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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번역 비교|동서, 더클래식, 열린책들

시공상자(118.39) 2012.12.01 20:26:18
조회 6246 추천 11 댓글 5


 나는 호주머니에서 여행할 때 가지고 다니는 단테의 문고본을 꺼냈다. 파이프에 불을 붙이고 벽에 몸을 기대 편안한 자세를 취했다. 잠시 머뭇거렸다. 어떤 시행을 읽어야지? 불이 타오르는 암흑의 <지옥편>을 읽어? 아니면 <연옥편>의 정결한 불길을 찾아? 아니면 더 건너뛰고 곧바로 인간의 희망이 가장 고양된 그곳 그 대목을 읽어? 나는 선택의 여유가 있었다. 문고본 단테를 손에 들고 내가 가진 자유를 만끽했다. 내가 이른 아침에 읽으려는 시들은 온종일 그 리듬을 나눠줄 것이다.

-  동서,  박석일 역

 나는 주머니에서 단테 문고판(내 여행의 동반자)을 꺼내들었다. 그러고는 파이프에 불을 붙이고 벽에 기대어 편안하게 앉았다. 나는 한순간 망설였다. 어디를 읽는다? <지옥편>의 불타오르는 암흑? <연옥편>의 정화(淨化)하는 불길? 아니면 인간의 희망이 최고의 감정 기준이 되는 대목으로 들어가? 나는 마지막을 취했다. 문고판 단테를 손에 들고 나는 자유를 즐겼다. 아침 일찍 고르는 단테의 시행이 하루 종일 그 운율을 나누어 주리라고 생각하면서.
- 열린책들, 이윤기 역

 나는 주머니에서 내 여행의 동반자인 단테 문고판을 꺼내 들었다. 파이프에 불을 붙이고 벽에 기대어 편하게 앉았다. 어느 부분을 읽을지 한순간 망설였다. <지옥편>의 불타오르는 암흑을 읽어? <연옥편>의 정화하는 불길을 읽을까? 아니면 인간의 희망이 최고의 감정 기준이 되는 대목? 나는 마지막을 골랐다. 아침 일찍 고르는 단테의 시구가 하루 종일 그 운율을 선물해 줄거라는 생각에 문고판 단테를 손에 들고 자유를 만끽했다.
- 더클래식, 베스트트랜스 역

동서문화사의 박석일교수는 "전남대 사학과를 거쳐 인도 델리대 대학원 사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외국어대학 힌디어과장을 지냈다."는 사람으로 확실히 실존하는 인물이고 많은 인도 관련 서적들을 저술하고 번역한 사람인데, 왜 뜬금없이 동서문화사에서 "나일강에서 죽다", "갈리아 전기/내전기", "그리스인 조르바"를 번역했는지는 미스터리다. 물론 하서 출판사에서도 "지와 사랑/데미안(1990년)"을 번역했다고 하지만 동서문화사의 악명을 생각해보면...

열린책들의 故이윤기선생은 유명하니까 스킵.

더클래식의 베스트트랜스는 번역가집단으로 '추정'되는데, 그 누구도 자세히 알지 못하는 미스터리한 집단. 집단인 만큼 번역의 질은 평이한 편이라는 듯.

그러니까 열린책들 이외에는 '진짜'로 누가 번역했는지조차 애매한 상황이고 물론 모두 다 중역일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적으로 평가를 내리자면,

동서문화사는 가격의 메리트도, 번역의 메리트도 없는데다 뭔가 구리고,

더클래식은 동서만큼은 아니지만 구린내가 나는 것이, 세트로 껴주는 영문판의 수상함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번역이 이윤기 선생의 번역을 참고한게 눈에 보인다. 아니, 그냥 이윤기선생의 번역을 그럴듯하게 다듬은걸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결론 : 열린책들꺼 사세요.
본인은 더클래식으로 소장중.

 나는 어느 것을 읽을까 결정하려고 그 강렬한 환상(단테의 《신곡》)을 들여다보았는데 그럴 시간이 없었다. 갑자기 이상해진 나는 머리를 치켜들었다. 어떻게 된 건지 나의 두개골을 꿰뚫고 스며드는 듯한 두 시선을 느꼈던 것이다. 나는 유리문이 있는 쪽으로 급히 고개를 돌렸다. 순간 허망한 희망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다시 친구를 만나게 되는군.' 나는 기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예순쯤 되어보이는 키가 헌칠하게 크고 깡마른 낯선 사람이 유리창에 코를 대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조금 납작해진 꾸러미 하나를 옆구리에 끼고 있었다.
 내가 가장 감명받은 것은 그의 냉소적이면서도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강렬한 눈매였다. 아무튼 내게는 그렇게 보였다.
-  동서,  박석일 역

 시행을 결정하려고 이 강렬한 시편으로 고개를 숙였지만 그럴 여유가 없었다. 문득 방해를 받고 있는 것 같아 고개를 들었다. 두 개의 눈동자가 내 정수리를 꿰뚫어 오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급히 유리문 쪽으로 뒤를 돌아다보았다. 내 머릿속에서는 <내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된다>는 허망한 희망이 불길처럼 번득였다. 나는 기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키가 크고 몸이 가는 60대 노인 하나가 유리창을 코로 누른 채 찌르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는 겨드랑이에다 다소 납작해진 보따리를 하나 끼고 있었다.
 내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준 것은 냉소적이면서도 불길같이 섬뜩한 그의 강렬한 시선이었다. 어쨌든 내게는 그렇게 보였다.
- 열린책들, 이윤기 역

 이 강렬한 시편으로 고개를 숙이고 하루 종일 외울 시행을 결정하려 했지만 문득 누군가 방해를 하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들었다. 두 개의 눈동자가 내 정수리를 뚫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 급히 뒤를 돌아 유리문 쪽을 바라보았다. 내 머릿속에는 '내 친구를 다시 만난다'는 허황한 희망이 불길처럼 솟아올랐다. 나는 기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건만 기적은 없었다. 키가 크고 몸이 호리호리한 육십 대 노인이 코를 유리창에 대고 나를 찌를 듯한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그는 납작해진 보따리를 하나 겨드랑이에 끼고 있었다. 냉소적이면서도 불길처럼 섬뜩한 그의 시선은 내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어쨌든 내게는 그리 보였다.
- 더클래식, 베스트트랜스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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