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누가 비비정에서 쏘가리가 나온다는 얘기를 해서 벼르고 있다가 결국 출조를 감행했습니다.

비비정은 봉동천에 생활하수가 본격적으로 첨가되는 전주천의 끝자락과 삼례의 이상한 또랑 등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진 삼례천의 겨울 배스 포인트인데 그 똥물 오브 똥물에서 쏘가리가 나온다니 이거슨 말이 안된데스 확인ㄱㄱ

사실은 쏘가리 얼굴좀 보고싶어서... 

포인트 도착

거의 2년만에 와본 듯한데 주변에 여기저기 토목공사를 하는지 삼례교 지나서 바로 들어오는 길도 닦이고 발판도 잘 정비되고 아주 상전벽해입니다.

똥물향기는 변함없이 그윽함

쏘가리가 나와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쏘가리를 노리기로 했으니 그럽웜을 준비합니다. 석축을 집중공략할거니 배스용 합사에 쇼크리더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던져보니 유속이 지림

1/8oz로 교체ㅋㅋ

한참을 밑걸림과 싸우며 조심조심 석축 사이드를 조지던 중 결국 어지간해선 빠지지 않을것 같은 확고한 밑걸림을 당함ㅠㅠ

어찌어찌 뽑아냈는데 밑걸림 탈출과 동시에 갑자기 뭔가가 로드를 팍 치면서 드랙을 찌이이이이잉 풀어내기 시작합니다.

굉장한 무게감과 강력한 힘... 이것이 바로 똥물산 오짜 쏘가리구나!!! 쏘갈단에 신성모독 시전가능?!??

하아.. 하아.. 가빠진 숨소리가 남의 것처럼 멀리 들리며 아드레날린이 몸에 도는 걸 느낍니다. 혹여 지그헤드가 빠져 버릴까봐 드랙을 다소 여유있게 풀고 고기의 힘이 빠지길 기다립니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깊은 긴장의 시간... 컵라면이 다 익을만한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놈이 수면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ㅎㅇ

아 놔 X발XX

ㅁㅊ;;; 어찌나 힘을 쓰던지 도대체 어떤 녀석일까 했는데.... 60 될까말까한 메기가 무슨 괴어처럼 드랙을 유린하고 능청스레 올라옴

화남

심지어 입에 손가락 넣었다가 물림;;

메기 턱힘 ㅅㅂ;;

어쨌든 다시 정돈하고 쏘가리를 위해 인고의 캐스팅을 시전합니다.

지그헤드로 석축을 타고넘으며 물살 방향으로 호핑을 섞어 흘려오던 중 마침내 뭔가 농어과 물고기같은 느낌의 입질이 전해져 왔습니다. "덜컥"

..???

......반항하는둥 마는둥 하더니 허무하게 올라옴;;;

ㅋㅋㅋ 쏘가리가 나왔습니다.

이정도 크기는 처음 잡아봤는데 배스에 비하면 힘이 많이 약하네요.. 허술한 파이팅이 어쩌면 돌틈에 숨어 사는 어종들의 공통된 특징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 아까 메기쨩의 소행을 오짜 쏘가리일 것으로 착각한 건 깊게 반성했습니다.

무늬가 예뻐서 한장 더 찍음

똥물만 아니었으면 그림이 살텐데 ㄲㄲㄲ

ㅋㅋㅋ 또한마리 걸림

어라 이번엔 앙탈을 부린다! 배스인가?

는 아까보다 좀 작은 쏘가리ㅋㅋ 뭥미

이번엔 무늬가 좀 흐리멍텅합니다ㅎㅎ

배스가 영 안나오길래 전방으로 한번 던져 봤지만 지그헤드가 신나게 게걸음치는 것만 느끼며 입질이 없습니다.

여기 배스 없나 하고 생각해갈 무렵 이런 놈이 하나 나왔습니다. - -;

조금전에 잡은 쏘가리랑 비슷한 힘으로 저항을 하길래 쏘가리인줄 알고 힘줘서 로드를 들어올리니 물밖으로 발사되어 발앞으로 날아오네요....

사실 4짜는 넘어가는 쏘가리를 보고 싶었는데 짬낚을 온거라 오래 개기진 못하고 들어갑니다.

끝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