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년동안 중국 국제학교에서 유학하다가 한국으로
들어왔고 작년 7월부터 목동 강서고 다니고 있어.
어떻게보면 저는 한학년 꿇고 들어간 것이죠.
고1 1학기 기말고사 끝나고 바로 학교 들어갔거든.

그리고 방학하고 고1 2학기 중간고사를 봤어.
내신 따기 어려운 강서고답게 5.5등급 나왔지.
초반에 내가 부모님한테 엄청 맞기도 했어.
어쩔 때는 하루 내내 학교에서 기가 죽어있었고.
하필이면 내가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있다고 나왔으니...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고2가 되고,
첫 중간고사 끝나고 5월에 부모님이랑 족발먹고
있었는데 아빠가 퇴근해서 날 떠올렸는지,
"아들을 유학보내지 말고 빨리 고등학교 졸업해서
아빠랑 같이 분양사업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라고 말씀하셔서 나한테 많이 미안해하시더라.

그래서인가. 아빠가 자주 나랑 외식하고,
좋은 말씀해주시고, 아침에 학교 데려다주시지.
지난 기말때는 아빠가 "너 기말고사 못 본다고
인생이 결정되는건 아니니까 아는만큼 찍어."
라고 말씀하셨어.

그리고 과외하면서 충돌도 여러번 있었는데...
영어는 스파르타식으로 하다보니까 내가 힘들어서
숙제도 잘 못하고 그러니까 2차례 대성통곡하고..
과학은 2학년 1학기때 너무 무리하게 해서
숙제도 잘 못하고 성적도 더 떨어지고 그래서
과학 3과목 기말을 푸는 내내 소리없이 울었고..

두 분이 나한테 너무 미안해하시더라.
영어쌤은 나를 보면 내신 때문에 충돌만 심해지고,
스트레스만 준게 너무 미안해서 정시로 돌렸고.
과학쌤은 앞으로 편하게 하자고 다운된 목소리로
많이 미안해하셔서 내신 스트레스 안주겠다고 했고.

특히 영어쌤은 과외하면서 이렇게 충돌이 심할줄
몰랐다면서 나 때문에 배운게 너무 많다고 하셨으니.

그리고 지금은 강서고등학교에 행복하게 다니고 있지.
내신과 수능 공부를 떠나서 이 학교에 오면
스트레스 하나도 안 받고 진짜 편안해지더라.
내가 이 학교 졸업하면 만감이 교차할꺼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