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감, 쉽게 말해 '패는 맛'이다.

상대방을 흠씬 패주는 것이 목적인 격투게임에서 타격감은 정말로 중요한 개념이다

골수 격겜러까진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틈틈이 겪어온 타격감에 대한 썰을 좀 풀어볼까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좋은 타격감은 취존이기 때문에 양해 부탁 ㅎㅎ

각자 타격감이 좋았던 기술에 대해 썰 풀어보면 꽤 재밌을 것 같다

1. 시간 정지 (히트 스톱)

무언가 가드, 히트시켰을 때 게임의 시간이 잠시 멈춘다.

사실 이건 이얼쿵후 시절에도 있었던 개념이다.

뽀꽁! 뽀꽁! (툭)

잠깐 시간이 멈추는 그 순간이 있기 때문에

타격을 성공 했구나! 라고 확인도 되고,

몇 점이 올라갔는지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좀 더 쎄게 때린 기분도 들고... 일석삼조의 효과

이얼쿵후가 뭔지 모르는 꼬꼬마 세대는

사쇼, 스트리트 파이터를 생각하시면 되겠다

장기에프로 스크류 드라이버를 꽝! 찍을 때 아드레날린이 그냥 어우...

개인적으로는 킹오파 97~2000에서 인상 깊은 연출들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쿄의 무식, 랄프의 갤럭티카 팬텀은 정말 끝내줬음

2. 슬로우 모션

2D 격겜에서는 시간과 예산의 문제 때문에 힘들지만,

3D 격겜에서는 매우 쉽게 할 수 있는 연출법

시간 정지가 타격의 '묵직함'을 보강해준다면,,

슬로우 모션은 타격이 닿기 직전까지의 '긴박감'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멀리 갈 필요 없이 매트릭스의 그 장면이 있고

철권 7에도 도입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음

보통 멋지게 피한 장면으로 기억되는데, 사실은 다리에 총 맞는 장면임

이런 것만 모아서 보면 속이 약간 더부룩해질 때도 있다

3. 사운드

념글에도 있지만 큰 걸 때렸을 때 쾅! 하는 사운드, 정말정말 중요하다.

킹오파 03과 네배콜의 타격감이 망한 이유도 그놈의 김 빠진 사운드 때문 아니겠는가

사운드는 개인 취향을 꽤 타는 영역이기 때문에 뭐가 진리다, 이런 건 없다

게임의 내적 요소나 비주얼, 컨셉에 맞춰가야 되는 것도 있고 하니

하지만 신기하게도 '구린 사운드'에 대한 의견은 거의 똑같다

역시 구린 것에는 뭔가 공통점이라도 있는 걸까?

4. 타격 이펙트

3D 격겜에서 이상하리만치 인색한 부분이 바로 타격 이펙트다

마이너나 옛날에서는 좀 보이는데, 메이저 3D 격겜으로 갈수록 이펙트를 적게 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아, 철권은 제외.

그 반면, 2D에서는 정말 혼을 담은 타격 이펙트를 선 보인 게임이 많다

아무래도 2D의 세계는 기본적으로 비현실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내 취향도 그럼 ㅎㅎ

2D도 아니고 3D도 아닌 것 같은 그 무언가...

5. 날아가거나 처박히는 상대방

애니메이션에서 많이 봤으니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역시 이것도 3D 게임이 좀 더 잘 할 수 있는 연출이다

물리엔진이 있으니까 ㅋ

뭐 요즘은 2D 격겜도 3D 기술로 만드는 시대니 굳이 우열을 가릴 필요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소울칼리버가 이 분야에 선구자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음

벽꽝은 기본이고

공중으로 로켓처럼 높게 날아려버리기,

공중에 있는 상대를 바닥에 처박기,

상대를 바닥에 처박아 다시 튀어오르게 만들기,

특정 방향으로 후려쳐서 날려버리기,

더 세게 후려쳐서 바닥에 키스 시킨다든가...

적다 보니 참 많기도 하다

솔칼 1(1999년)부터 있던 전통의 기술, 보성.천개사조패

6. 밸런스

그럼 위 요소들을 무조건 다 빵빵하게 넣으면 타격감이 완성되냐? 그건 아니다

냄비에 소금, 설탕, 간장, 된장, 고추장 한 그릇씩 퍼넣는다고 요리가 될 리가 없다

게임에 맞춰 적절한 수준으로 적절하게 잘 섞어야 맛이 나는 것이다

잘못된 예시1

잘못된 예시2

7. 맺음말

타격감은 취존의 영역이다,

그리고 효과는 적당히 넣어야 맛깔난다는 뻘스러운 결론(...)을 얻었다

원래 디씨에 쓰는 글이 다 그렇지 뭐

마지막으로 타격감과 간지가 조화로운

스파 서드 고우키의 순옥살을 감상하면서 이 뻘글을 마치겠다

이 정도로 간지나는 기술이면 맞는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