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매니아 29 다음날,

레메에서 당시 기세를 올리던 무서운 신예, 더 쉴드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쳤던 셰이머스, 랜디 오턴, 빅 쇼였지만

빅 쇼는 언제나 그렇듯 통수를 치며 두 사람을 공격하고 만다. 

애프터 Raw에서 이 부분에 대해 따지기 위해 나온 셰이머스.

당연히 자기 손으로 빅 쇼를 요절 내고 싶다고 한다.

이때 랜디 오턴이 질세라 등장한다.

링 위에 들어서는 랜디

그런데 어째 표정이 안 좋다?

뭔가 망설이는 것처럼 멍한 랜디 오턴.

일단 어찌되었건 마이크를 잡고 겨우겨우 입을 열어본다.

"이봐, 셰이머스. 넌 지금 여기서 너에게 있었던 일을 탄원하면서 사람들에게 도와달라 구걸을 하고 있군 그래. 그래서..."

말문이 턱하니 막히고, 방송 카메라에서도 확연히 들릴 정도로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는 랜디.

여전히 멍한 랜디 오턴.

갑자기 링 위는 정적이 감도고 랜디는 말없이 경기장을 배회한다.

아리송한 표정으로 랜디를 바라보는 셰이머스.

잠깐 망설이던 랜디는

갑자기 셰이머스에게 묻는다.

"야, 내 대사 뭐였냐?"

"응?"

"내 대사 뭐냐고?"

어이가 없었는지 셰이머스가 가만히 재차 물어보는 랜디 오턴

"내 대사가 뭐냐고?"

입만 떡 벌리고 있다 결국 중얼중얼 하며 대사를 알려주는 셰이머스.

"니 대사 그거야."

"ㄹㅇ?"

"ㅇㅇ"

움짤로 보면 랜디가 재차 묻자 셰이머스가 머리를 좀 끄덕끄덕 한다.

대충 이런식의 대화가 끝난 후

"빅 쇼는 바로 나의 몫이야!"

다시 대사 치러간 랜디에게 시선을 돌리는 셰이머스의 표정이 백미.

참고로 WWE 네트워크에서는 교묘한 편집으로 중간의 정적을 지워버려서 아무런 위화감도 없는 장면처럼 다시 재구성 해놓았다. 이 장면을 네트워크에서 다시 찾아보면서 알게 된 사실.

난 전에 유투브에서 저거 봤을때는

랜디가 대사가 너무 많아서 중간에 까먹은거구나...싶었는데,

이 글 쓰려고 찾아서 보니까 그냥 아예 처음부터 대사가 기억이 안났나 보더라고. 애초에 별로 긴 세그먼트도 아님. 

while, you're out here pleading your case and practically begging for support,

"넌 지금 여기서 너에게 있었던 일을 탄원하면서 사람들에게 도와달라 구걸을 하고 있군 그래.

big show's mine tonight.

"빅 쇼는 나의 것이야!"

and sheamus, why don't you have a listen?

"그리고 셰이머스, 넌 왜 (저 팬들의 의견을)들으려고 하지 않는거지?"

who here, right here tonight wants to see me kick the big show's ass?

"여기 내가 빅 쇼의 엉덩이를 존나게 걷어차주는걸 보고 싶은 사람?"

저 세그먼트에서 랜디 오턴 대사는 이게 끝이더라고. 오턴 분량만 치면 1분 정도, 셰이머스의 분량까지 합치면 2분 쯤 정도 되는 세그먼트.

저 정도면 대충 애드립으로 넘길 수도 있을텐데 "내 대사 뭐냐?" 라는 사건이 딱 저 정도의 세그먼트에서 나왔다는게

오턴이 정말 애드립 치는걸 싫어하는 성격이긴 한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