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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나이트6.txt

묵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2.04 21: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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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내빈실은 생각보다는 소박했다. 화려함보다는 아늑함을 추구한 듯 눈이 편해지는 따뜻한 톤의 색상과 깔끔한 디자인의 가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키가 멀쑥한 외교관은 난처한 표정으로 한스에게 말했다.


"전하께서는 지금 급한 일이 있으셔서 접견은 나중으로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한스 왕자님"


"그 '급한' 일에 관해서 말씀드릴게 있다고 전해주시겠습니까?"


한스에 말을 듣고 눈이 동그랗게 된 외교관은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라는 말과 함께 허둥지둥 문밖으로 달려나갔다.

아마도 그의 형 단스의 짓이겠지만 코로나 왕국에 라푼젤 공주의 실종에 관한 소문이 은연중에 퍼지고 있었다.

'아렌델로 신혼여행을 간 라푼젤 공주가 실종됐다. 아렌델의 엘사 여왕은 마법을 사용하는 사악한 마녀다.

그녀가 라푼젤 공주를 유괴했을 했을 것이 틀림없다. 코로나를 차지 하기 위해서 그런 짓을 벌인 것이다.' 가 소문의 골자였다.

이 소문은 디즈니가 발표한 엘사 여왕이 냉기를 다루는 마법사라는 사실과 더불어 코로나 왕국의 여론을 흔들고 있었다.


'정말 철두철미하군..'

생각할수록 그의 형 단스의 수완에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여기서 자신이 이 여론에 불씨 하나만 던져준다면 코로나 왕국의 분노가 거대한 불꽃이 되어 아렌델을 향하게 될 것이다.

그때, 문이 열리며 코로나의 국왕이 들어왔다. 급하게 달려왔는지 비뚤어진 왕관을 고쳐 쓸 틈도 없이 예를 표하는 한스에게 다가와 말했다.


"한스 왕자! 라푼젤에 행방에 대해 아는 것이오?"

"유감이지만 정확한 행방에 관해서는 모릅니다."


고개를 저으며 말하는 한스를 보며 국왕의 표정은 절망감으로 물들었다. 

겨우 돌아온 딸이 실종 됐다는 소식이 며칠 전 왕궁으로 날아온 뒤 왕의 머리 속은 오직 그의 사랑하는 딸 라푼젤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차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두 번 다시 딸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두 번 다시는..깊은 한숨을 내쉬는 왕을 보며 한스는 말을 꺼냈다.다.


"하지만 그 소행이 아렌델이 한 짓이라고는 확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렌델에 잡입해 있는 우리 쪽 첩자에 따르면

 아렌델 정규군의 복장을 한 무리가 성문을 빠져나가는 것을 목격했다는군요. 공주의 실종 뒤 에렌델에서 만든 용의자들의 몽타주와

 똑같은 용모의 사내들을 말입니다"


"역시 아렌델의 소행이란 말인가.. 하지만 아렌델은 우리 코로나와 오랜기간 동맹국이었던 왕국이오. 그들이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없지 않소?"


"전하께서는 그녀가 강력한 마법사라는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그녀는 이제 그 능력을 완전무결하게 다스릴 수 있습니다.

 수천, 수만의 군대도 능가하는 강력한 힘. 그녀는 힘은 기후를 조종하고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들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 힘을 가진 지배자가 작은 영토만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요?"


"그런.."


"더군다나 코로나 왕국은 우리 서던 아일랜드와 함께 세계를 호령하는 강대국, 그 중 하나를 침묵시킬 수 있다면 그녀의 계획이

 크게 쉬워지겠죠. 전하, 이대로 참고 기다리기만 해선 안됩니다."


"하지만 내 딸 라푼젤의 목숨이 걸려있는 일이오.."


왕은 말끝을 흐리며 주저하고 있었다.

현명한 성군으로 소문난 코로나의 왕이 아무 의심도 하지 않고 이렇게 쉽게 넘어오다니..

그만큼 그녀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겠지. 이성적인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마치.. 

머리속에 떠오로는 생각을 애써 지우며 한스는 결정타를 날렸다.


"우리 서던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아렌델을 물리치기 위한 연합군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는 그저 아렌델의 악행을 엄중히 규탄하는 

 성명서를 내시는 것과 동시에 라푼젤 공주를 구출할 정예병력만 비밀리에 직접 데리고 오시면 됩니다."


"그것으로 충분하겠소?"


"그것만이라뇨. 국왕님의 무명은 코로나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퍼져있습니다. 충분하다 못해 넘치고도 남으니 그런 말씀 말아주십시오

그리고 라푼젤 공주를 염려하시는 마음 알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우리 서던 아일랜드가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라푼젤을 가지고 협박한다면 우리 코로나는.. 그대들에게 칼을 겨눌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기 전에 구출해내야겠지요."


믿음직한 답변에 작은 희망이나마 찾은 왕은 조금은 밝아진 얼굴로 한스의 손을 꼭 잡았다. 


--


"언니!"


회의실의 문을 열어젖힌 안나는 한손에 쥔 신문을 쫙 펼쳤다.


"이게 도대체 뭐야?!"


신문에는 '악의 축'인 아렌델을 타도하기 위한 연합군이 결성되어 아렌델의 선전포고를 했다는 내용과 

코로나 왕국에서 낸 라푼젤 공주의 납치라는 악행을 저지른 아렌델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문이 대문짝만하게 실려있었다.


각료들과 대화하고 있던 엘사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안나를 자신의 옆자리로 불렀다.


"실린 그대로야. 오늘 아침에 선전포고 서신이 정식으로 아렌델에 전달됐어. 전쟁이 시작된거야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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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뭐? 우리가 도대체 왜 전쟁을 해야 하는건데? 라푼젤 공주의 실종은 우리의 짓이 아니잖아!

 더군다나 언니가 사악한 마녀라고? 이딴 말도 안되는 소리가 어디있어! 이런 근거없는 소문으로 우리 아렌델을 침공한다고?!"


계속된 라푼젤의 수색에 빠짐없이 참여하느라 며칠 간 왕궁을 비웠던 안나의 입장에선 이번 선전포고는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나 다름없었다.

억울해 소리치는 안나에게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엘사는 말했다.


"라푼젤 공주는 우리의 소행이건 아니건 아렌델에서 실종 됐으니 코로나가 우릴 의심할 수 있겠지..

 연합군들은 내가 이 능력을 사용해 위즐타운의 대공을 살해하려 했고 이제는 세계를 정복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어.

 사실은 이번 기회를 잡아서 무역의 중심인 아렌델을 차지하려는 속셈이겠지만 말이야."


옆에서 듣고 있던 각료가 말을 꺼냈다.


"연합군의 수뇌부인 서던 아일랜드와 위즐타운은 아렌델을 차지하면 막대한 이익이 굴러들어올겁니다.

 서던 아일랜드는 대양으로 향하는 교두보가 생기는 것이고 위즐타운도 막대한 관세를 낼 필요가 없어지니까요"


"그 위즐타운 대머리 영감은 끝까지 맘에 안드네, 잠깐! 뭐? 서던 아일랜드?? 한스의 나라?"


"그래. 한스의 부추김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서던 아일랜드의 독수리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릴 먹잇감으로 삼은거야.

 최대한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보겠지만... 안나 너는 계속 라푼젤 공주의 수색을 지휘해줘, 부탁할게."


"이제 겨우 모든게 정상으로 돌아와 행복해지려던 참인데 도대체 왜.."


고개를 떨구며 어깨를 떠는 안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엘사는 힘있게 말했다.

그 목소리엔 무역강국 아렌델을 지배하는 여군주의 위엄이 서려있었다. 


"걱정할거 없어. 아렌델은 내가 지킬거야. 나에겐 그만한 힘이 있어. 설령 전세계를 상대로 한다고 해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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