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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재의 재구성

양신전설(211.200) 2007.02.26 18:59:13
조회 865 추천 0 댓글 18





와인바의 여주인. 희재

일본판 원작을 보면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한국판에서는 장준혁이 제주도로 수술을 가지만 원작에서는 폴란드의 바르샤바로 간다. 그는 희재에게 동행을 요구하지만 거부당하고 결국 혼자 가게된다. 하지만 호텔방에 들어섰을때 그녀는 어느새 장준혁의 부인이라는 이름으로 몰래 먼저 방에 들어와 있었다. 샴페인과 아름다운 그녀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어려운 수술을 성공리에 마친 장준혁에게는 아름다운 부인에 최고의 능력과 자신을 무한히 밀어주는 장인. 병원의 권력자. 그리고 매력적인 애인까지. 모든것이 다 있었다. 더이상 완벽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들은 폴란드 여기저기를 관광하면서 그곳에서 즐겁게 지낸다. 오래된 고성같은 멋진 장소에서 그들은 즐겁게 즐기고 있었다. 그때 그녀는 어느순간 문득 갑자기 생각난 것처럼 그에게 이별을 고한다. 여기서 헤어지자는것이다. 왜? 어째서 이런 최고의 순간에 이별을 말한단 말인가???

그녀는 담담히 말한다.
"당신이 최고의 자리에 있을때, 가장 멋진 장소에서 헤어지고 싶었다. 그게 내가 이곳까지 당신을 따라온 이유" 라고 말한다.
준혁의 마음속에는 물론 커다란 파도가 일었겠지만  늘 자신만만한 그답게 별다른 저항없이 이별을 받아들인다.
그리고는 예의 그 담배를 물고 라이터를 꺼내자 그녀는 그의 라이터를 빼앗아 마지막으로 그에게 담배불을 붙여준다. 조금은 슬픈눈을 하고서.    그리고 그녀는 감정을 다스리며 그곳을 떠난다.

어쩌면 그때 그녀는 이미 그의 미래를 내다봤던 것은 아니었을까? 
아니면 오히려 그때 그 일이 그의 미래를 망치게 된 이유는 아니었을까?
이렇게 생각해 버릴정도로 그녀는 존재감이 있었다. 원작에서 그녀는 참 흥미로운 캐릭터가 아니었다싶다. 의대출신이라 여러 의학문제를 잘 알아듣기도 했고 그를 다독이기도 했고 때로는 적당히 억누르기도 했다. 
원작에서 희재는 그야말로 장준혁을 손바닥위에 올려놓고 컨트롤하는 존재같았다. 오직 그녀만이 장준혁을 그렇게 할수 있었다.

 

 

 

 

 


한국판에서의 희재
강희재. 그 캐릭터에 대한 묘사는 드라마초반에는 많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침착해보이는 모습과 능란해 보이는 미소가 그녀를 설명해주었을뿐이다. 
희재라는 여자는, 물론 아름답지만 그것을 능가하는 매력적인 존재같다. 참으로 송선미의 캐릭터와는 달리 원작의 캐릭터를 잘 살린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능숙하고 세련되어 보이지만 얕아보이지는 않는다. 도무지 그 속을 다 알수 없을것 같다. 하지만 알고 싶어지는 여자다. 분명히 뭔가가 있을것 같은 여자다. 만약 정말 저런 여자가 있다면 그녀를 알게되는 남자는 그녀에게 빠지고야 말것이다. 다소 위험해보이기는 하지만...

그녀는 장준혁의 애인이다. 게다가 특별히 애인 이상의 관계를 더 원하는것 같지도 않고 집에 돌아가야 하는 장준혁에게 자신과 함께 더 있어달라고 보채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의 외박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날에는 집에 가라고 충고하기 까지도 한다. 장준혁의 대사에도 나왔지만 그는 만사가 귀찮은 날에도 와인바로 왔다. 왜? 여기엔 귀찮게 하는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렇다면 그녀가 밥오같이 장준혁에게 희생당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방법대로 장준혁을 사랑하고 있을 뿐이었다. 다만 그 방법이 장준혁에도 잘 맞았고 게다가 무척 놀랍고 경이롭기까지 했다는것이다. 
장준혁에게는 그녀가 빠질수밖에 없는 무언가가 있었을것이다. 장준혁의 그 강한 자존심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의 자존심을 존중했고 끝까지 지켜주려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그의 모습을 사랑하기만 할뿐 달리 더 그의 사랑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실제로는 저런 여자가 있을까 싶지만 왠지 납득당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인것 같다. 


의료사고 재판에 들어설 즈음,  희재의 집에서 맥주를 마시다 희재는 무심코 준혁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방호벽을 쳤어도 오경환 최도영쪽은 힘들지 않나? 특히 최도영 선생님은 자기 오진한것도 알잖아?"

스스로 부인하는 약점을 찔린 장준혁은 들고 있던 맥주를 내던지며 말한다.

"너 요즘... 왜 자꾸 안하던짓 해? 니가 뭘안다고 오진이니 뭐니야?"
"날 아무리 잘안다고 해도 말 함부로 하는건 못참아"
그리고는 옷을 들고 성큼성큼 걸어나간다.

희재는 시선도 돌리지 않은채 침착하게 말한다.

"오진이란 말에 그렇게 흥분하는거... 다른 사람에겐 들키지마"

그리고 그녀는 들고 있던 캔맥주를 마저 마셔버렸다.

빠른걸음으로 차고에 내려가 차에 탄 준혁은 거칠게 문을 닫는다. 너무 격분한 나머지 손이 떨려 열쇠를 제위치에 꽂지도 못한다. 그는 그대로 열쇠를 옆자리에 내던지고는 고개를 젖히고 앉아있었다. 
 그녀는 침착한 걸음으로 그에게 다가와 그의 가방을 단정하게 조수석에 놓아주다가 떨어져 있는 열쇠를 발견하고 열쇠를 꽂아 시동을 걸어준다. 그리고 아무말도 없이 차분히 문을 닫고 다시 돌아간다. 
준혁은 고개를 바로하고 기어를 넣고 거칠게 주차장을 빠져나간다. 그녀는 현관에서 걸음을 멈추고 그의 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사실 나는 그때까지 그녀가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장준혁이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짐작하기 어렵지않다. 아마도 그녀는 장준혁에게 소중한 안식처였을것이다. 그러나 그와달리 그녀는 뭔가 알기 힘든 뭔가가 있었다. 그녀는 도대체 장준혁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LIKE..?  LOVE?  어쩌면 SUPPORT? 아니면 모두 합쳐진 감정?
              

그러나 이 장면을 보고 난 뒤에는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그녀는 그를 CARE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녀는 그를 CARE 하고 있었고 어쩌면 잘 CONTROL 하고 있었다. 그녀가 그에게 줄수있는 최상의 것은 LOVE 가 아니라 CARE 이다. 그녀는 그런 방식으로 그를 만나고 있었고 그것이 어쩌면 장준혁이 그녀에게 가야만 하는 이유일것같았다. 


장준혁에게 그의 아내는 좋은 장인. 좋은 배경을 얻기위한 장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철부지 아내가 줄수 없는 것들을 희재는 그에게 주고 있었다. 그리고 때론 거침없이 자신의 정곡을 찔러오는 그녀지만 반대로 자신이 흔들릴때 자신을 잡아줄수 있는것도 희재였다. 새삼 나는 희재라는 캐릭터가 놀라워졌다. 

희재는 물론 아름답고 우아한 와인바의 여주인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외모나 배경이 없더라도 그녀 존재만으로도 빛나지 않을까하고 생각한다. 이런점에서 그녀는 장준혁의 아내와 좋은 대비가 된다. 수정아씨는 그녀의 배경과 외모를 빼면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든다.

물론 이것은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나라면 좋은 집안과 배경에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수정보다 아무것도 없고 아름답지도 않은 희재를 선택할것을 100% 확신한다. 


이 드라마에서 장준혁의 최대의 문제점은 불완전한 자신이 완벽하다고 착각. 혹은 자기확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다. 최고의 외과의사라는 허울도 속을 벗겨보면 실은 그렇지 않게 보인다. 나라면 장준혁보다 최도영에게 진료를 받고 싶어진다. 그런점에서 장준혁은 수술을 잘하는 의사일지는 몰라도 최고의 의사는 아닌것 같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더 많은 헛점을 보인다. 그가 조금만 친구의 충고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환자는 살수 있었을것이다. 그가 환자의 아내에게 조금만 고개를 숙였더라면 쉽게 문제를 해결할수 있었을것이다. 그가 일으킨 모든 문제를 돌아보면 그가 조금만 더 인간관계를 잘 했더라면 없었을 문제들이다.

그런 장준혁을 조금이나마 완벽하게 보이게 해주는것은 바로 이 희재라는 여자가 아닐까? 나는 그런 멋진 애인을 가졌다는 이유때문에 장준혁에게 질투가 났다.



이것은 물론 드라마의 이야기다. 현실에 희재같은 여자는 아마 잘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 있다면 나는 그녀가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던 그녀를 사랑하고 말것이다. 이쁜 여자는 많지만그런 생각. 그런 행동. 그런 말을 할 줄 아는 여자는 정말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이 그녀를 돋보이게 하고 아름답게 만들고 결국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여자가 되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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