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새싹대회 참가자 중 한 명입니다

퇴근하고 밥 먹고 와보니 이런 일이 있었네요

친구가 난리가 났다고 해서 와봤습니다

저는 스파5를 작년 12월에 처음 접한 유저입니다

게임은 원래 좋아하지만 지금은 하지 않는 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야숨 같이 혼자 하는 게임을 즐겨 하구요

친구가 스트리트 파이터5가 재미있다고 하도 꼬셔서 작년 12월쯤에 처음 접해봤으나 연말에 너무 바빠 손 놓고 있다가

얼마 전 친구가 다시 권유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격투게임은 예전에 친구 따라 오락실 몇 번 갔을 때 킹오브97인가 몇번 해본 적 있고 엑스맨vs스트리트 파이터도 해본 적 있습니다

12월에는 엑스맨vs스트리트 파이터에서 고우키를 좋아했던 기억이 있어 해보았으나 제겐 너무 어려워서

이번에 다시 시작할 때는 다른 캐릭터 중에 캐미하고 주리? 하고 그 권투하는 캐릭터 셋 중에 하나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친구가 캐미를 추천해주어서 캐미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친구 따라 오락실에 가서 잘 하지도 못 하는 격투게임 몇 번 해본 게 전부고, 그마저도 거의 20년~25년 전이라

쉽다고 하는 캐미도 제겐 너무 어려웠지만 오랜만에 친구집에 가서 배우는 동안 정말 즐거웠습니다

필살기도 두번 재빠르게 레버를 돌리는게 어려워서 친구가 트레이닝 모드에서 30분 넘게 그것만 시키기도 했네요

겁났던 랭크 게임에서도 옆에서 친구가 조언을 해줘서 이기기도 하니 사람들이 왜 격투게임을 좋아하는지 알겠더라구요

처음엔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데 무슨 대회냐는 제 말에 어차피 새싹 대회라서 너같은 사람들밖에 출전 안 하니

자기가 조금만 가르쳐주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거다 격투게임에 재미를 붙여봐라 란 친구의 말이 이해가 됐습니다

솔직히 우승까지는 생각도 안 했고 운이 좋으면 2번까진 이기지 않을까 처음부터 져서 탈락만 안 했으면 좋겠다 이 정도의 마음으로 출전했습니다

격투게임 경험도 없고 첫 대회라 정말 많이 긴장했는데 저와 처음 대전하신 분은 루키였고 생각보다는 조금 수월하게 이겼습니다

친구도 옆에서 내가 가르쳐준대로만 하면 되잖아! 하며 기뻐해 주었죠

그런데 두번째에 만난 분이 바로 새싹대회 우승자셨습니다

친구가 방송 보면서 혼잣말로 자꾸 이상하다고 하긴 했는데 딱히 제게 피드백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저보다 잘하시는 분인가보다 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막상 붙어보니 제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전 그냥 같은 브론즈라도 실력차이가 이렇게 날 수 있구나 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탈락하고 나서 친구에게 야 그저께부터 존나 열심히 가르쳐줬는데 미안하다 ㅋㅋ 어렵네 역시 라고 했지만

친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고 표정이 좋지 않았죠

가르쳐준거에 비해서 제가 너무 못해서 기분이 안 좋나보다 라고 생각만 했었는데 알고 보니 이런 일이 있었네요

아주 잠깐이었지만 나름대로 친구에게 배우는 동안은 재밌었습니다

하지만 대회에서조차 모두를 속이고 반성조차 하지 않는데 랭크 게임이나 캐쥬얼 게임에서는 그런 사람이 얼마나 더 많을지 생각해보니

격투게임에 더 재미를 붙이기 전에 그만하는게 앞으로 받을 억울함과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잠시나마 대회를 준비하며 (2~3일 뿐이지만) 친구와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해준 일에는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나중에 또 다시 생각이 바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생각으로는 격투게임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두서없이 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