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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배니아에 대한 생각 & 게임별 리뷰
이미 갤에 수백개쯤 올라와 있는 종류의 글이지만 내 생각 정리해보고 싶어서 써봄.1. 장르에 대한 생각매니아들한테는 한없이 사랑받지만 그런 걸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정도로 호불호가 갈리는 장르인데, 태생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장르의 정체성 자체가 구시대 게임의 정체성과 부합함.메트로배니아가 추구하는 재미는 플레이어들을 세계에 몰입시키고 탐험욕구(+수집욕)를 충족시키는 것인데, 이건 미지나 제약을 게이머가 몸소 경험하게 한 후에 이걸 해소시킴으로써 쾌감을 주는 방식임.그런데 점점 모든 오락 컨탠츠들의 스트레스와 해소 각각의 빈도와 강도가 작아지는 쪽으로 가고 있으니, 비교적 답답함을 감수하며 플레이해야 하는 메트로배니아가 거의 인디로만 만들어지는 마이너 장르인 건 당연한 것 같다.더구나 막힌 진행들을 기억하고 새로운 능력을 얻었을 때 다시 가기 위해선 어느 정도 긴 집중과 긴장이 필요한데,개인적인 성향 때문이든 주어진 상황 때문이든 진득하게 플레이하기 어려운 게이머들한테는 맞지 않는 장르일 수밖에 없음.반대로 잘 맞는 사람한테는 이 장르를 대체할 몰입감과 재미를 주는 장르를 찾기도 어려울 거임.이러니 사람마다 장르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건 당연한 거 같다.서로 이해하자는 의미로 당연한 얘기 길게 써봤고...2. 게임별 리뷰비슷한 장르인 젤다라이크 어드벤처도 몇 개 넣었는데 걸러서 보면 됨.게임 스타일이 다르면 평가도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 패드x 키보드 씀. (모바일은 터치)- 지도, 수집요소 100%를 목표로 함 (예외 있음)- 다회차(업적작, 스피드런, 노데스런 등) 안 하고 관련 평가도 안 함- 공략은 최대한 제한적으로만 봄(진행 막히거나, 너무 스트레스 받거나, 엔딩 전에 수집요소 모을 때만). 공략 필수 요소는 불호함- 몰입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걸 좋아하고, 지루하거나 지쳐서 자꾸 끄게 되는 게임을 싫어함<Ori and the Blind Forest: Definitive Edition> (오리와 눈먼 숲)평가: 갓겜출시 연도: 16년(원작은 15년)플레이 시기: 23년 5월플랫폼/조작: Steam/키보드난이도 옵션: 보통플레이 타임: 14.9시간도전과제: 45/57내 메트로배니아 입문작. 이거 쓰려고 정보 좀 찾아봤지만 솔직히 기억 흐릿하고 추억보정 있을 수 있음.플랫포밍 위주에 퍼즐이 가미된 게임이었음.기본적으로 새로운 능력을 얻어서 길을 연다는 장르의 특징을 깔끔하게 잘 살렸던 걸로 기억한다.특정 장소가 아니어도 저장이 자유로워서 전투 압박이랑 죽음에 대해 좌절감이 덜했음.음악과 그래픽이 게임에서 중요한 이유를 잘 보여주는 게임이었던 것 같음. 각각으로도 엄청 좋은데, 영화 연출마냥 게임에서 시각적으로 일어나는 일과 그때 흘러나오는 음악을 효과음처럼 싱크로를 맞춘 연출이 특히나 좋았다.주요 플랫포밍 씬에서 죽었을 때 게임과 음악이 계속 이어지도록 처리한 것도 다른 게임에서 보기 힘든 좋은 면모였음.액션에서 좋았던 건 강타(Bash, 쳐내기). 요놈이 아주 손맛이 지림.실제로 컨트롤 하는 건 생각보다 빨리 익숙해지는데 되게 멋있게 연출되고 게임 속도감도 올라가서 내가 게임을 되게 잘하는 것처럼 느끼게 함.이게 진짜 게임을 매력적으로 만든 효자 능력이었음.반면에 기술들이 각각 다른 키로 배치돼서 키가 계속 헷갈리는 점은 좀 아쉬웠고,보스 전투가 없는 게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아닌가 싶다. 플랫포밍 탈출씬들로 그럭저럭 잘 커버하긴 했지만서도.어쟀든 장르 입문작으로 이만한 게임 흔치 않다고 생각함.장르의 중요한 특징이 잘 담겨 있고, 게밍의 컨탠츠와 필요한 숙련도가 가벼운 편이고, 만듦새도 깔끔하고.대중적으로도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Ori and the Will of the Wisps> (오리와 도깨비불)평가: 갓겜출시 연도: 20년플레이 시기: 23년 5월플랫폼/조작: Steam/키보드난이도 옵션: 일반 모드플레이 타임: 27.8시간도전과제: 27/37전작의 장점들을 그대로 계승한 작품이었다.새로 생긴 능력들이 게임의 액션이랑 속도감을 개선시켜서 좋았음.무기 시스템도 생겼는데 개인적으로 망치 타격감이 좋아서 애용함.무엇보다 전작에 없던 보스전이 생겼고, 배쉬를 이용해 공중에서 싸우는 게 액션성이 되게 좋았다.아쉬운 점으로는 억지스러운 길찾기나 수집요소가 있었던 게 지금도 기억에 남고...배쉬나 비슷한 종류의 능력들이 원하지 않는 곳으로 시전될 때가 많아서 좀 불쾌감이 있었음. (이건 키보드로 플레이해서 생긴 문제일 수 있음)주로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보스전 난이도가 달라지는 게 약간 불합리했던 거 같고,최종보스가 전작이랑 비슷하게 생겨서 쓸데없이 스토리 설정이 헷갈리던데 왜 이렇게 했나 싶었다.하지만 아쉬움은 사소하고 장점들은 워낙 훌륭한 갓겜이었음.오리 1, 2 시리즈로 달리면 스토리도 딱 완결되는 느낌이라 연속으로 플레이 해보길 권한다.<Hyper Light Drifte> (하이퍼라이트드리프트. 하라드)평가: 갓겜출시 연도: 16년플레이 시기: 23년 10월플랫폼/조작: iOS/태블릿터치난이도 옵션: 일반플레이 타임: 확인불가도전과제: 9/23탑뷰식 젤다라이크 액션 어드벤처 게임. 개인적으론 진짜 갓겜이었는데 생각만큼 많이 언급되지는 않는 듯.픽셀 그래픽이 정말 고퀄이다. 내 기준 고퀄 픽셀은 '한땀한땀 열심히 찍음' 이런 게 아니고 픽셀을 선택한 이유와 기획이 중요하다고 봄.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사각형 패컨, 묘한 색감, 지직거리는 효과음이 어우러져서 픽셀이어야만 전달할 수 있는 분위기를 게임 전체에서 일관적으로 만들어낸다.대사 없이 진행되고 텍스트도 거의 없음. 배경이나 상징물들을 보면서 세계관과 스토리를 각자 해석하는 식임. 나는 몰입감 높아져서 좋았는데 호불호 있을 수도 있음.전투 비중이 높은 게임이다. 난이도도 어려운 편인 거 같고. 몹이랑 보스들이 지만 때림... 대쉬로 ㅈㄴ 도망다니면서 카이팅 해야함.투기장, 타워 같은 전투 챌린지도 있었고 클리어가 빡셌지만 맛있게 매웠던 걸로 기억한다.컨트롤에 자신 없으면 난이도 옵션 쉬움 모드도 있음.레벨 디자인은 구조상 문제가 좀 있었음. 동서남북을 유저가 자기 원하는 순서대로 진행하는 식인데 그 선택에 따라 게임 경험이 꽤 크게 달라질 수 있음.그리고 공격이나 대쉬에 선딜이었는지 후딜이었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딜레이가 좀 있어서 조작감이 약간 투박하고 전투가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 있음.이런 단점들 감안하더라도 어려운 액션 극복하며 탐험하고 세계관에 몰입하는 맛이 되게 좋았던 갓겜으로 추천한다.<Turnip Boy Commits Tax Evasion> (순무 소년의 탈세 모험)평가: 평작출시 연도: 21년플레이 시기: 24년 4월플랫폼/조작: iOS/태블릿터치플레이 타임: 확인불가도전과제: 33/37젤다라이크 액션+퍼즐 어드벤처.그래픽이 깔끔하고 캐릭터들도 귀여웠으나.. 분량이 너무 작고 개인적으로는 난이도가 너무 쉬웠음.나름 귀여움 뒤에 감춰진 섬뜩한 비밀 같은 걸 포인트로 삼은 것 같은데 스토리도 그렇고 퍼즐과 전투 기믹 모두 너무 뻔하게 느졌음.개인적으로는 저연령 유저나 라이트 유저 겨냥한 게임 내지는 습작 게임처럼 느껴짐.투기장 같은 엔딩 후 컨텐츠도 한 번 해봤지만 별로 안 끌리더라.그래도 게임 자체에 큰 결함이 있는 건 아니고 만듦새는 깔끔하니 가볍게 게임 하나 즐기고 싶으면 나쁘지 않을 듯. 스팀 평가도 압긍이네...?<Shantae and the Seven Sirens> (샨테와 일곱 사이렌)평가: 평작출시 연도: 20년플레이 시기: 24년 4월플랫폼/조작: iOS/태블릿터치플레이 타임: 확인불가도전과제: 확인불가. 수집요소는 다 모음.샨테 시리즈 발매작 중 가장 최신작. 시리즈 중에 이것밖에 안해봤다.평가들 보면 번역 문제가 많이 지적되는데 이건 이미 개선된듯.게임 분위기랑 스토리가 장르에서 흔치 않게 되게 밝고 가벼운 느낌이었음.개인적으론 여러모로 아쉬웠는데, 우선 기술이 다 어디선가 본 것 같았고 뻔했음.보스전투는 난이도와 별개로 긴박하지가 않아서 액션 재미가 떨어졌고.수집요소 면에서는, 맵 마커가 없고 수집요소 힌트가 없다시피 한 경우가 많아서 그냥 공략 보고 하게 되더라.그리고 캐릭터들 성격이나 스토리가 좀 유치했음.게임성보다 미소녀 어필에 집중한 것 같은데(보스 디자인도 그렇고),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 아니면 글쎄임. 야겜 하고 있는 거 같아서 기분이 묘했음.캐릭터팬들을 겨냥하는 게임인 것 같은데 그건 존중하지만 일단 이 게임으로 팬 유입하기는 어려워 보였음.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을 것 같은 게임임. 공지에 장르별 추천 게임에 있어서 해본 건데 개인적으로는 왜 들어갔는지 납득하는 데는 실패했다ㅠ그래도 메트로배니아가 플레이나 스토리가 무거워서 진입장벽이 높은 장르인데, 이 장르를 캐주얼하게 즐기고 싶은 유저에겐 권해볼 만함.<Animal Well> (애니멀 웰)평가: 갓겜출시 연도: 24년플레이 시기: 24년 5월플랫폼/조작: Steam/키보드플레이 타임: 24.2시간도전과제: 18/20용량이 무지막지하게 작은 것과 ARG 요소로 유명한 게임. 근데 그건 잠깐 신기하고 눈길을 끄는 요소일 뿐. 중요한 건 게임성임.그런 의미에서 비밀을 탐험하는 데에 초점을 둔 신선한 갓겜이었다.전투가 없다시피 한데 긴박한 액션 없이도 퍼즐과 비밀요소만으로 게임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유지하는 것이 되게 훌륭하게 느껴졌음.픽셀 그래픽이 되게 고퀄인데, 하라드의 경우랑 비슷한 의미로 열심히 찍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게임 정체성에 딱 부합하는 그래픽이어서 그렇다.특유의 푸르스름한 색감과 광원, 8비트 효과음, 과묵한 게임진행으로 이 게임만의 뭔가 으스스한 분위기를 줌.게임에서 얻는 능력도 되게 참신했음. 나올 능력은 거의 다 나왔을 플랫포밍인데 되게 새로운 기술들이 나오더라. 이를 이용한 플랫포밍과 퍼즐도 완성도가 되게 높았음.다만 퍼즐 난이도가 상당한 편인데, 만약 메트로배니아 특유의 빡빡한 컨트롤과 손맛을 기대하고 켰는데 퍼즐에서 진행이 막혔다면 조금 답답할 수도 있음.그리고 대사 없이 상징과 힌트로만 진행하는 불친절함이 이 게임의 정체성이고 매력이지만 과할 때가 있었음.특히 순간이동이라는 건 메트로배니아에서 되게 중요한 능력일텐데, 특정 아이템을 활용한 순간이동 방식을 획득할 수 있는지 여부가 순전히 플레이어의 눈치에 달려있는 순간이 있음. 개인적으로는 나중에 알고 꽤 김이 빠지더라..최대한 스포 없이 첨언하면, 게임진행이 대강 3단계로 이뤄져 있는데 1단계인 노말엔딩 이후 진행은 공략을 보는 게 사실상 강제되는 비밀요소들이 있음.게임 내적으로도 그렇지만, 특히 ARG 같은 게임 외적인 요소를 싫어하는 유저에게는 불호일 수 있음.3단계에서 등장하는 고난이도 플랫포밍 같은 건 재밌었지만, 단순히 공략 보고 따라해야 하는 부분은 약간 현타 오긴 했음.그래도 전반적인 게임 경험이 워낙 좋았어서 갓겜 딱지 달았다.<Evoland 2> (에보랜드2)평가: 수작출시 연도: 15년플레이 시기: 24년 5월플랫폼/조작: Steam/키보드난이도 옵션: 고전 아케이드 (노말)플레이 타임: 39.1시간 (1편 포함인데 대부분 2편 플탐)도전과제: 46/65 (2편 한정 33/37)(한글번역으로 하려면 1, 2편 합본인 Evoland Legendary Edition으로 플레이 해야함. 가격은 2편 단독이랑 똑같다.1,2편은 작품 기본 컨셉만 같을 뿐 별개의 작품이고 2편만 하기를 권장함. 1편은 대회 참가작이라 습작 느낌.)탑뷰 젤다라이크 어드벤처 게임. 퍼즐 위주 플레이에 꽤 컨트롤을 요하는 전투요소도 등장한다.주로 3가지 시대를 건너다니며 세계를 구하는 게임인데, 게임 내 시대마다 게임 그래픽과 플레이 방식이 달라진다는 게 주요 컨셉이자 작품의 매력임.게임 자체가 여러 고전 게임의 오마주 느낌이었고, 패러디 요소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나는 아는 게 별로 없었음ㅎㅎ;;어쨌든 결국 중요한 건 게임성인데 그 점에서 재밌게 즐겼다.다양한 게임장르가 게임 진행 중에 미니게임 내지는 챌린지로 등장하는데 각각이 완성도가 훌륭하고 재밌었음.전투는 어느 정도 익숙한 맛이었는데, 퍼즐은 난이도와 퀄리티가 꽤 높은 것들이 많아서 의외였음.위의 요소만 있다면 그저 맛이 좀 좋은 잡탕밥이었을텐데 후반으로 갈수록 심오해지고 어두워지는 스토리가 몰입하는 맛이 있었음.시간여행물의 특성을 잘 살리기 어려울텐데 복잡한 세계관을 게임에 잘 녹여내서 게임이 끝나고도 찾아보고 곱씹어 볼만했음.다만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 특성상 캐릭터가 정감이 가야 할텐데, 캐릭터들이 별로 안 예쁨. 좋은 디자이너를 못 구한 듯.미래시대 3D 그래픽도 구렸다. 최적화 문제인지 내 똥컴 노트북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3D 갈 때마다 버벅거려서 고통이 가중됐음..그리고 시간여행물이다 보니 맵만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시간도 잘 선택해야 해서 게임 진행이 복잡한 편이었음. 쭉 이어서 하지 않는다면 게임 진행이나 스토리 이해 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게임 진행이 번거롭게 느껴지긴 했다.그래도 40시간 가까이 집중해서 재밌게 플레이한 수작이었음. 탑뷰 어드벤처 게임으로도, 스토리 게임으로도 골고루 괜찮은 게임이니 추천.<Souldiers> (소울저스, 소울져스)평가: 평작출시 연도: 22년플레이 시기: 24년 5월플랫폼/조작: Steam/키보드난이도/직업: Soldier mode/ Scout플레이 타임: 51.1시간도전과제: 29/38정말 열심히는 만든 게 보이는 게임.하라드, 애니멀웰, 에보랜드2로 도트에 꽂혀서 이 게임도 해봤는데, 그저 열심히 찍는다고 좋은 도트가 아니라고 느끼게 됐음.이 게임은 '공들여 찍은 도트' 그 자체가 셀링 포인트인 느낌. 방대한 맵에 수많은 오브젝트에 찍힌 도트들이 감탄스럽긴 하지만, 감탄하려고 게임하는 건 아니잖음.중요한 건 게임성인데, 고른 직업과 난이도에 따라 플레이 경험이 다를 순 있겠지만 대체로 답답하고 지루한 편이었음.유기적인 맵 디자인, 새로 얻은 능력으로 다시 방문한 맵에서 느껴지는 성장 쾌감, 점차 편해지는 이동으로 인한 만족감 등이 잘 만든 메트로배니아의 필요조건일텐데 그 부분이 부족했음.맵의 유기성이 부족해서 스테이지에 가깝고 보통 각 맵에 오래 머무르면서 스토리 진행해야 함. 그런데 맵 하나하나의 크기가 엄청 큰 데다가 맵의 개수도 많아서 계속 맵에 물리고 지치는 플레이의 반복이었음.직업 선택도 있고 여러모로 다회차를 고려한 게 보이는데, 다회차를 하기에는 게임 분량이 너무 큼. 말 그대로 게임은 너무 열심히 만든 느낌.근데 게임성보다는 사소한 디테일과 분량에 투자한 나머지 큰 그림을 잘 못 본 것 같음. 최적화에도 신경을 못 썼는지 맵 로딩이 오짐.게임 플레이가 힘든게 영어 때문인줄 알았는데(대화랑 텍스트가 오지게 많긴 함.), 물론 그런 것도 컸지만 그래픽, 음악, 액션, 진행 등등이 내 취향이 아니었던 듯.그래도 꾸역꾸역 수집요소도 다 먹었으니 어느 정도 플레이할 만한 게임은 맞음. 게임 만든 정성이 느껴지는 게 가장 컸다.정통스러운 그래픽을 좋아하거나, 커다란 분량의 사이드뷰 액션 게임을 진득하게 플레이하고 싶은 사람은 한 번쯤 해볼 만함.<Metroid: Zero Mission> (메트로이드 제로 미션)평가: 개똥갓겜출시 연도: 04년플레이 시기: 24년 5월플랫폼/조작: 에뮬/키보드난이도 옵션: 보통플레이 타임: 약 9시간도전과제: 수집 100%할인 중인 메트로배니아가 한동안 없어서 근본 시리즈 쭉 밀었다.메트로이드 초대작의 리메이크.원작과 달리 미니맵 제공, 맵 내 아이템 존재 및 획득 여부 표시, 다음 목적지 안내 등 편의성을 많이 개선한 작품.능력을 활용한 이동과 전투 기믹들이 지금 플레이해도 참신하게 느껴지는 게 많더라. 보스 몇몇은 맵의 지형지물을 활용하거나 쫄몹에서 체력과 미사일을 얻는 등 액션을 박진감 있게 하는 시스템이 많았음.재미면에서 갓겜이었지만 개똥 같은 부분들도 있었음.분명히 다음 진행이 최종보스인 것 같아서 온 맵을 돌아다니며 남은 수집요소 채우려고 돌아다녔는데 알고 보니 최종보스 후에 추가 요소가 있어서 애초에 아직 못 먹는 거였다든가,,게임 내에서 한 번도 알려준 적 없는 그뭔씹 커맨드 기술(샤인스파크...)을 써야 먹을 수 있는 수집요소들이라든가,,리메이크 게임인데다가 고전게임이라 너무 불친절하더라.특히 이 샤인스파크를 활용한 플랫포밍 난이도가 극악이라서 피똥 쌌음. 욕하면서 했는데 먹고나면 성취감이 오지긴 하더라..ㅅㅂ넘버링상 이걸로 입문하는 플레이어도 많을텐데 조금 더 친절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음. 재밌긴 한데 다른 넘버링부터 하는 걸 추천함.<AM2R> (Another Metroid 2 Remake)평가: 갓겜출시 연도: 16년플레이 시기: 24년 6월플랫폼/조작: 프리웨어/키보드난이도 옵션: Normal플레이 타임: 약 7시간도전과제: 수집 100%팬게임으로 제작된 메트로이드2 리메이크작. 본가 리메이크는 사무스 리턴즈인데, 3DS 기기도 없고 패드도 없어서 이걸로 했다.근데 이게 웬 걸, 시리즈 중에 개인적으로 이게 제일 갓겜이었음.보통 팬게임은 게임 난이도를 뇌절하거나 맵 디자인, 레벨 디자인, 보스 디자인이 조악하기 마련일 텐데 완성도가 오짐.원작이 좋아서가 아니라 원작에 없는 자체 제작 스테이지와 보스들조차 하나 같이 기믹이 신선한 걸 보면 그냥 제작자가 미친놈인듯.수집요소 숨겨놓는 방식이나 획득방법도 오히려 이게 제일 합리적이더라. 그냥 편의성 좋고 쉬워서 좋았다는 게 아니라 진짜 잘 만들었음.개인적으로는 이걸 2D 메트로이드 입문작으로 제일 추천하긴 하는데(드레드는 못해봤다 미안ㅎ), 게임플레이가 조금 선형적인 편이라서 맵들을 유기적으로 이동하는 메트로배니아를 기대하고 플레이하면 약간 기대랑 다를 수도 있음. 이 점은 감안 바람.<Super Metroid> (슈퍼 메트로이드)평가: 고전명작출시 연도: 94년플레이 시기: 24년 6월플랫폼/조작: 에뮬/키보드플레이 타임: 약 9.5시간도전과제: 수집 100%게임장르를 만들 만큼 영향력 있었던 작품답게 맵의 유기적 설계가 정교하고, 게임 내에서 얻은 능력으로 맵을 넓힌다는 컨셉도 제대로 잡혀있음.특히 몇몇 숨겨진 기술들은 인게임 NPC들의 시연을 통해 유저 스스로 알아내도록 설계가 돼있다는 게 지금 시점에서 특이하고 신선했음.근데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의 역사적인 상징을 제외하면 그다지 권할 만한 게임은 못 되는 거 같음. '그 유명한 바로 그 게임을 내가 한다' 이런 뽕맛을 느끼려는 게 아니라면...일단 너무 불친절함. '뉴비 다리'라는 이름이 붙은, 특정 조작키의 기능을 알아야 진행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든가,, 그래플링 줄을 늘리고 줄일 수 있는 걸 안 알려준다거나...메트로배니아에서 공략 찾아보기를 강제하면서 게이머들 간에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의도적인 전략일 수도 있겠지만, 옛날 게임이라 그런 경향이 더 큰 것 같음.그리고 조작감이 겁나 구림. 관성에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고, 거기에 커맨드 기술들의 타이밍도 쓸데없이 빡빡해서 도전정신보다는 내 성질머리가 자극되는 느낌임.그런데 시키는 플랫포밍도 쉽지가 않다는 게 문제다.편의성도 아쉬웠는데, 각 방의 윤곽선만 표시되고 출입구가 어딘지 표시되지 않는다든가, 해당 맵 아이템의 획득여부가 표시되지 않는다든가 하는 문제 때문에 불필요하게 맵을 뺑뺑이 돌아야 하는 불편이 컸음.정리하자면 충분히 고전명작이라고 부를만 하지만 개인적으로 지금 시점에서 아무 정보 없이 즐기기에는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이었음.<Metroid Fusion> (메트로이드 퓨전)평가: 똥갓겜출시 연도: 02년플레이 시기: 24년 6월플랫폼/조작: 에뮬/키보드난이도 옵션: Normal플레이 타임: 약 6.5시간도전과제: 수집 100%전작들과 달리 구조적인 스토리가 처음 도입된 작품. 스토리 자체도 매력이 있었고, 맵의 구성이나 주인공이 새로운 능력을 얻는 방식도 스토리랑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게 확실히 발전된 작품이라는 게 느껴짐.조작감도 꽤 좋았고, 게이머들이 고이기 전이라 그런지 수집요소를 숨겨놓는 방식이나 플랫포밍 난이도도 비교적 합리적이었다. 반면에 전투는 꽤 난이도가 올라가서 균형이 잘 맞았음.개인적으로 도트 그래픽 색감이 제일 내 취향이었다.불만스러웠던건 메인 진행에서의 길찾기... 갑자기 뒤주에 갇힐 때가 몇 번 있었는데, 수집요소도 아니고 메인 진행인데 힌트도 없이 벽 뒤에 숨은 길로 가는 게 정루트인 건 선 넘었다고 본다.샤인스파크 안 알려주고 알아서 하라는 건 제로미션이랑 똑같고ㅋㅋㅋ 그래도 시키는 챌린지의 난이도를 고려하면 제로미션만큼 개똥은 아니고 똥 정도였다.어쨌든 보스 기믹도 괜찮고 플랫포밍도 재밌고 이래저래 갓겜은 맞음.<You Have to Win the Game>평가: 평작출시 연도: 12년플레이 시기: 24년 6월플랫폼/조작: Steam/키보드플레이 타임: 3.8시간도전과제: 11/15스팀 무료 메트로배니아 게임 중에 평가가 가장 좋은 편이라서 해봤는데 플탐은 짧았지만 나름 길찾기도 재밌고 맵구성도 좋은 플랫포밍 메트로배니아였음.다만 수작 이상의 평을 하기는 망설여지는 게, 미니맵이 없어서 기억력에 의존해서 계속 뺑뺑이 돌아야 하는 거의 피로감이 상당하다는 점, 그런 것 치고 마지막 최종 루트 길찾기의 난이도가 너무 어려워서 맵 검색 없이 현실적으로 찾기 어렵다는 점, 수집요소 100%를 위해 엔딩을 눈앞에 두고 리셋이 강제된다는 점...무엇보다 엔딩을 위한 퍼즐이 다소 억지스러워서 해법을 보고 맥이 빠진다는 점이 치명적인 단점이었다.고전 게임 감성 + 무료겜 메리트로 가볍게 해볼 수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추천할 만한 작품은 아니었음.<Hollow Knight> (할로우나이트)평가: 갓겜출시 연도: 17년플레이 시기: 24년 6월플랫폼/조작: Xbox PC Game Pass/키보드플레이 타임: 60.0시간도전과제: 49/63 (True Completion 1030/1226)(신들의 고향 전에 가능한 수집요소랑 엔딩들 다 본 상태. 만신전 시작 전에 생각 정리해봄.)게임 체력 떨어진 줄 알았는데, 어림도 없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음. 60시간 하고도 더 할 마음이 있을 만큼 ㅈㄴ 재밌긴 하다.일단 분위기가 특출남. 어둡고 미스터리한 느낌을 주는 그래픽인데 캐릭터와 적의 윤곽이 깔끔해서 가시성은 좋다는 게 묘하다.문학적이고 암시적인 대사랑 서브젝트로 배경과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도 되게 세련되고 몰입감을 줌. 잔잔하면서 비장한 음악도 착 들어맞고.그런데 캐릭터들은 또 나름 귀여워서 게임에 위트를 더한 것도 좋았다.가장 훌륭한 건 전투였음.이 게임은 전투가 빡세도 비합리적인 게 아니라 순전히 내 숙련도 문제이고 금방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줌. 그만큼 조작감과 적 패턴이 훌륭함. (예외는 있음)장르 내에서 흔치 않게 조작키도 단순해서 키가 헷갈려서 처맞는 불쾌감도 거의 없었음. 매운 보스도 맛있어서 계속 죽어도 재밌게 플레이하게 되더라.전투 레벨링도 좋아서, '고수처럼 느껴지게 하는' 게임이 아니라 '고수로 만드는' 게임이라는 받음. 이게 진짜 뽕맛이 좋았다.그렇다고 어렵기만 한 게임도 아닌 것이, 100%클 욕심 안 내고 엔딩만 보려고 가볍게 플레이 하면 또 기억에 남는 힘든 전투는 없음. 전투 레벨링에 신경 많이 쓴 게 보이는 지점이다.물론 완벽하진 않음. 갓겜이라고 기대했다가 실망한 게이머들이 꽤 있는 거 같은데 확실히 취향이 갈릴만한 부분들이 있음.먼저 불친절한 스토리 전달방식과 길찾기. 특히 지도 갱신이 실시간 반영이 아니라는 점이 나도 좀 불편하긴 했음. 거기에 게임 분위기도 시종일관 칙칙하고 어두우니 심신의 피로도가 개인에 따라서는 심하게 쌓일 수 있음.스토리는 수집요소 다 모으고 진엔딩 봐도 이해를 못할 정도였다. 왕은 뭐고 여왕은 뭐고 공허는 뭐고 나는 뭐고... 스토리 설명 영상 조회수가 900만이면 말 다했음. 이런 건 난 재밌게 찾아보는 편이긴 한데 호불호 요소는 맞다.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그림극단 DLC의 진입방식이었음. 사실상 공략 안 보면 그냥 모른 채로 엔딩 보고 게임 끝내라는 식.거의 최종컨탠츠 난이도이다보니 아무나 진입해서 피 보지 말라는 의도로 그렇게 한 것 같긴 한데, 뭔가 더 나은 방법은 없었을까... 자연스러운 진입이랑 연속적인 레벨링 둘 다 놓친 것 같아 아쉬웠다. 특히 플랫포밍의 레벨링은 그냥 재앙이나 마찬가지. 막상 보스랑 플랫포밍 둘다 겁나 맛있게 매워서 재밌게 하긴 했음ㅎㅎ;; 아쉬운 점이 있긴 해도 이만한 분량과 완성도, 깊이, 컨트롤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메트로배니아는 아마 흔치 않지 싶다. 하단치기 손맛 못 잊음ㄹㅇ+ 앞으로 할 메트로배니아 & 어드벤처 게임캐슬바니아 시리즈 & 블러드스테인드 / 블라스퍼머스 시리즈 / 스팀월드디그 시리즈 / 아이코노클라스트 / 과카밀리 시리즈 / 모모도라 시리즈 / 엔더릴리즈 / 크로스코드 / 언사이티드 / 엑시옴버지 / 보이드스트레인저 / 더메신저 / ESA / 미니슛어드벤처 / FEZ / 데스갬빗 / 피노토피아 / 데스도어 / 튜닉 / 브레이드 / 아일오브시앤스카이 / 이틀듀2 / 흰피톨
작성자 : ㅇㅇ고정닉
부산 지하철 객실 안내기 이야기-2편(1호선 91년식 전동차의 안내기)
[시리즈] 부산 지하철 객실 안내기 이야기 · 부산 지하철 객실 안내기 이야기-1편(1호선 안내기) 이 글 역시 1편에 이어 유동 시절의 게시글 내용을 재탕한 내용. 저번 글과 마찬가지로 그 시절 글에서 약간의 내용을 추가하여 작성하였음. 암튼, 저번 글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지금은 다대선 개통에 따라 다 교체되었지만, 부산 1호선 구형 전동차엔 두 종류의 안내기가 있었음. 바로 사진에 보이는 LED 단독 안내기와 LCD-LED 혼합 안내기였는데, 이 중 전자가 90년대 후기 도입분 전동차에 출고 당시부터 기본적으로 장착되던 것이고, 후자가 80년대 초기 도입분과 93년(패찰 기준) 증량분에 2000년대 초반 경 새로 장착했던 것임. 그런데 1991년산 전동차는 전자의 안내기가 달린 차도 있었고(32/35/36편성), 또 후자의 안내기가 달린 차량(17/33/34편성)이 있어서 출고 당시부터 달렸다고 확신하기 어려웠다는 문제가 있었음. 만약 91년식 전동차에 출고 당시부터 전광판이 달려있었다면, 납작이를 넘은 국내 최초의 전광판 장착 차량이 되는 것이니 더더욱 아쉬웠음. 그래서 과거 KBS, MBC 뉴스 등을 열심히 뒤졌음. KBS 뉴스에서 몇 찾았는데, 안타깝게도 실내 모습이 나온 것은 없었음. 하지만 운전실 모습이 찍힌 것이 몇 개 있었는데, 이로 미루어볼 때 '91년산 전동차가 국내 최초로 전광판을 장착하였다'라는 결론을 낼 수 있었음. 그 근거를 차근차근 설명하자면, 일단 운전실 개조 이전의 부1 구형 전동차의 운전실을 볼 필요가 있음. 설명이 겁나 긴데, 이 사진은 나라장터에 올라온 부산 1호선 전동차 운전실 개조 용역 문서에서 가져온 것임. 대충 요약하자면 좌측 데스크에 방송장치와 안내기 관련 장치가 있다는 것임. '어? 우측에도 무슨 디스플레이 장비 있는데요?' 라고 할 수 있지만.... 출처:대한뉴스 부산 1호선 개통식 영상(모자이크 안 했다고 따지지 마셈. 원본 영상에서 이미 안 되어있음) 저건 애초에 초기형부터 있었던 TIS 장비임.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좌측 데스크 사진의 맨 왼쪽 은색 장치와 그 위에 흰색 장치가 놓여있는 곳을 유심히 보도록 하자. 은색 장치에 자동방송장치라고 써진 걸 보면 이 두 장치 부분이 방송장치, 안내장치로 볼 수 있음. 옆에 있는 건 누가봐도 방송, 안내 관련 장치는 아니니까. 이쯤에서 잠시 91년산 전동차의 운전실 사진을 보면... 1994년 부산 지하철 파업 영상 당시에 나왔던 운전실 모습임. 밑에 키 잘 보면 알겠지만 33편성(91년산) 차량임. 이 차량은 나중에 중간차가 모두 97년산으로 바뀌고, 초기형에 달렸던 안내기(없던 차량에 달았던)인 LCD-LED 안내기를 장착한 차량이었음. 그런데 잘 보면 저 왼쪽 장비가 두 개임을 알 수 있음. 뉴스기사 발췌.(모자이크 뭐라하지 마셈. 원본에서도 안 되어있음) 36편성(91년식) 차량인데 왼쪽 모습이 94년도에 찍힌 33편성 것과 완벽하게 동일함. 2000년대 중반 이후 사진인데(의자가 내장재 개조 이후 의자임) 이땐 이미 36편성은 출고 당시 달린 차량의 LED 단독 안내기가 달려있었음. 반면 초기형 차량 운전실의 좌측 모습을 보면... 87년 2단계 구간 개통 관련 뉴스에서 가져온 114편성. 누가 봐도 좌측 장비가 두 개가 아니라 한 개임. 91년 차량이 두 개인 것과는 상반되고, 밑에 초록색 장비는 비슷하지만 위에 하나가 없음. 초기형 차량에 안내기를 장착한 이후의 사진을 볼까? 2003년경의 118편성. 뭔가 하나 추가되었고, 흰색 가림막(?) 같은 것이 있고 초기에 비하면 장치들이 추가되었는지 높이가 확실히 높아졌음. 개조한 것으로 볼 수가 있음. 즉 여기까지 보면 91년식 전동차 역시 출고 당시부터 전광판을 장착해서 출고했을 가능성이 높음을 알 수 있음. 하지만 여기까지만 읽으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 수도 있음. '아니, 전에 롤지 이야기 할 땐 91년식은 출고 당시부터 롤지는 아니었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그럼 LED 안내기도 똑같은 거 아니냐?' 말마따나 출고 당시부터인지는 100% 확신할 수는 없음. 그러나 적어도 국내 최초라는 것은 100% 확신할 수 있음. 왜냐하면 매우 결정적인 외부 사진이 있기 때문임. 해당 사진은 1993년 4월 14일 촬영이라고 함. 사진을 기준으로 해서 보이는 전두부의 오른쪽을 잘 보면...(진행방향 기준 좌측) 94년식과 마찬가지로 웬 초록색 박스 모양 부품이 있음. 이게 앞에서 말한 객실 전광판 관련 장치임. 초기형을 보면... 전혀 보이지 않음. 즉 앞면을 볼 때 오른쪽(진행방향 기준 왼쪽)에 박스 모양의 뭔가가 초기형은 없지만, 94년식에는 있고 91년식에도 있음. 이는 91년식 전동차에도 실내 LED 안내기가 있었음을 시사함. 게다가 93년 4월이면 영업운행 기준으로든, 제작 기준으로든 국내 최초임. 납작이나 4호선 S차는 93년 4월보다는 늦게 만들었고 영업운행 기준으로는 말하나 마나. 다만 출고 당시부터 달려있었는지는 다소 의문이 있기는 함. 왜냐하면 저번에 행선기 5편으로 썼던 롤지 글을 참조하면 됨.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91년식 전동차가 최초로 플랩식 행선기를 안 쓴 것은 확실하고 롤지를 최초로 사용했을 가능성(94년식 반입 직전 롤지로 개조했다던가)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출고 당시부터 롤지였는지는 확실하게 알기 어렵다는 이야기였음. 이러한 맥락으로 보면 이 전광판도 출고 당시부터 달았는지는 약간 의문이 들 수 있음. 단 국내 최초로 실내 LED 안내기를 장착한 건 사실임. 물론 출고 당시부터 달았을 가능성이 높기야 함. 당연히 출고 당시에는 없다가 92~3년경 새로 단 것일 가능성도 있기에 100%라고 할 수는 없지. 다만 이에 대한 근거나 개연성이 부족하기에 출고 당시부터 장착했을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 애초에 저 행선기가 롤지가 아니라고 가정해서 롤지 행선기는 94년식 들어오기 전에 먼저 프로토타입으로 달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전광판하고 롤지하고 똑같은 시기에 달아야 했던데다 전광판이 달기가 더 까다로움. 근데 전광판은 달려있는데 롤지는 안 달려있다 라고 주장하기엔 좀 개연성이 떨어지지. 이로 미루어볼 때, 91년산 차량은 처음부터 좌측 방송장치 부분에 두 개의 장비가 있었고, 80년대 차량은 한 개였다가 나중에 개조하면서 바뀐 것을 보면 1991년산 차량이 부1 최초, 나아가 국내 최초로 전광판을 장착했다는 결론이 나옴. 출고 당시부터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가능성은 높고. 하지만 몇 가지 의문이 들 수 있음. 내가 생각하는 몇 가지 의문은... 1. 17편성에는 출고 당시부터 전광판이 달려있었을까? 2. 그럼 LCD-LED 안내기 시범 장착한다고 떼버린 전광판은 어디 갔냐? 일단 첫 번째 의문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17편성은 1991년에 사고 복구 차량으로 제작된 편성임. 사고 복구 차량이라는 말에서 눈치를 챌 수 있었겠지만 1990년 남산동역 추돌사고 이유 파손되어 폐차된 차량에서 부품(대차 등)만 취거해서 차체만 새로 제작한 편성으로 사실상 1986년식임. 다만 차체가 1991년식이라 패찰도 91년식이고, 기본적으로 내외관 모두 후기형 전동차와 동일함. 이 차량도 33/34편성처럼 LCD-LED 안내기를 달았는데, 이 상태에서는 93년식 5차분 차량과 창문 로고 안 보면 완벽하게 똑같음. 그래서 출고 당시부터 LED 안내기가 달려있었다가 33/34편성처럼 LCD-LED 안내기를 시범 장착했을 수도 있지만 사고 복구분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원래 초기형처럼 없었다가 나중에 달았을 수도 있음. 일단 이 의문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는 없고 추측으로만 답변해보자면 '처음부터 안 달았을 가능성이 높다' 임. 자료가 아예 없는 건 아니고 있기는 있음. 94년 뉴스인데 여기서 저 전광판 없는 후기형 전동차 실내 나오고 17편성의 외부가 나옴.(사진상으로는 141X까지만 식별되지만, 측면 편성번호 양식을 보면 91년식=17편성이라고밖에는 생각이 안 됨) 근데 문제는 저 두 차량이 똑같다는 보장이 없음. 8량 장대화를 위해 도입된 5차분 차량의 실내가 정확하게 저 뉴스에 나온 차량의 실내였는데, 17편성에 전광판 떼면 정확하게 5차분이랑 똑같음. 그러니까 저 뉴스에 연달아 나온 차량의 내외부가 똑같은 차량이라는 보장도 없는데, 저 실내는 5차분(1993)과도 똑같기 때문에 저 뉴스만으로는 알 수가 없다는 이야기임. 그렇지만 만약 저 뉴스에 나온 두 차량이 똑같은 차량이면 17편성은 도입 당시부터 없었던 게 맞음. 또한 사고 복구분인 만큼 정식 4차분(91년식) 차량과는 좀 다른 특성이 존재하긴 했고(대표적으로 쪽창) 발주도 다른 시기에 했기 때문에 일단은 91년식 차량과 다르게 2000년대 초 LCD-LED 전광판 달기 전까지는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 당장 서울 1호선의 111편성도 99, 04년식 객차라고 해서 처음부터 전광판 있지는 않았잖아? 만약 처음부터 없었다면 진짜 91년식인 17편성의 6/7호차 전광판은 8량 증량될 때 17편성 들어가면서 뗐을 거임. 두 번째 의문 역시 정확히 알 수는 없고 추측으로만 답변해보자면 '부품용 되는 동시에 21/25/30/31편성 Tc로 갔다' 임. 이건 아예 순도 100% 본인 뇌피셜임. 일단 21/25/30/31편성은 Tc는 초기형(=전광판 없는)인데 중간차가 97년식(=기본적으로 LED 안내기가 달린)이었던 차량이었음. 근데 유독 저 차들 Tc에서 2010년대 전후로 교체된 엄청나게 휘도 높은 풀컬러 LED 전광판(지금 것과는 다르고 생긴 건 저번 글에서 얘기한 LED 민짜와 똑같음)이 유독 많이 보였거든. 물론 저 쨍한 LED가 초기형+후기형 짬뽕편성 Tc에서만 나온 건 아니고 91년식하곤 관계 없는 다른 차에도 달려있었긴 한데 유독 저 Tc들에서 높은 빈도로 발견되었음. 다른 차에도 있었던 건 애초에 91년식 차에 달렸던 전광판들이 저 초기형 Tc에 달리고도 남았을 거고 그게 부품용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음. 게다가 정비할 때 전광판을 마구잡이로 섞기 때문에(94년식 차에서 97년식 전광판 나온다던가) 91년식 차 아니더라도 91년식 차에 달린 전광판은 있을 수 있었음. 그래서 그냥 91년식 차에 달렸던 전광판들만 교체한 게 저 쨍한 LED일 가능성이 있다고 봄. 부품용으로 전환된 것도 있다고 하는 건 21/25/30/31 Tc로만 갔다기엔 개수가 안 맞아서.(33/34편성 LED 전광판 합치면 97년식 객차 포함하면 16개에, 17편성엔 원래 없었다고 가정해도 증량 때 들어간 중간차 2량 생각하면 2개) 물론 증거는 하나도 없고 그냥 뇌피셜임. 아무튼, 결론을 요약하자면... 1. 1991년식 전동차는 국내 최초의 객실 내 전광판 장착 차량이다. 2. 33/34편성은 원래 있다가 2000년 넘어갈 때 LCD-LED 안내기로 교체된 케이스이고, 17편성은 사고 복구분인 만큼 처음에 없었을 가능성이 높기는 하나 다소 애매하긴 함. 3. 출고 당시부터 달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가능성은 높다. 글 읽어줘서 고맙고, 틀린 점 지적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댓글 달아줘! +자료 출처(문서 하나는 나라장터에서 가져옴) 34편성:https://photozou.jp/photo/show/50802/22037898 https://omn.kr/f7ok www.jsm1182.net https://youtu.be/mtIfYCUkWmE?si=wxogv0oiy5QtNGrA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3673080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3741431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3769430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3741245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294677 https://2427junction.com/koreabusan01.html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30112.22007225446
작성자 : 카마엘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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