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은 위키에서 주운 도리안 초판본 표지)

안 만들었으면 어쩔뻔했냐
이렇게 본곡뿐 아니라 브릿지 음악 하나하나, 대사가사 하나하나 다 외우고 싶은 욕심 나는 작품이라니
원작광팬인데도 뮤작품은 뮤작품대로 너무 빠지게 되고보니 이런 게 크로스장르의 좋은 예구나 싶고

원작의 또다른 매력도 발견하게 되고
도리안 뮤를 보니 오히려 소설 도리안에 깃들인 미스터리 공포물적인 요소와 동화적인 요소들, 기이함과 초현실, 신비주의 취향등이 더 생생하게 감각적으로 살아나서 넘 좋음(오스카 와일드의 다른 작품들에도 많이 나타나는 특성들) 문르도 조용신도 이지나(되찾은 본명)도 정말 원작에 대한 이해도 깊으면서도 자기 vision을 가진 창작자인듯

그리고 극작가로서도 이름을 날린 오스카 와일드의 대표작 답게 분명 미친듯이 문어체적이고 관념적인 문장들인데 입에 찰떡같이 붙는 연극대사처럼 문장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도 뮤버전 도리안이 주는 커다란 관극의 쾌감.. 물론 배우들이 잘 살려준 덕도 크고. 지적이고 웅변적인 헨리, 인간적이고 예술가적인 배질, 감성적이고 격정적인 도리안

근데 객석에 연령대 있는 외국인 남자들 심심찮게 보이던데
샤공연에 외국관객 많은 건 옛날부터 봤지만 도리안은 유독 나이있는 남자관객들이 자꾸 눈에 띄어서
그사람들은 원작팬일까 아님 업계 관계자들일까
(설마 그분들도 샤덕..?)

도리안 외국으로도 나갔음 좋겠다. 음악도 무대도 연출도 넘 잘 빠져서 현지 배우들도 잘 살릴 수 있을 것같은데 (물론 가사 대사나 캐슷별 연출은 여러 가지 수정되겠지만)

Art is the mathematical result of the emotional desire for beauty.
예술은 아름다움에 대한 감정적 욕망이 수학적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

이번 도리안을 보고 느낀 건, 주먹구구식 느낌적인 느낌으로는 절대 만들 수 없었을 작품이었다는 것. 원작과 뮤장르에 대한 치밀하고 꼼꼼하고 정성스러운 연구와 준비의 결과라는 느낌 받음. 역시 덕후는 위대해.. 전문성과 진정성이 함께 느껴지는 작품은 소중합니다. 이런 작품을 달릴 수 있는 덕후여서 행복해요

명작의 무대화 늘 이 정도로만 뽑혀준다면 찬성찬성 대찬성!

+이말을 빠뜨렸네 씨제스 대사가사집 좀 내줘 빨랑빨랑빨랑빨랑! 추석 전에 내줘 추석동안에 다 외울 거야!!!!!!!(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