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의 인연에 이런 글이 있다
학창시절 읽었던 수필인데도
오래도록 맘에 남는 이 문단은
어른이 되어 살아오는 동안에 직접 느끼는 바와 같아서
기억에 남는다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일생을 살면서
행복이라고 느끼는 시간이 찰나와도 같다
하루에도 행복의 순간이란
없기도 하며 아주 짧은 순간이기도 한데
사람들은 행복을 위해 일을하고 공부를한다

인간의 일생을 보면
더더욱 행복의 시간은 짧기만 하다
대학 합격의 순간
하지만 그 후에 오는 취업현실
출산의 기쁨
하지만 오랜 육아의 시간이 기다린다
결혼은 어떠한가..
짧은 허니문의 추억으로
현실적인 결혼생활을 평생 인내하며 사는 사람도 있다

인간은 참으로 찰나를 위해 무단히도 노력한다
바로 그 찰나의 행복이
오랜 고난의 시간속에
유일한 위안이 되는 도피처가되기 때문이다

무영과 진강은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면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지만
삼십년 인생에서 아주 짧은 행복의 시간이였다

사랑하는 동안에도 많은 고통이 있었고
끝없는 동정과 연민으로
서로는 더이상 서로가 아니면
안될 존재가 되어 갈망하게 되었다

하나의 존재만 있는
불완전한 존재

무영의 인생에서 진강과의 사랑은
자신이 이번 생을 살아가는 가는 동안
유일한 찰나의 행복이였고
이 추억만으로도 무영은 남은 인생을 살수있다

설령
무영에게 주어진 삶이 삼십년뿐이여도
한번의 사랑은 유일한 행복이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 아니 만나고도 살아지는 사랑이다

단 한번의 구원은
진강의 손으로
또 다른 세상으로 이어질 지라도
이 고통을 끝내주는게 너여서
마지막에 보는 얼굴이 너라서
웃으면서 헤어짐을 받아들일수 있음이다

부디 다음 생에서는
웃으며 안부를 물을수 있는 사이로
따뜻한 밥한끼 맘껏 먹을수 있는 사이로
스쳐지나가도 섭섭하지 않는 담담한 인연으로
이런 소박한 만남이여도 좋으니
꼭 너를 다시 만나러 올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