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그림을 보자

위 그림은 관찰자가 시선 방향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부여하느냐에 따라 

앞과 뒤를 각각 다르게 구별 할 수도 있다

동양인들은 큰쪽을 앞이라고 하는 경향이 크다

동양인들은 전체적인 관점에서 사물을 조망하는 역투사를 하는(즉, 나무보다 숲을 먼저 보는) 습관이 있다

이는 동양에선 공동체 주의 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서양인들은 작은쪽을 앞이라고 하는 경향이 크다

서양에서는 자기 중심주의 세계관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물론 동양인이라고 항상 큰쪽을 앞이라고 하고, 서양인이라고 해서 항상 작은쪽을 앞이라 하지는 않으며

둘중에 어느쪽이 진정한 앞쪽인지에 대한 정답 또한 없다

하지만 이처럼 동양과 서양은, 같이 인류를 구성하는 집단이지만서도, 묘하게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

(한눈에 보이는 동서양 만화의 차이)

사물 하나를 보는 관점에서도 동양과 서양의 차이가 이처럼 드러나는데

당연히 매체에서도 동양산과 서양산의 차이가 있을수밖에 없다는건 자명한 사실일것이다

매체의 차이는 '고맥락'과 '저맥락'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하는 것 같다 

민족적으로 동질을 이루는 고맥락 문화는, 역사/습관/언어에서 공유하고 있는 맥락의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동북아시아 3국인 한,중,일은 단일 민족 국가라고 보기는 어렵더라도, 전통적으로 집단주의와 획일성이 발달한 한자 문화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에 미국, 캐나다 등이 대표적으로 다인종, 다민족으로 구성된 '저맥락'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그룹 구성원 간 서로 공유하고 있는 맥락의 비율이 낮아 개인주의와 다양성이 발달하는 문화로 진화하는 경향성을 띤다

과연 이러한 매체의 차이가 야겜에서도 드러날까? ㅇㅇㅇ 물론

일본산 야겜들은 거의 대부분이 아니메 스타일의 여성들이 나온다

반면에 서양산 야겜들은 대부분 아니메 스타일과 상극인 리얼한 3D 모델링의 여성들이 나온다

물론 서양산 야겜이라고 해서 아니메 스타일이 안나오는것도 아니고

물론 3D 모델링이라고 해서 항상 2D보다 하이퍼 리얼리즘을 추구한다는것 또한 아니다

3D 모델링에도 음탕함을 배가시키기 위해서 신체비율에 과장과 왜곡이 들어가있는것은 마찬가지니까

그럼에도 동양산 야겜과 서양산 야겜이 미묘하게 다른 느낌을 준다는건 사실이다

양지의 게임에서도 동양과 서양에서 여성을 묘사하는 방법이 다른것처럼

이러한 2D(혹은 아니메 스타일)가 메이저한 동양산 야겜과

3D(혹은 비 아니메 스타일)가 메이저한 서양산 야겜의 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아마 상당히 복합적일텐데

• 저맥락/고맥락 문화
• 인종의 차이
• 대중문화에서 아니메가 차지하는 위상
• 동양/서양의 성관계 스타일 선호도 차이

등등등

이 작용한 결과 아닐까 싶다

여튼 서론이 길었는데 많은 동양인들이 별로 관심없어하는 서양의 야겜들에 대해 조금 알아보자

게임 자체는 무료로 배포되지만 patreon 등의 후원으로 제작이 지속되는 

렌파이, 유니티 및 RPG 메이커 등의 에디터로 제작되는 야겜 생태계가 서양에 조성되어있다는건 

야겜 애호가들이라면(특히 퍼리/후타/펨돔 같은 이상성욕 수요자라면) 어느정도 아는 사실일거임 

우선 서양 야겜들중 꽤나 보편적으로 제작되는 스타일이라면

앞서 언급한 3D 모델링을 활용하는 형태의 게임들임

이러한 게임들은 3D 모델링을 활용하지만, 이 3D 모델들을 일러스트 대용으로 사용한다는 특이점이 있음

즉, 이 양놈들이 만드는 야겜들은 3D 모델이 실시간으로 렌더링 되는 환경에서의 게임이 아니라

3D 모델링을 블렌더같은 툴로 제작하고, 이걸 일러스트 대용으로 써서 비주얼 노벨을 만드는거임

아마 동양의 게이머들은 아니메 스타일이 아니라면 야겜에 몰입을 느끼기 힘들어하지만

서양의 게이머들은 굳이 아니메 스타일이 아니더라도, 오히려 3D 모델링에서 나오는 그 리얼리티 및 문화적 맥락 차이에 의해

아니메 스타일 일러스트보다 3D 모델을 불편해하지 않거나, 오히려 더 선호하는 경향성이 있음

이런 게임들 몇개 해보면서 느낀점이 있는데

바로 비 영어권 서양 야겜들과 영어권 서양 야겜의 차이임 

(물론 이것 또한 절대적이진 않다는 것을 일러둠)

(이태리놈이 만든 게임, 본인은 이런 게임을 즐겨하지 않는다)

일단 유럽놈이 만든 게임들은 대개 중학영어 수준 정도면 무리없이 독해 쌉가능함

이건 서구 테이스트 야겜의 가장 큰 수요층이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들이라 

영어 제공이 필연적으로 필요할수밖에 없는데

야겜이라는 특성상 현지화를 업체에 위탁하는것이 어렵고

걍 제작자가 영어 사용 화자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본인의 짧은 영어 실력으로 게임을 제작하는데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으로 사료됨

반면 미국놈들이 만든 게임들은 ㅅㅂ... 디스코 엘리시움을 원어로 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정도임

문자그대로 현학적인 표현과 수사로 점철되어있다

보면 유럽놈들이 만든 렌파이 야겜들은 내러티브가 회화로 주로 전개되는데 (제작자가 영어가 서툰 탓에)

미국놈들이 만든 렌파이 야겜들은 회화보다 독백의 비중이 더 큼

이게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냐면

비-영어권 유럽산 게임들은 섹스씬의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음

빈약한 텍스트를 대체하는 방식임

그래서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쾌락을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섹스씬 한장에 이렇게 텍스트를 고봉밥처럼 퍼주는 형태로 꼴림을 유도한다)

반면에 영어권 게임들은 말 그래도 텍스트 어드벤쳐마냥 섹스 씬을 텍스트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음

섹스 씬은 단 두컷(말그대로 두 프레임)으로 이루어져있지만, 그 프레임속에 들어있는 텍스트는 몇 구절이나 되는 것임

이러한 영어권 야겜들은 그래서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데

유려한 문학적 표현들로 인해 꼴림이 한층 더 심화되는 장점이 있다

다만 그놈의 심오한 문학적 표현들때문에, 텍스트 읽다가 분기탱천한 주니어가 다시 시들해지는 경우도 다반사라는것임

말그대로 텍스트 범벅이라, 섹스 한판하는데 빌드업이 진짜 존나게 김

그밖에 쌍방향성을 가지고있어서 선택지에 대한 분기가 뭔 브란테 경의 삶과 고난 마냥 많다던지

(이거 뭔 스텔라리스가 아니라 야겜이다)

뭔 야겜주제에 세계관은 또 존나 장황하고 고유명사도 존나게 나온다

몰입을 위해 준비한 장치겠지만, 어쩔땐 너무 과한게 아닌가 싶을정도

둠을 창조한 존 카멕이 

"게임에서의 스토리는 포르노에서의 스토리와 같다"

고 했는데 

이 말은 개인적으로 야겜에 한해선 정말 십계명처럼 준수되어야 하는 철칙이라 생각

여튼 이처럼 같은 서양 게임인데도 텍스트에 얼마나 능숙하느냐에 따라 이런 차이가 만들어진다

또 느끼는점 한가지는 영어로 된 야겜들을 플레이해보면 ㄹㅇ 듀오링고가 필요없음

영어공부를 재밌게 하고싶다면? 당장 서양 야겜들 츄라이 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