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쓴 글에서 인트로와 리듬파트의 반주법을 추가했어. 역시 부족하거나 틀린 점이 있다면 지적해줬으면 좋겠다.


인트로

밴드음악에서는 무엇보다 같은 음역대 안에 다른 두 악기가 있는 것을 기피한다. 음이 중복되고 소리가 이상하게 합성되어 이상한 사운드를 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밴드음악의 음을 내는 악기는 저음역의 베이스 중음역의 기타 그리고 고음역의 보컬로 이루어져 있어서 키보드가 들어갈 자리가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밴드에서 키보드가 하는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1. 인트로를 부드럽게 꾸며주는 역할
키보드가 가진 사운드가 기타보다 부드럽기 때문에 보통 그랜드피아노(GP)나 일렉트릭피아노(EP)로 인트로를 꾸민다.

2. 아예 피아노가 주 반주악기가 됨
희귀한 케이스이긴 한데 드문드문 보이긴 한다. 대표적인 밴드가 영국의 Keane. 키보드를 주 반주로 하고 기타가 퍼스트 역할을 맡아 솔로만 하는 밴드도 있고 다양하다.

3. 스트링, 리드 등으로 초고음역대를 맡는 역할
1.에서 소개한 인트로가 끝나면 2.의 밴드를 제외하고는 보통 이 루트로 온다고 생각하면 된다.(인트로부터가 기타인 곡은 얄짤없이 이 루트다.) 여기는 음색 선택과 이퀄라이징이 중요.


본문 (부제 : 음악의 3요소에 의거해 쓰는 밴드키보드에게 요구되는 역량 맟 연습법)

멜로디

밴드음악에서는 보통 키보드를 포함해서 모든 악기들이 보컬이라는 멜로디라인을 뒷받침하기 위해 반주를 함.
멜로디가 살려면 반주를 최대한 줄여줘야함.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쉬운 게 멜로디를 가장 고음에 놓는 것. 쇼팽 10-3 혹은 베토벤 비창 2악장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멜로디가 잘 띄게 들리려면 다른 음의 음량을 줄여주면 된다. 사랑의꿈.
보컬의 성량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반주를 뚫고 자기 멜로디를 낼 줄 알아야 하기 때문.
여튼 키보드 소리를 최대한 줄이면서 보컬의 멜로디가 돋보이게 하기 위한 적절한 음색과 음량 조절이 중요하다

코드
보통 팝/락은 클래식과는 다른 화성을 쓴다. 프로그레시브를 할 것이라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일단 코드는 기본코드만 알아도 편하게 합주할 수 있다. 재즈같이 어려운 화성은 나오지도 않을 테고. 그래도 가끔 섞여나올 수는 있으니 꾸준히 코드 공부를 하도록 하자. 키보드에 있어서 코드보다 중요한 것은 그 코드 진행에 적절한 멜로디를 짜는 것. 이걸 보이싱이라고 하는데 멜로디 작곡의 기본이기도 함. 어떻게 해야 이 코드에서 다음 코드로 넘어가는 게 자연스러운가를 알아내는 것.
이건 솔로를 할 때 매우 중요하다. 한 코드에서 다른 코드로 넘어가는 길목을 제대로 알고 짚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멜로디가 되기도 한다.
스트링을 넣을 때도 중요. 보통 키보드가 쓰는 스트링은 음색의 폭이 넓기 때문에 음을 자주 바꾸지 않고 한 마디에 한 음, 많아야 두 음 정도를 쓴다. 이때 코드는 변화할 수 있으므로 여기에 적절한 음을 써주는 것이 중요.

리듬

가장 중요하다. 클래식과는 전혀 다르다. 많이 들었다면 그냥 익숙해져서 상관없겠지만 별로 들은 적이 없이 밴드에 들어왔다면 일단 많이 듣도록 하자.
팝/락의 기본 비트는 8비트이고 8비트의 기본 리듬은 3/3/2다. 강박이 오는 위치가 IiiIiiIi 이렇게 된다는 뜻이다. 우선은 이 비트에 익숙해지도록 하자.
혹시 있을 솔로를 위해, 클래식보다는 재즈 리듬에 익숙해지도록 하자. 그 시작은 트리플렛으로 하는 스윙 리듬이다. 부점은 재즈보다는 주로 틀래식에서 많이 쓰는데, 클래식을 치던 사람들은 이때문에 한 박을 4개로 쪼개는 데에 익숙해져서 3개로 쪼개는 게 기본인 스윙 리듬을 치면 어색하게 들리기도 한다. 이것도 많이 들어보고 많이 쳐보고 하는 수밖에 없음.
연습곡 : 재즈에서는 수없이 많으니 아무거나 듣고 쳐보면 되고 굳이 클래식에서 추천곡을 고르자면 쇼팽 즉흥곡 1번. 전체가 트리플렛이니까 클래식이어도 트리플렛 연습에 도움이 많이 될 듯.

팝/락의 리듬을 익히기 위해 팝 반주법을 배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실 실제로 키보드가 주가 되어 반주하는 곡이 존재하니 필수적으로 익혀야 하는 것이 반주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반주법을 익히면 반주하면서 노래하는 것이 가능해져서 이성에게 어필하는 것이 더욱 수월해진다. 밴드에서 존재감이 제로로 수렴하는 키보드의 경우 절대적으로 익혀야 할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반주법은 인터넷에 '피아노반주법' 혹은 '키보드반주법'이라고 검색하면 줄줄이 나오니 굳이 설명하진 않겠다. 반주법 책을 사서 독학하는 것도 방법.
그런 반주법을 독학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강박과 약박의 구분이다. 클래식의 4/4박자는 보통 강약중강약 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한 마디 안에서 처음과 중간 박이 강박이 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팝/락은 재즈와 블루스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서, 강박이 첫 음 바로 뒤에 위치한다. 이렇게 하면 당김음 같은 효과가 나서 박자가 약간 절뚝거린다고 느껴지게 된다. Pharrel Williams - Happy 를 들어보자. 드럼이 킥을 첫 박에 치고 바로 다음 박에 스네어/클랩을 치면서 다음 박을 강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