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해서 미안하다. 간만에 디씨질 하는데 반응이 좋아서 좀 신나게 떠들어 본다. 

때는 한 15년 무렵 오대호에서 멀지 않은 주립대에서 학부 졸업하고 뭔 약을 잘못 처먹었었는지 한지 기후 좆밥이네ㅋㅋ 하면서 이제 카톨릭 쀾아프리카는 열심히 공부했으니 오리지널 개신교 와장창 근세 버전 IS나 공부 좀 해 볼까 하고 석사를 에딘버러로 갔다. 

성 자일스 대성당. 스코틀랜드는 종교 개혁 이후 아예 교구제도 감독제도 없는 장로교로 갈아 탔지만 종교 개혁 이전 주교좌 성당이었던 곳들은 High Kirk, 혹은 대성상이라 불러주며 명예 대접은 해 준다. 물론 그 성당 건물이 와장창 당하지 않았다는 전재 하에. 

16-17세기 영국 전체 통틀어 가장 강려크했던 귀족 가문 중 하나이자 하일랜드 클랜 중 가장 거대했던 클랜 캠밸의 당수이자 혁명기 당시 섭정이었던 아치볼드 캠밸 영묘. 

하이랜드에 있는 위의 캠밸 클랜 분가 중 하나인 코도 (Cawdor)의 캠밸가 저택 

그 옆에 있는 엘진 대성당. 종교개혁 이전만 해도 북유럽 전체에서 가장 크고 화려했던 대성당이지만 이 17세기 IS들은 무조건 크고 화려한 건물만 보면 우상숭배라며 때려 부셔서 결국 이런 꼴만 남은 문화 유적이 대부분이다. 

날씨는 농담 아니고 진짜 이 정도면 많이 개인거다. 오히려 파리 테러 터져서 학교에 프랑스 유학생들 중심으로 분위기 어수선했던게 하필이면 맑은 날이었는지라 나중에 가면 아침에 추석추석 비가 안 내리면 오늘 뭔 일 터지나 하면서 불안해 했음.  

하이랜드 지방 특유의 고유 음머소. 

1690년대 자코바이트 전쟁과 맞물려 하이랜드 클랜들이 마지막으로 서로 대전쟁 벌여될 때 캠밸 클랜 중심의 정부군이 넘버 2이자 카톨릭, 스튜어트 왕가 지지 세력이었던 맥도널드 가문 피난민들을 학살한 글렌코에 계곡. 

스털링 성 안에서 

해리 포터 작가가 볼드모트 이름 따온 톰 리델 씨가 뭍혀 있는 에딘버러 시내의 그레이프라이어 (프란치스코회) 교회와 교회당이다. 

주된 썰은 여기서 나온다. 대충 사진 보면 짐작 가리라 생각하지만 저렇게 오래 된 교회 공동 묘지에는 아예 가건물 비슷하게 지붕까지 차려 놓고 가족 한꺼번에 뭍어 놓은 고오오급 가묘들이 여럿 있다. 그리고 그레이프라이어 교회 비롯하여 다른 시내 고교회 공동묘지들은 밤에도 묘지는 문 열어 놓는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여기는 굴지의 트레인스포팅 도시 에딘버러. 90년대에 비하면 대낮에 눈에 띄는건 덜하지만 여전히 왠만한 공공화장실 드가면 바늘수거대가 있을 만큼 헤로인과 마약이 판치는 나라다. 

그런데 아무리 약쟁이라도 윾붕이들 처럼 방구석에 박혀서 판도딸 치는건 도저히 못 하겠는지, 하여튼 약쟁이들도 밖에 나와서 지들끼리 만나서 약빠는거 좋아한단 말이야. 그런데 스까틀랜드는 날씨가 항상 저렇잖아? 그래서 하는게 저런 유서 깊은 교회 공동묘지 가족 묘당에 쭈그려 앉아서 약빠는거임. 아침 한 새벽 6시나 주말에 청소부들 안 다닐 때 가 보면 영묘 바닥에 주사바늘이 늘 한가득 있었음. 

난 여행자에 학생이긴 했지만 그래도 부모님 사랑 받으며 큰 고운 집안의 함리스한 자제니 딴 짓거린 안하고 그 약쟁이들 있었던 자리에서 대신 맥주병만 깠음. 솔직히 아늑하긴 하더라. 

종교 개혁 이전 스코틀랜드 총대주교좌였던 성 앤드류 성당 폐허. 역시 남아 있었으면 북유럽 최대 규모 고딕 성당이었으리라. 전승 상으로라도 사도 안드레아가 순교했다는 곳인데 얄짤 없이 종교 개혁 한다고 저리 만들어 놓음. 

날씨 더럽고, 물가는 더 더럽고, 내가 좋아하는 유적들은 전부 다 와장창 폐허꼴로 구경해야 하는 나라지만 그래도 폭풍우 부는 바다 보면서 폐허 위에 앉아 술 마시긴 좋은 곳이었다. 사람들 심성도 아주 정직하게 노골적으로 니 돈을 원하고 있어서 남부 잉글랜드 애들 상술에 비해서는 그래도 인간미가 있었고. 아직도 비 오고 꿀꿀한 날씨면 산이 많고 물이 많았던 나라로 돌아가서 와장창의 흔적이나 보며 싱글 몰트 한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