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극장에서 영화 <아버지의 깃발>을 보았더랬소. 자막 번역을 찬찬히 살펴본 결과 한숨만 팍팍 나오더라는... 여전히 전쟁영화에서 오역은 여전하더구료. 소햏이 잡은 오역들 몇 가지를 공개하겠소. *국기 게양 사진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월남전 때 촬영된 ‘월남군 장교가 미군 병사의 머리통 날리는 사진’ 얘기가 나오오. 소햏이 알기로 그 사진은 월남군 장교가 자신의 가족들을 몰살시키고 현장에서 체포된 베트콩 대원(절대 미군이 아니오!)을 즉결 처분하는 사진인 <사이공식 처형>이라고 알고 있소. *번역사는 좀 큰 중화기다 하면 무조건 '기관포'로 번역했소. 이오지마 전투 같은 지상전에서 기관포는 그리 흔히 볼 수 있는 무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함상에서 중대장이 마이크 스트랭크를 불러 ‘소대장’을 맡으라고 하는 장면이 나오오. 하지만 마이크의 당시 계급은 병장인데다 아직 소대장이 유고되지도 않은 상륙 전이므로 이것은 말이 되지 않소. 원어를 들어보면 분명 플래툰 서전(Platoon Sergeant)을 맡으라고 하오. 이것은 소대장이 아닌 ‘소대선임하사’로 번역되어야 하오. 병장인데 어떻게 소대선임하사를 하라고 할 수 있나? 하실지도 모르지만, 미군의 계급체계는 상병부터 하사관으로 치오. *존 브래들리가 병원에 입원한 장면에서 해군 중위인 간호장교가 해군 병장에 불과한 브래들리에게 존댓말(!)로 애기하고 있소. *해군 장관이 깃발을 내놓으라고 하자 대대장은 거기에 반항하면서 원래 세운 기를 대대 금고에 보관하고 대신 더 큰 2번째 깃발을 세우라 지시하오. 그 명령을 전하면서 “대령님이 깃발을 가져오랍니다.” 라는 대사가 나오오. 대령에서 중령으로 바꿔야 하오. 깃발을 세운 부대의 대대장은 미 제28해병연대 제2대대장 챈들러 존슨 ‘중령’이기 때문이오. 언제가 되어야 밀리터리 매니아들을 만족시킬 만한 번역을 볼 수 있을지. 답답한 생각만 들더구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