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의 김탄이 좋은건 섬세해서야-

특히 오늘 말하고 싶은건 그 시선. 눈빛.

눈이 크고 깊어 그런가 던지는 시선 마저 길어서

햇살아래 눈을 찌프리며 깜빡이는 은상이를 바라보는 눈빛 가득

다정함과 설레임이 파도처럼 일렁거리는거 같더라.

썬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어도 말이지 (이 느낌을 알까나?)

18세의 김탄을 어찌 설명할까.  

아직 세련되게 다듬어지지 않은 탄의 언어는 

여과되지 않아 불퉁하고 단순하지만

외로움과 싸우며 힘겹게 자란 녀석의 몸은 성인남자와 다를바 없어

가까이 접근만 해도 긴장되는 묘한 전류가 흐르더만  

수업받는 내내 창밖에 앉은 은상이를 보느라

고개를 들고 엉덩이를 들썩였을 김탄은

자신의 성격이라던 특유의 게으름은 커녕

주인 기다리는 멍멍이마냥 하염없이 귀엽고 사랑스럽기까지 하더라.  

탄이를 기다리는건 은상인데

정작 그들의 표정을 보면

탄이가 은상을 기다리는 느낌이 나서 신기했고.  

복층 구조로 된 실내 맨 위 서재에서

불꺼진 홀의 어둠사이로 살금거리는 은상을 내려다 보던 시선.

은상 언니가 일하던 식당의 유리문을 손으로 열어 주면서도

울것같은 얼굴로 침묵하는 은상에게 내리 머물던 시선.

어둠컴컴한 극장 안. 영화속 주인공의 대사를 읊어주다

무심히 자신의 마음속 대사를 들려주어 놓고도

부끄럼이나 후회따위 없는 맑은 눈으로

은상을 향하던 그 정직한 시선은 정말...

휘어짐없이 직진해서 들어오는 감정을

올곧이 담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어서

새삼 이민호의 눈빛연기에 감탄했고.

이렇게 하나하나 나열하자면 탄이가 나온 장면은 다

일일이 나열해야 하므로 패스하는게 아쉬울뿐 ㅠㅠ

끝으로 은상이가 선물한 드림캐쳐를 올려 바라보던

탄이의 시선도 잊을수 없지.  

자기에게 이걸 버리는건 아니냐며

저렴해보이는 선물에 퉁명스럽던 탄이가

받은 선물을 곱게 걸어두고 

아이처럼 순수한 눈빛으로 잔잔히 바라보던 시선.

어둠이 찾아와 홀로 머무는 큰 집을 둘러싸면

덜 자란 아이처럼 온밤내 외로웠던 탄이였는데

오늘 밤 만큼은 혼자가 아니라는 온기를 느껴서일까.

처음으로 예쁜 꿈을 꾸라는 선물을 받아서일까.

은상이로 인해 벌어진 당황함에

서둘러 종종걸음치며 방으로 달아나는 탄이의 뒷 모습은

어린아이보다 더 귀엽더라구.

그 키에 그 덩치에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