게 나는 17년 5월의 어느날 인생에서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집사의 삶을 몇시간만에 결정하게 되었고, 돌이켜보니 이것이 간택이었구나 하는걸 알았지. 

언제나 삶이라는 건 불확실성의 연속이고, 그 속에서 얻는 즐거움과 행복 또한 존재한다는 걸 새삼 느꼈지. 

타루 덕에 내 삶은 많이 바뀌었어. 

차차 소개하고 얘기할게. 

끝까지 봐준 집사들아 고마워 !!

또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