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아는 뻔한 이야기이지만
원작이 있는 드라마는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창작물로 즐기는 게 좋은 것 같아.

원작의 판권을 사지도 않고 표절하는 드라마들도 옛날엔 꽤 됐는데
운빨은 원작을 정당히 빌려오고 많이 존중해주고 있다고 느껴.
대본 표지 글씨도 원작 표지랑 똑같고
티져 메이킹 스포짤 풀린 것도 보늬 의상을 보니
꽃무늬 흰남방에 싱크로율 100% 빨간 치마더라고.
심지어 여주85, 남주86, 섭남 88 나이까지 맞췄더라. 호랑이띠.
제작진 마인드가 원작을 존중해주는 것 같아.

각색을 하는 들마 제작진의 각색도 존중받아야겠지.
만화와 드라마라는 매체의 차이도 분명히 있고
아무래도 만화처럼 너무 과장되면 유치하다고 할지도 모르고
그리고 원작이 일단 너무 짧아.
원작대로 가면 2회분 정도나 나오려나.
우리 들마는 그래서 각색자가 너무 중요할 것 같아.

기사에서 풀리는 인물소개를 보다보면 남녀주 모두 첫사랑이 나오고
그래서 남녀주와 각각의 첫사랑들이 얽혀서 사각이 되니
혹시라도 삼각 사각 때문에 이야기 전개에서 '오해'라는 클리세와
고구마처럼 느리고 꼬이고 답답한 전개가 될까 걱정 되기도 하는데
원작에선 쌍방에다 삼각도 없어서 답답한 부분이 없이 금방 풀리니까
들마에서 삼각 사각이 나오면 원작과 비교해 아쉬워 할지도 모르거든.
더군다나 남주 설정이 약간 바뀐 것도 득이될지 실이될지 모르고.

그런데 그런 각색부분이 만화를 드라마로 2차 창작하는 이유이자
이 작품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이걸 잘하면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드가 되고
이 부분이 재미가 없으면 들마가 산탔다고 욕먹겠지..

이왕 사온 거 잘됐으면 좋겠다.
오히려 원작을 뛰어 넘었다고 말할만한 들마들도 많거든.
명드라고 이름난 미니시리즈 많은 수가 소설이나 만화를 원작으로 가지고 있고.

원작과 내용이나 인물이 꼭 똑같을 필요는 없다고 봐.
그치만 물론 큰 물줄기는 같았으면 좋겠어. 기획의도나 주제 같은 거.
보늬가 수호를 좋아하고 수호가 보늬랑 잘됐으면 좋겠어.
그렇다면 작가님이 다른 에피소드를 넣어도 어느정도는 참아보려고.
길을 구불구불 돌아들어가더라도
중간중간 중요지점과(아픈 여동생, 보늬 프리젠테이션, 수호 아버지)
결말을 지켜준다면
중간에 돌아가는 경치들을 작가님과 같이 여유있는 마음으로
즐기면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산만 안타고 원래 목적지에 도착할 거라는 확신만 주신다면
중간에 작가님이 새로 추가로 만드는 에피소드를 선물처럼 풀어가며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부디 들마가 끝난 후에 원작보다 더 잘다듬어진 들마로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