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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본격 츤데레 위스키 문학 - part.2

이치로몰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2.18 17:00:03
조회 1256 추천 11 댓글 6

<본격 츤데레 위스키 문학>

- PART.2 글렌모렌지 오리지널

 

날씨가 풀리는가 싶더니 다시 바람이 세지면서 기온이 낮아졌다. 이런 날은 손님이 많다. 추운 날씨를 위스키 한 잔으로 물리치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바에 들어서자마자 히터를 켜고 외투를 벗는다. 진한 갈색의 베스트를 흰 셔츠 위에 입으면서 오늘 찾아올 것 같은 손님들을 떠올려본다.

 

싱글몰트 위스키에 빠져서 거의 매일 찾아오는 젊은 청년, 버번을 즐겨 마시는 직장여성, 조니워커만 찾는 부동산 사장님, 일주일에 한 번 CS위스키만 한 잔씩 마시고 가는 중년남성, 그리고

 

끼이익

 

아저씨~!! 저 왔어요!! 오늘 제가 첫 손님 맞죠? 퇴근길에 바람이 너무 세게 불더라구요. 너무 추워서 버스정류장에서 덜덜 떠는데 이 가게가 너무 간절하게 생각나길래 쏜살같이 달려왔어요!”

 

그녀가 왔다. 지난 번 발렌타인 위스키를 맛있게 마시더니 5일 연속으로 와서 발렌타인 위스키만 마시고 갔던 그녀. 주량도 엄청나서 꼭 다섯 잔씩은 마시고 갔다. 요 며칠 안보이길래 술병이 났나 했더만

 

어서 오세요. 오늘도 발렌타인으로 드려볼까요?”

 

…! 아뇨! 오늘은 발렌타인 안마실거예요. 비싼 걸로 주세요! 오늘 좀 화가 나는 일이 있었거든요. 친구 때문에…”

 

무슨 일인데요? 무슨 일이길래 비싼 위스키를 찾죠?”

 

술을 좀 마셔야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한 잔 주세요! 비싼 걸로…”

 

저희 가게는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위스키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함부로 값나가는 위스키를 팔지 않는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위스키를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만일 위스키 초심자가 비싼 위스키의 가치를 모르고 마신다면, 위스키에 대한 편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위스키는 비싼 술이라는 편견. 그리고 그 비싼 위스키의 맛이 좋게 느껴진다면 싼 위스키들을 무시하게 될 것이고, 맛이 없게 느껴진다면 위스키에 실망을 하고 말 것입니다. 위스키의 세계에 들어간다는 건, 배로 여행을 하는 것과 같아요. 배는 한 번 넓은 바다에 나가면 온전히 제가 가진 것으로만 바다를 헤쳐나가야 합니다.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죠. 그래서 배는 출항 전에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합니다. 준비를 잘 하느냐 마느냐가 항해의 성공여부를 결정해요. 위스키도 마찬가지입니다. 본격적으로 드넓은 위스키의 바다로 떠나기 전에, 부둣가에서 몇 잔 걸치며 몸을 달구는 게 필요하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전 아직 위스키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니까 아저씨 말대로 할게요. 그런데 오늘은 정말 비싼 위스키를 마시고 싶은 이유가 있단 말이에요!”

 

말씀해보세요.”

 

아니 글쎄 오늘 제 친구한테 카톡이 왔는데이거 보세요!! 이 사진!! 남자 친구가 이 가방을 사줬다는거예요루이비통!!! 제가 이걸 얼마나 갖고싶어했는데ㅜ.ㅜ 이 가방 모델을 친구한테 알려준 것도 전데 이걸 저보다 먼저 갖는 게 어디 있어요? 게다가 남자친구가 사주다니…”

 

그 가방이 그렇게 좋은 거예요? 별로 예쁘지도 않은데…”

 

이거 정말 비싼거예요! 루이비통 가방 중에서도 최고급 라인이란 말이에요물론 저야 갖고만 싶었을 뿐, 실제로 살 일은 없겠다 싶었는데 막상 친구가 산 걸 보니 배가 아파서그래서 여기 와서 작은 사치라도 부려보고 싶었어요.”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위스키를 한 잔 드리겠습니다.”

 

글렌모렌지 오리지널을 집어 코르크 마개를 열고 글렌캐런 잔에 담아 그녀에게 건넸다.

 

아저씨 이건 무슨 위스키예요? 발렌타인이 갈색이었다면 이 위스키는 금색이네요. 그리고 병이 참 예뻐요. 뭔가 고급진 느낌도 들고라벨도 예쁘네요. 글렌모렌지?? 아니면 ‘M’은 묵음이고 글렌오렌지예요?”

 

이건 글렌모렌지라는 위스키입니다. 이 오리지널은 10년 간 숙성을 했죠. 버번오크에 숙성을 했는데, 아직 숙성 개념을 알려드리진 않았으니 그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하겠습니다. 드셔보세요.”

 

그녀의 위스키 마시는 법은 지난 며칠 간 확연히 달라졌다. 우선 느긋하게 향을 맡고, 위스키를 마시기 전에 입 안을 정돈하기 위해 물도 한 잔 마시고, 30ml 3분의 1에 가까운 양을 천천히 들이킨다. 단 한 가지 맘에 안드는 부분이라면, 왼손으로 코를 쥐고 마시는 것. 위스키를 마신 뒤에 잠시 코로 숨쉬는 걸 참았다가 내쉬면서 향을 느끼라고 하니, 자기는 이렇게 안하면 숨을 내뱉고 만다나 뭐라나.

 

~!! 아저씨 이거 정말 맛있어요! 뭐랄까바닐라를 입에 머금은 것 같아요. 그리고 코로 향을 내뱉을 때 느껴지는 과일향 같은 게꼭 오렌지같아요. 그래서 이름이 이런가그런데 발렌타인보다는 좀 거친 것 같아요. 톡톡 쏘는 느낌도 드는 것 같고그래도 풍미는 어마어마한데요?”

 

처음으로 싱글몰트의 세계에 들어오신 걸 환영합니다. 발렌타인과 달리 싱글몰트 위스키는 오직 몰트로만 만들어졌기 때문에 맛과 향이 풍부한 편이지요. 이건 몰트와 다른 곡식들의 증류 방법과도 상관이 있는데, 다음에 들려드릴게요. 오늘은 싱글몰트는 맛과 향이 풍부하다정도만 알아가도 큰 수확입니다.”

 

네 알았어요 아저씨. 또 이것만 한 5일 마셔봐야겠네요. 전 한 가지에 빠지면 끝장을 봐야해서헤헤. 근데 왜 저한테 이 위스키를 추천해주신거죠?”

 

사실 그 위스키손님이 말씀하신 루이비통 가방을 만드는 회사가 만들고 있는 위스키입니다. 모엣헤네시요. 2004년에 인수했죠. 그 후로 위스키 병 디자인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역시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하는 프랑스 회사답게 위스키 병도 아름답게 만들기 시작했죠.”

 

백바에서 글렌모렌지 시그넷을 꺼내 그녀 앞에 내놓았다.

 

이건 글렌모렌지 시그넷이라는 위스키인데, 어때요? 검정과 호박색이 절묘하게 조화된 병의 색깔. 그리고 이 아름다운 문양에 무덤덤하게 새겨진 글자 몇 개. 그리고 이 뚜껑을 보세요.”

 

너무 아름답네요. 루이비통이 위스키도 팔고 있었구나전혀 몰랐어요.”

 

비록 루이비통 가방은 못샀지만 루이비통 위스키를 마셨다는 데 뜻을 둬보세요. 루이비통의 디자인이 함께한 술 한 잔을 마신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좀 마음이 풀리는 것 같아요. 저 사진 한 장 찍어도 되죠? 이 예쁜 병 사진을 찍어서 친구한테 보내야겠어요.”

 

사진을 몇 번이나 열심히 찍던 그녀. 그 중 잘 나온 사진 한 장을 친구에게 보낸다. 다음 메시지와 함께.

 

오늘 루이비통을 내 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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