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에 대해서는 아주 아주 만족이야.
근데 프로그램은 조금 아쉽다.
내가 연아 연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주 아주 많지만
제일 큰 이유는..연아 연기가 굉장히 드라마틱하기 때문이야.
연아 연기를 보면 이미지 하나하나가 형상화돼서
동작 하나하나에도 무언가를 떠올리게 만들지.
종달새의 비상에서는 정말 종달새가 떠올랐고
박쥐에서는 톰과제리 박쥐서곡을 봐서 그런지
굉장히 코믹하면서도 귀여운 그 장면 장면들이 떠올랐어.
나는 대체로 다른 선수 연기를 보게 되면 누구누구의 연기를 봤다고 하지
어떤 프로그램을 봤다고는 안하게 되더라구.
그 선수의 이미지는 남는데 프로그램 이미지는 잘 안남아.
근데 연아 프로그램 보면 꼭 종달이, 박쥐..프로그램을 봤다고 말하지.
프로그램 중간중간의 아주 세세한 안무들이 그 차이를 만드는거 같아.
어떤 선수를 보면 음악만 바뀌고 그냥 똑같은 걸 본 느낌일때도 있어.
단순한 요소요소들의 결합과 나열이랄까..

근데 사이공은 좀 아쉽다..
프로그램 끝나고 연아는 뚜렷한데 프로그램이 인상적이지는 않더라구..
아주 강렬하지도 아련하지도 애처롭지도 않고..
연아의 싱그럽던 미소만 생각나..
훌륭했던 요소들은 기억나는데 그게 전체적인 이미지로 다가오지가 않아..

이건 빙질이라던지 처음 선보였다던지
그런 변수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관적인 감상이야.
아마도 러시아때 보고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

내가 지금 이 시점에서 제일 기쁜것은
연아의 체력이 아주 ㅎㄷㄷ해져서
프로그램을 좀 더 잘 소화할 수 있게 된 것과
스케이팅이 아주 깃털처럼 가볍다는거. 체력이 좋아져서 그런가..
프로그램 끝나고서도 아주 가뿐해보이는게 3번 해도 되겠더라구.

그리고 연아의 표정..
표정연기가 좋은건 원래 좋았던 거고..표정도 다양해서 좋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행복해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어.
행복한 스케이터 김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