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경로로 13일의 금요일 감상. 어디서 봣냐고는 묻지 말고....





마커스 니스펠 감독의 전작인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과 비슷하게 흐릿한 줄거리, 매끈한 화면, 감정없이 차가운 색감과 신

경쓴 소품 등이 눈에 띤다. 특히 이 감독은 물의 이미지를 잘 사용하는데 대개는 소름끼치고 더러운 느낌을 낼 때 쓴다.

13일의 금요일 원작은 1980년에 나왔으니까 자그만치 28년 만의 리메이크다. 물론 그동안 시리즈물이 많이 나왔지만

코믹 패러디 수준이기 때문에 오리지날과만 비교했다. 한 세대를 기다려 리메이크한 보람이 있다.

등장인물들은 거의 모두 모델 수준의 몸을 가지고 있다. 비율도 완벽하고 마스크도 훌륭하다. 여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쭉빵이고 남자들의 근육도 볼 만하다. 그러나 제이슨은 바른 규범 사나이였고 술을 마시고 약을 하고 언더에이지 ㅅㅅ(

하지만 등장 인물들이 미성년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를 하는 젊은이들을 가차없이 학살한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제러드이다. 머리 하나 이상이 크고 몸매에 있어 심지어 여주인공들을 몽땅 눌러버린다.

제러드의 후덜덜한 가슴근육과 끝간데 모를 긴 기럭지는 비현실적이다.

영화는 즐겁게 이 바비와 켄을 살육한다. 중간에 이 학살극은 늘어지며 지루해진다.

아론유는 미국영화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선입관 그대로 그려진다. 그나마 출연불량도 많지 않고 거슬리는 건 돈많은 백인에

게 기죽은 듯한 모습을 보인다는 거다.(중국계들 무시하면 안될텐데....)

엔딩장면은 약간 실소가 나온다.

리메이크 영화중 가장 몰입해서 본 영화는 아미티빌 호러와 미국판 링 1 정도이다. 마이클 베이가 가진 플래티넘 듄스 제작

사가 공포영화 리메이크 전문이라지만 현대적인 오리지널리티를 너무 인색하게 영화에 부여한다. 이미지만 업그레이드 해

서 날선 감각을 주려는 것은 점점 지루하게 느껴진다. 리메이크로 돈은 충분히 벌었으니 신세기의 공포를 보여줄 각본가를

영입해 오리지널 공포영화를 선보여주길 바란다.



여담: 수내 115에피 벤더스가 무척 잘 만든 에피라는게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물론 거기에는 젠슨과 제러드 둘이

출연해서이겠지. 하지만 수내 촬영스텝들이 만든 세트가 뒤떨어지지 않은 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