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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심심풀이로 쓰는 글

니컬(125.178) 2018.05.17 15:33:41
조회 890 추천 17 댓글 6
														

아직도 불이 안 꺼지네 이거.... 그럼 이 흐름에 또 올라타는 게 맞겠지?


저쪽 남쪽 섬나라에는 화물 신앙(Cargo Cult)이라는 게 유행함. 쉽게 말해서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영적인 세계에는

지상락원이 있는데, 거기에서 조상들이 이것저것을 섬나라에 갖다주려고 보내왔고, 요새는 그런 것들을 왜놈, 양키,

흐긴 등이 일종의 의식을 통해 뺏아간다는 것임. 물론 왜놈, 양키, 흐긴이 야 그런 건 존재하지 않고 우리가 고향에서

만들어 온 것 중에 남는 것들을 나눠준 거야라고 가르쳐 줘도 얘들에게는 그건 다 이놈들이 놀고 먹으면서 자기네

조상들이 보내준 걸 뺏고는 그런 거 사실은 없다면서 입을 싹 닦으려는 걸로 들림. 우리 입장에서는 대개 이게 무슨

미친 소리냐고 하겠지만 얘들에게는 이것이 믿음이자 현실이며, 이들 중에 있을 지 모르는 메이지에게는 패러다임과

믿음이 될 거임. 그러면 진짜 여기에 메이지가 한 명 정도 있다고 치고, 이 메이지에 대해서 대충 생각해 보자. 당연히

저번에 썼던 뻘글에서 생각했던 소재를 좀 더 다듬어서 너희를 놀리려고 내놓은 거 맞음.


배경과 기본적인 사상

우리의 메이지 'Mr.마게'는 원래 파푸아뉴기니의 작은 부족에서 태어났음. 마게는 상당히 똑똑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근대식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고, 그러면서 왜 파푸아뉴기니 사람들은 다른 땅의 사람들처럼 문명을 세우지 못하고

수 천 년간 차이가 벌어지게 놔둔 것인가 의문을 품게 되었음. 바깥 세계의 문명이 먼저 시작되었기 때문인가? 글쎄,

여기의 대표적인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인 쿠크 초기 농경지(Kuk Early Agricultural Site)가 저기 이집트 문명보다

훨씬 일찍 생성된 농경 유적지이며 거기서 수천 년 간 농경이 지속되었던 걸 생각하면 거기서 문명이 시작되지 말라는

법은 없었을 것임. 따라서 마게는 다른 곳에 원인이 있으리라고 여기게 되었고, 부족의 전통 행사인 화물 신앙 의식에

일손이 모자라서 총 들고 참여하고 뒤풀이로 술마시고 놀고 약을 빠는 과정에서 영적인 트랜스 현상을 겪고 각성함.


그러면서 진실을 깨닫게 되는데, 사실 화물 신앙은 반 정도는 맞았던 것임. 진짜 조상들이 보내던 것은 사실 깨달음을

위한 지혜였던 거고, 양놈들은 자신들 고유의 의식을 통해(그러니까 신전에서 기도하고 그런 걸로) 그걸 일찍 깨달은

뒤에 갖가지 수단으로 그런 지혜를 독점하고는(종교개혁이니 지구라트 건설이니 뭐 그런 거 말이지) 훨씬 더 잘 보이는

최종 결과물인 '멋진 화물들'만을 자기들에게 보여주면서 그런 진실을 은폐한 것임. 자기들이 그렇게 얻는 지혜를 갖고

세상의 흐름을 이끄는 대로 계속 세계의 나머지 모두가 끌려다니도록 말이야. 왜 서양이 세계를 주도해 왔는지 알겠지?


그래서 얘는 이놈들이 그러는 데 쓰던 의식들을 모방하고 연구함으로서 오랫동안 접근할 수 없었던 영적 지혜에 도달한

뒤에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겠다는 결론에 도달함. 그리고 요새는 이놈들이 과학의 이름으로 그런

의식을 한다는 판단을 내렸음. 그런데 여기까지 깊게 생각을 하면서 다른 마법사들을 본 적이 없었으니까 트래디션이니

테크노크라시니 하는 건 솔직히 얘 입장에서 아직은 잘 모르겠고, 알게 되어도 얘 입장에선 영적인 지혜의 흐름을 두고

양놈들이 쟁탈전을 벌이는 걸로만 보일 거임(사실 그게 맞기는 하다). 물론 걔들 입장에서도 마게가 만든 결과물을 보면

아니 이 오펀 새퀴 어떻게 이런 걸 만든 / 하는 거? 같은 소리를 할 수 있겠지만 그런 거 알 게 뭐야.


일상적인 삶

마게는 아마도 자기네 부족에서 가장 많이 배운 사람일 것임. 그러므로 교사라든가 사업가라든가 그런 근대적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부족 내의 아이들 / 혹은 지역의 주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고 싶어할 가능성이 높음.

그러면서 남는 시간에는 그러는데 필요한 영적인 지혜를 얻기 위해서 혼자 마법적인 행동에 몰두하는 거지. 그러니까

겉으로 보기에는 많이 배웠으며 똑똑하고 지역 기준으로는 돈도 좀 있고 부족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사회 활동도 하고

그러는데 좀 특이하게도 아마추어 발명을 취미로 삼고 발명품이 잘 완성됐다면 무료나 싼 가격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만들어서 나누어준다거나 그런 사람으로 보일 것임. 좋은 사람이지?


사상적 체계

패러다임 : 천상의 질서와 세속적인 혼돈(Divine Order and Earthly Chaos)

세속적인 세계는 불완전하며, 고차원적인 영적 세계, 그러니까. 조상님들이 계신 곳이 훨씬 더 아름답고 완벽한 곳임.

그리고 거기에서 영적인 지혜에 도달한 조상들은 후손들에게 지혜를 전달해 줬는데, 이걸 내려받았냐 아니냐가 결국

문명 발전의 차이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함.


믿음 : 화물 신앙처럼 영적 세계의 조상들이 뭔가를 내려준다고 보는데, 화물이 아니라 영적 지혜를 내려준다고 믿음.

마게는 배울만큼 배운 사람임. 저기 공항에 착륙한 비행기에서 내린 짐이 어디서 생산되서 어디서 왔는지는 기록을

조회해 보면 다 알 수 있다는 것쯤은 당연히 알고 있음. 그러니까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만드는 기반이 되는

지혜를 조상들이 내려주던 것이고, 그런 지혜를 양놈들이 특별한 수단으로 재밍해서 수천 년 동안 독점했단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던 거지. 그리고 마게의 목표는 그렇게 틀어진 지혜의 흐름을 올바르게 되돌리는 거야. 뭔가 어째 이거

군대스러운 거 같지만 뭐 어쩔 수 없음.


방식 : 기존의 전통적 방법은 실패한 거고, 양놈들이 써서 '성공한' 방법을 연구해 모방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 여김. 

지식을 검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실험이겠지? 쉽게 말해서 마게는 이터레이션 X나 선 오브 에테르 등 다른

마법사들이(물론 그런 것은 잘 모른다) 발표한 '과학적 지식'에 대해서 주워 들은 뒤에 거기에서 언급된 실험 과정을

모방 / 재현하다 보면 그들이 영적인 지혜를 얻은 것마냥 자신도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믿고 그렇게 함. 물론 마게가

사용하는 재료나 실험 방식에는 한계가 있을테니 마게가 그렇게 하면서 얻은 지식 / 결과가 실제로 실험을 한 애들이

얻었던 답과 일치할 거란 보장은 없음. 아무렴 뭐 어때. 뭔가가 나오긴 했잖아? 당연히 얘도 테크노마기에 속할 테고,

그런 고로 얘가 참조할 다른 애들 마냥 주 영역은 물질이 되겠다.


도구 및 결과물 : 여러가지 발명에 필요한 도구들과 그 결과물(대부분 적정기술에 기반하고 있음).

마게는 일단 파푸아뉴기니 시골에 있고, 연구를 좀 크게 할 만한 여력도 없음. 그러면 답은 뭐냐... 당연히 그 환경에

맞는 수준의 도구들을 쓰겠지? 말하자면 대개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과 관계된 것들이 얘가 사용하는

도구이자 결과물의 주된 테마가 된다 이거임. 쉽게 말해서 다른 테크노마기들(선 오브 에테르나 이터레이션 X등)이

쓰는 마법 / 결과물을 걔들 책 같은 거 찾아보고 좀 많이 비틀어서 들고 오면 됨. 어 그래 좋게 말하면 적정기술화고

나쁘게 말하면 40K의 오크가 남들의 기계 갖다가 루티드하는 그런 거 맞아.


앞으로의 이야기

마게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파푸아뉴기니를 떠난 뒤에 바깥 세계의 마법사들과 접촉하고, 걔들이 마게가 일단 분명히

성과를 내는 마법사라는 점을 파악한 뒤 얘를 스카웃하려 들거나 반대로 본인 쪽에서 좀 더 효과적으로 영적 지혜에

접근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 마법사 파벌에 일단 이름만이라도 올리고 그로 인한 이득을 얻으려 든다거나 뭐 그렇게

이야기를 진행해 볼 수 있을 거임. 물론 뉴스에다 얘가 만든 '발명품' 이야기가 실리고 거기에 관심을 보인 마법사가

짬을 내서 얘한테 직접 찾아올 수도 있겠지. 한국이요? 첨단 기술이 발전한 국가인데 이 동네는 집집마다 제사라고

하는 조상 숭배 의식을 주기적으로 한다며?


이것으로 어떤 부족 사회의 중요 인물이자 아마추어 발명가이며 적정기술에 기반하는 테크노마기가 하나 나왔음.

뭐 사실 별로 그럴싸하지는 않지만 약을 좀 더 뿌리면 스토리텔러를 구워 삶을 만한 포텐셜은 나오지 않을까 싶음.

알 만한 사람은 다들 눈치챘겠지만 당연히 재러드 다이아몬드 선생의 '총, 균, 쇠' 도입부가 이 캐릭터의 모티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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