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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아이슬란드의 정취가 느껴지는 앰비언트 테크노 앨범

데쓰그립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27 10:00:02
조회 1308 추천 1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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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c Empire는 그가 10대 시절 결성한 밴드 Atari Teenage Riot과 함께 90년대 독일 일렉트로닉 씬의 한 축을 맡았던 아티스트이다. 하드코어 펑크의 맹렬함과 날것의 느낌, 그리고 인더스트리얼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결합한 그의 고유한 음악 스타일은 그가 직접 창설한 레이블 '디지털 하드코어 레코딩'에서 따온 '디지털 하드코어'라 불리우며 후대 하드코어 일렉트로닉 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다만 여기서 논할 것은 그의 원초적이고 말초적인 과격함과는 거리가 먼, 보다 정제되고 가라앉은 무언가이다. 그의 긴 앨범 커리어 속에서도 유난히 특이성을 띠는 앨범 하나가 바로 'Low on Ice (The Iceland Sessions)' 이다.







'The Iceland Sessions' 라는 부제에 걸맞게 아이슬란드에서 모든 레코딩이 완료된 앨범인데, 그 제작비화부터가 독특하다. 이 앨범이 제작된 상황에 대해 생생히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에 있는 인터뷰 하나를 발췌했다.



The story of this is that I was in Iceland, playing a festival in 1995 in the summer and I created this record in a tent at the time. I didn’t have to deal with the regular show at the festival, people were staying in tents, all the bands like The Prodigy went back to the hotel but I decided I didn’t want to do that, I wanted to check out this place. It was outside, in nature where sometimes these events take place and so I set my tent up a bit further away from the festival and I was able to capture that mood, if you want to call it like that. It was very cold and there was this weird atmosphere. I made it on pretty much the same equipment that I used to record Atari Teenage Riot stuff on so maybe it shows you the contrast. Over the years it became this kind of cult record where people like Thurston Moore and all these musicians kept saying to me ‘maybe this is your best record,’ and I just thought ‘Wow’. I think because it sounds so different and it has that very minimal, stripped down to the basics and in a way, even though it was recorded in Iceland, it sounds very German because it’s so cold sounding.


이 앨범에 대해 얘기하자면, 1995년 여름 아이슬란드에서 열린 페스티벌에 참가했을 때로 돌아갑니다. 그때 이 앨범은 텐트에서 만들었죠. 전 페스티벌의 정기적인 공연에는 신경 쓸 필요가 없었고, 사람들은 텐트에서 밤을 보냈습니다. 프로디지나 비요크 같은 아티스트들은 모두 호텔로 돌아갔지만 왜 남들과 똑같은 호텔로 들어가야하죠? 전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이 장소를 더 둘러보고 싶었어요. 페스티벌은 가끔씩 이런 이벤트나 개최되는 자연 그대로의 야외에서 열렸습니다. 그래서 그 정취를 느끼기 위해 페스티벌에서 좀 떨어진 곳에 텐트를 쳤죠. 그걸 정취라고 부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요. 그곳은 매우 추웠고 이상한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이 앨범을 레코딩할때 쓰였던 장비는 Atari Teenage Riot의 앨범을 레코딩할때와 동일한 장비이기 때문에 아마 이 앨범에서 대조점을 찾을 수 있을겁니다. 시간이 흐르고 이 음반은 일종의 컬트가 되었습니다. 서스턴 무어 (Sonic Moore의 기타리스트) 와 같은 아티스트들은 줄곧 '야 이게 네 최고의 작품이야' 라고 말하고는 했고, 그때의 심정은 그저 놀라웠죠. 이 앨범이 기존의 제 스타일과는 전혀 다르고 매우 미니멀하게 최대한 깎여져 기본적인 것들만을 담고 있기에 그런듯 합니다. 아이슬란드에서 녹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느낌이 물씬 나는건 아마 앨범이 겨울의 독일처럼 춥게 느껴지기 때문일겁니다.




즉 이 앨범은 아이슬란드의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앨범이 아니라 아이슬란드에 공연하러 온 Alec Empire와 맴버들이 야외에 텐트를 치고 공연 장비로만 녹음한 앨범이란 얘기다. 단 3일 동안 즉흥적으로 연주된 이 앨범은 특이한 제작 비화만큼이나 사운드가 오묘하다. 거리감이 느껴지는 믹싱과 차가운 전자음은 듣는 이들로 하여금 아이슬란드의 혹한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게 한다. 물론 의도된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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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즉흥성과는 별개로 트랙 내부 구조는 의외로 탄탄하다. 전형적인 앰비언트 트랙과 테크노 트랙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지루하지 않다. 자칫 지나치게 단조롭고 반복적으로만 느껴질 수 있는 것이 이런 앨범의 공통적인 난제이지만 명작과 평작을 판가름짓는 그 불안요소를 Low on Ice에서는 완벽히 해소했다. 리듬의 강약조절과 리버브의 활용은 특히 도드라지는 2번 트랙 'Untitled 1' 이나 미니멀한 리듬과는 대조적으로 강하게 울리는 저음부와 노이즈가 인상적인 1번 트랙 '37.2 Pt. 1', 각각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음산하고 추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5번과 6번 트랙 '22.24' 와 'Untitled 2' 의 연타는 중반부의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게 한다.






다만 앨범이 중반부를 지나 후반부로 갈 수록 앨범 전체를 이끌어왔던 특유의 분위기의 영향력이 사그라들며 힘을 잃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지만 10번 트랙 We Were Burnt 에서 기존 Alec Empire의 스타일이 보여지는 난잡하고 맹렬한 신스 진행이 더해지며 긴장감을 끝까지 놓지 않고 앨범은 유종의 미를 거둔다.





전체적으로 차가운 앨범이다. 어둡고 혼란스러운, 혹은 너무나도 과격해 금방 큰일이 날 듯한 Alec Empire의 다른 작업물과는 아주 다르지만, 그의 차갑고 기계적인 기조만은 뚜렷히 엿볼 수 있는 앨범이었다. 물론 이 앨범은 단순히 Alec Empire의 일면만을 읊는 앨범은 아니며 58분간 이어지는 특유의 분위기는 기존 앰비언트 장르의 팬이 아니더라도 꼭 한번 경험해봄직한 우수한 사운딩을 보여준다. 특히 앨범 전체를 여러번 돌리기에 적합하고 자연스러운 앨범이다. 나라 전체가 뒤숭숭한 요즘, 일상의 무료속에서 아이슬란드 벌판의 혹한을 노래로나마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앨범을 추천한다.





출처: 포스트락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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