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체구가 컸던 아이.
아직 걷지 못하던 돌 전 아이를 달랠 때, 난 가끔 이 아이를 놓치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떼 쓰며 품안에서 버둥거리는 아이는 내 힘으로 감당하기는 버거웠었다.
하지만 한 번도 아이를 놓친 적은 없다. 정말 있는 힘껏 안아줬으니까...
그렇게 아이를 한참 안아주고 나면, 밤에는 팔이 아파 잠을 못 이루기도 했다.

걷기 시작하며 아이는 내 품을 떠나 혼자 다니기를 좋아했다.
그 때도 나의 눈길은 아이에게서 떠나지를 못 했다.
늘 아이의 뒤에는 내가 있었다.

이제 그 아이는 혼자 어디든 갈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궁금하고 걱정된다.
\'내가 앤가?\'
라며 다 큰 양 큰 소리를 치는 녀석을 보면,
때론 대견함이... 때론 그 치기어림에 코웃음이 나기도 한다.

그렇게 내 품안에 있을때든, 떠났을 때든,
아이는 나의 일부였다.
내 온 신경을 쏟아부어 키웠고,
내가 힘들어도 일하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기쁨이, 뿌듯함이, 자랑스러움이, 안쓰러움이...
나의 모든 감정이 되어 준 존재였다.

어버이날 학교 과제로 한 편지쓰기의 한 줄...
사랑해요... 엄마, 아빠.
그렇지만 그 한 마디에 세상 모든 걸 다 얻은 듯한 기분이 들게 해 주는 존재가 또 어디 있겠는가.


자식은 그런 존재이다.
나를 낳아 준 부모님께는 한 번도 드리지 못 했던  사랑을...
젊은 날 온 정성 바쳐 사랑한 배우자에게도 주지 못하는 사랑을...
받을 기약 없지만 한 없이 베풀게 되는 사랑을..
줄 수 밖에 없는 그런 존재...


무너지는 맘 추스릴길 없을 그 분들의 맘...
다 헤아릴 수 없겠지만...
하루종일 너무 아프다...
오늘 하루는 그저 아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