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트 스타팅으로 표승주-강소휘 뜨자 아직도 선구리가 정신을 못차렸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지난 2경기와 마찬가지로 리시브에서 무너지면서 1세트를 내줄 때 오늘도 3대0 셧아웃 당하겠네란

확신이 들었는데 2세트부터 스타팅이 강소휘에서 이소영으로 바뀌면서 수비가 좋아짐과 동시에

그동안 잠잠했던 이소영의 공격까지 터지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표승주가 리시브 불안해지니

강소휘로 바꾼건 결정적인 한 수였다.

경기는 비록 3대2로 패하긴 했으나 이런 시합을 하고 지는건 GS에게 나쁘지 않았다. 최근의 경기력이

완전히 바닥이었는데 오늘 1위팀을 상대로 이정도까지 선전을 한건 분명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다시

회복시켜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이소영과 강소휘의 레프트 라인이 좋은 활약을 한 건

GS의 넘쳐나는 레프트 라인을 고정시킬 수 있음과 동시에 무릎이 안좋은 캣벨은 어차피 빽어택이

힘든 상태므로 센터로 고정시킬 수 있는 전술을 쓰는게 더 효과적인걸 증명한 시합이었다.

GS는 이제 빽어택이 없는 유일한 팀이 되었으나 캣벨이 리베로와 교체되면서 수비가 더 좋아질 수 있고,

출전시간도 적절하게 조절이 되니 무릎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선구리는 오늘 시합에서도 지적당할 만한 짓을 했다. 경기 중간에 자기 성질을 못이겨 화를 내다

비디오 판독 신청을 아슬아슬하게 해서 겨우 오심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5세트 강소휘 공격때도 분명

터치였는데 혼자 열 내다 비디오 판독 요청도 하지 않았다. 여기서 오심을 인정받았다면 5세트가 더 박빙으로

갔을 것이다. 또한 한송이의 역할을 확실히 정해주지 않고 라이트와 센터 두가지 역할을 맡기는 패턴을 아직

포기못하는 뻘짓을 하고 있다. 오늘 경기는 후반에 한송이 때문에 흐름이 꺾였던게 컸다. 한송이 입장에서도

이것 저것 다 하다보니 본인의 리듬을 좀처럼 못찾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배구경력이 1-2년짜리 선수도

아니고 국대 경험도 풍부한 한송이라면 이만한 기대치는 충족시켜줘야 한다. 그 부분에서 한송이가 옛날부터

계속 욕을 먹고 있는 것이다.

목요일 흥국과의 3위를 차지하기 위한 빅매치가 있다. 흥국은 이재영의 컨디션이 좋지 않고, 센터진이 약한 약점이

문제다. 반면 GS는 상대적으로 중앙에서 우위고, 이소영이 다시 감을 찾으면서 강소휘와 다시 한번 짝을 이뤄 나올

가능성이 높아 둘의 시너지가 또한번 발휘될 수 있다면 흥국보다는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GS에선 당연히

이재영에게 집중 서브를 넣을 것이고 이재영이 완전치 않은 발 상태로 얼마나 버티느냐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