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가 삼성 마운드를 맹폭하며 5위 탈환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한미일 통산 1000번째 경기에 선발로 나선 임창용(42)도 시즌 두 번째 퀄리티 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자축했다.

임창용은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8 KBO리그 삼성과 정규시즌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99개를 던지며 7안타(1홈런) 3실점으로 시즌 4승(4패 4세이브)째를 수확했다. 시즌 두 번째 QS로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통해 선발로 던질 체력을 길렀다는 것을 증명했다. 최고구속은 148㎞까지 측정됐고 커브와 포크볼을 두루 섞어 삼성 타선을 제압했다. 삼진 6개를 솎아냈고 볼넷은 두 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전성기를 구가했던 삼성을 상대로 자신의 두 번째 선발등판이었다. 입단 2년차였던 1996년 4월 18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삼성을 상대한 뒤 22년 5개월 만에 다시 대구구장 마운드에 선발등판했다. 구단 이름도 해태에서 KIA로 바뀌었고 꿈틀대는 뱀직구의 움직임도 예전만 못했지만 경험으로 체득한 관록을 앞세워 삼성 타선을 제압했다. 임창용이 원정에서 선발승을 따낸 것은 삼성 시절인 2005년 6월 5일 무등 KIA전이후 4853일 만이니 더 묘한 감정이 교차됐을법 한 승리다.

2회 무사 만루 위기를 1실점으로 막아내며 역대 20번째 1700이닝 이상(1704이닝) 던진 투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KBO리그에서만 756경기 째 출장해 얻은 값진 기록이다. 임창용은 “이제 100경기 정도 뛴 느낌인데 세월이 참 빠르다. 오랜기간 야구를 하다보니 1000경기라는 뜻깊은 등판 기록을 세우게 됐다. 팀이 5강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거둔 승리라 더 의미가 있다. 특히 후배 타자들이 활발한 공격으로 큰 선물을 준 것 같다. 삼성은 친정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나와 많은 승부를 하지 않은 덕분에 좋은 투구를 한 것 같다”며 웃었다.

레전드급 투수의 의미있는 등판에 타선이 봇물처럼 터졌다. 안치홍과 박찬도가 만루홈런을 쏘아 올려 2001년 이후 17년 만에 역대 세 번째 한 경기 그랜드슬램 두 방을 쏘아올리는 팀 자체 진기록을 세웠고 역대 5번째로 4만 1000 안타 고지도 돌파했다. 홈런 세 방을 포함해 16안타, 4사구 9개로 삼성 마운드를 두드려 18-3 대승을 낚으며 5위 LG를 거세게 추격했다.

KIA 김기태 감독은 “선수단 모두 공수주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무엇보다 임창용의 1000경기 출장 대기록과 안치홍의 100타점, 김주찬의 2600루타 기록 달성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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