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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작가"정의는 한정된자원.할머니이야기 1시간들어드리고 감사인사 보람"

ㅇㅇ(175.125) 2018.06.09 17:00:01
조회 2706 추천 21 댓글 6



http://news.nate.com/view/20170112n69237


-우리나라 사법 환경에서 가장 크게 개선되어야 할 점은 뭔가요? 전관예우입니까?

“‘정의도 한정된 자원’이라는 말이 있거든요. 한정된 예산과 시간 때문에 큰 형사 사건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사실 벌금형 같은 작은 사건이라도

한 사람의 인생에서는 중요한 것이거든요. 재판에서 국민들 이야기를 성의있게 들어주고 창의적인 해결을 하려면, 물적 토대가 필요해요.

판사도 더 있어야 하고 법정과 속기사, 실무관 등이 더 늘어나야죠.”

-야근이 많습니까?

“어느 날 야근하다가 택시를 탔더니, 택시 기사분이 ‘왜 이렇게 늦게 퇴근하냐’ 그래요. 그래서 ‘공무원이 야근하는 걸 국민들도 아셔야 할 텐데’라고

 했다가 집에 가는 내내 혼이 났어요(웃음).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대한민국 다 힘든데 따뜻한 직장 다니면서 불평한다고요(웃음).

그때는 ‘네네'했지만, 문득 우리 사회에는 ‘내가 불행하니까 너도 불행해야 해’라는 생각이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닌가 싶어요. 그런 사회에서는 모두가

같이 불행해야 안심이 되는 거예요. 불행이 평등한 사회인 거죠. 행복의 연쇄를 해야지, 불행의 연쇄를 한다는 건 자승자박 아닙니까?



저는 그래서 야근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8시간 노동제는 많은 사람이 죽고 피 흘려서 쟁취한 권리거든요. 20세기 초 미국은 깡패 자본주의여서

 노동쟁의를 거의 폭동 취급했으니까요. 그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제도는 잘 활용해야죠. 전 행복한 판사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례지만, 판사의 급여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부장 판사면 대기업 부장 정도 수준인 걸로 알고 있어요(웃음).”

-요즘도 사건 자료를 보따리에 싸서 집에 들고 가나요?

“요즘엔 USB로 하니 간편해졌죠. 제출하는 쪽에서도 스캔만 하면 되니 양은 어마어마해졌어요.”

-딸들은 아빠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웃음). 저는 저희 집에서 제일 우습고 만만한 존재에요(웃음).”

-69년생인데, 마흔아홉 살의 대한민국 남자로 살아가는 소감은 어떠십니까? (2017년)

“제가 설마 이런 나이를 맞게 될 줄 몰랐어요(웃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게으르게 살면 꼰대가 되고, 사람들이 기피하는 부장이 되겠지요.

 열린 마음으로 활력을 찾아서 제2의 청년이 돼보려고요(웃음).”

-몸담은 조직에서는 어떤 부장입니까?

“가장 좋은 부장은 ‘없는 부장’이라고 생각해요. 공정하게 최선을 다해 개입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일에 관해서 규칙을 정하고, 팀워크에서 필요한

 소통을 하도록 설계하고 그 외 사적인 것은 일절 터치하지 않아요. 가능하면 귀 기울여 듣고 꼭 필요한 것만 구체적으로 묻죠. 부담스러운 자리도

안 만들어요. 돈키호테형에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리더도 있지만 저는 햄릿형에 브레이크를 밟는 스타일이죠.”

-언제 보람을 느끼세요?

“사소해요(웃음). 가령 속에 쌓인 게 많은 할머니가 법정에서 하소연을 길게 하면 적당히 끊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날따라 제가 시간적 여건이

됐어요. 법적으로 절대 이기기 어렵지만, 원고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는, 그 이야기를 1시간 동안 들어드렸어요.

그랬더니 그분이, ‘이제까지 내 얘기를 끝까지 들어준 사람은 판사님밖에 없다. 내가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거예요. 저는 우연히 작은 일을 한 건데도

정말 고마워하세요. 직업상 권위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상대에게 조금만 배려하고 들어줘도 힘을 줄 수 있다는 게, 참 행복한 거죠.

백화점 직원이 친절한 건 당연한 거고, 판사가 친절한 건 과분한 감사를 받으니, 어쩌면 불공평한 건데… 어쨌든 노력 대비 많은 걸 줄 수 있는 일이에요.

 가끔 후배 판사에게 이야기해요. ‘이게 얼마나 굉장한 일이냐? 우리는 맡은 일만 잘해도 힘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이런 날로 먹는 직업이 어디

있겠어요?(웃음)”


" 저도 호그와트에라도 가서 진짜 마술을 배워왔으면 좋겠습니다... 빚갚으라며 아빠 멱살을 잡던 험상궂은 아저씨의 기억도, 소풍 때 엄마아빠와 온 학교친구들

곁에서 느낀 부러움도 영원히 사라지도록 말이죠. 하지만, 평범한 머글인 판사들이 할 수 있는 마법은 한 가지 뿐입니다. 손에 골무를 끼고 기록을 뒤적이다가,

 컴퓨터 자판을 눌러 주문을 외웁니다. '주문, 파산자를 면책한다'’ "


판사석이라는 높은 안전선 안에서 판결문이라는 문서 뒤에서 뒷짐 지고 앉아, 저 아래 쓰레기더미 같은 보통 사람들의 불운을 모른 척 하지

않았던 ㅁㅇㅅ.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판사에게 동정심은 직권 남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 다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기본권의 보장 안에서 파묻혀 있던 보석같은 ‘자비'를 찾아내는 일, 그게 용기라고."

“우리는 맡은 일만 잘해도 힘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니, 이런 날로 먹는 직업이 어디 있겠느냐?”고 소탈하게 반문하며.




출처: 미스 함무라비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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