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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와 함께하는 문학의 향기 - 라팔 한대

덕국팬텀(121.142) 2008.08.03 01:38:26
조회 1783 추천 0 댓글 6

내가 레드플래그(Red Flag) 훈련에서 본 일이다.


밥통(드랍탱크) 다섯개를 단 도색 벗겨진 라팔 한대가 각국의 전투기 편대(編隊)마다 다가가서 불안정한 롤링을 하며 무전교신 주파수를 편대장기에 맞추고 ,"황송하지만 이 라팔이 못 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치이익.."하고 그는 마치 영창입감 여부를 기다리는 군인과 같이 편대장의 답신을 기다린다.

영국공군 해리어 GR.9 편대장은 고개를 돌려 그의 라팔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좋소\'하고 답신한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모양으로 롤링을 하다 거수경례를 몇 번이나 하고 피치아웃(pitch out)을 한다. 그는 6시 방향을 자꾸 돌아다 보며 얼마를 비행하더니, 또 다른 편대에 끼어 들어갔다. 또 불안정한 롤링을 하며 한창 꾸물대다가, 독일공군 EF-2000 편대장기에 무전 주파수를 맞추고,


"이것이 정말 라팔이오이까? 치이익..."

하고 묻는다. 독일공군 편대장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다보더니,

"그 전투기 설계기술 어디서 훔쳤어? 확 격추시켜불라.. 치이익..."

라팔 조종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예요 치이익..."

"그러면 외계인 코에 다마네기 잔뜩 섞은 설렁탕이라도 부었단 말이냐? 치이익..."

"누가 그렇게 끔찍한 짓을 합니까? 부으면 외계인이 순순히 불기나 하나요? 어서 그 말 거두십시오 치이익..."

라팔 조종사는 니어미스(Near Miss : 항공기가 충돌할만큼 너무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를 할 듯한 거리만큼 가까히 접근했다.


EF-2000 편대장은 웃으면서 \'좋소\'하고 답신해 주었다.


그는 얼른 편대이탈 후 후연기(After Burner : 전투기의 가속장치)를 점화하고 황망히 달아난다. 6시 방향을 흘끔 흘끔 돌아

다보며 얼마를 흔들거리며 비행하더니 별안간 쓰로틀을 낮추고 에어브레이크를 건다. 저속비행을 하며 그의 전투기가 흠집나지 않았나 만져보듯 살펴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파일런의 밥통이 다섯개임을 확인했을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순항비행하다가 그랜드 캐년의 어떤 으슥한 협곡으로 저공비행해 들어가더니, 협곡에서 자동비행 모드로 놓고 조종석에서 살포시 일어서 기체와 밥통 5개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조종하는 F-15K를 가까히 들이대 와도 RWR(Radar Warning Receiver : 레이더 경보 수신기)이 울리는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라팔을 줍니까? 치이익..."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무전에 깜짝 놀라 기체를 흔들거리며 조종석에 황망히 앉아 조종간을 잡았다. 그리고는 떨리는

모습으로 후연기를 점화하고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격추시키지 않소. 치이익..."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레이더를 껐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며 답신을 하였다."이것은 외계인한테 받은

게 아닙니다. 다쏘사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라팔을 줍니까? 라팔 RC모형 한 번 받아 본 적이 없습니

다. 라팔 프라모델 한 개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개 한 개 얻은 프라모델로 장사를 하여 돈을 모

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을 라팔RC 모형과 바꾸어 되팔았습니다. 이러기를 수천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라팔(Rafale) 한 기와 밥통 다섯

개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이 전투기를 얻느라고 20년이 더 걸렸습니다..치이익..."

그의 목소리엔 흐느낌이 느껴졌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전투기를 샀단 말이오? 그 전투기로 무엇을 하려오? 치이익...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답신했다.

"이 전투기로, 라팔최고란 닉을 가지고 항전갤에서 찌질대고 싶었습니다." 


(피천득 著 - 은전 한 닢 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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