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갤문학]크기가 다는 아니잖아요.

방도1리 · 2023.09.18 01:22:17

[시리즈] [방갤문학]방도1리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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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문이 열리고 츄츄가 작업실로 들어온다. 마지막 남은 육포를 질겅질겅 씹으며 새로운 악상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며 작업실 의자에 앉는다.

“new generation이...”

빈 육포 봉지를 접어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기지개를 쭉 핀다. 끄응거리는 소리와 함께 컴퓨터가 켜진다.

한숨을 푹 내쉬고 어제 다 못한 작업을 계속한다. 저장된 작업물을 불러오고 3개의 버전을 모두 들으면서 가장 잘 완성된 버전을 고른다. 베이스만 빼내어 어색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고 다시 기타 부분을 분리해 베이스와 함께 들어본다. 드랍파트 직전 어긋난 박자를 잡고 다시 전체적인 부분을 들어본다.

“......”

도저히 악상이 생각나지 않아 잠깐 헤드셋을 벗고 한숨을 내쉰다. 미니 냉장고에서 육포 한 봉지를 꺼내 뜯으려는 순간, 레이야와 마스킹이 들어온다.

“그래서 오늘...어? 츄츄 있었어?”

“yes.”

츄츄가 축 늘어진 말투로 대답한다. 레이야가 다가와 츄츄를 들어올려 제대로 앉힌다.

“너넨 무슨일이야?”

“우리? 우리는 오늘 볼 일이 있어서. 잠깐 뭐 좀 챙기러 왔어.”

“뭘?”

“오늘 약속이....너도 갈래?”

츄츄가 잠깐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컴퓨터를 끄고 화장실로 들어가 이를 닦고 나오자 준비를 끝마친 레이야와 마스킹이 츄츄를 반긴다.

“누구랑 만나는거야?”

“가보면 알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츄츄가 먼저 들어간다. 뒤따라 레이야와 마스킹이 들어가고 1층으로 향하는 버튼을 누르자 엘리베이터가 빠른 속도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버스를 타고 몇 정거장을 더 지나자 나오는 다방. 마스킹이 먼저 카드를 찍고 레이야가 잠든 츄츄를 깨우자 츄츄가 마스크를 다시 고쳐쓰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혼잡한 거리 때문에 레이야의 손을 붙잡고 도착한 다방. 마스킹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두 명도 바로 뒤따라 들어간다.

“왔어?”

토모에와 카오루가 들어오는 마스킹을 반긴다. 뒤따라 들어오는 레이야가 인사하자 나머지 인원도 자리에서 일어나 반가움을 표현한다.

“뒤에 쟤는 누구야?”

토모에가 묻자 레이야 뒤에 있던 츄츄가 쭈뼛거리며 나온다. 먼저 도착해있던 루이, 카오루, 토모에의 눈길이 갑자기 한곳으로 모인다. 토모에가 먼저 다가가 츄츄를 들어올린다. 츄츄가 얼굴을 붉히며 당황한듯 고개를 흔든다.

“w...what?"

"츄츄라고 했었나?”

마스킹이 고개를 끄덕인다. 레이야가 웃음을 참는 듯 고개를 돌리고 얼굴을 씰룩거린다. 츄츄가 레이야를 째려보지만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했다. 토모에가 츄츄의 뺨을 잡아당긴다. 츄츄가 저항해보지만 토모에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

“우리 조카 보는거같네.”

토모에가 싱긋 웃으며 말한다. 카오루가 다가와 츄츄를 받는다. 츄츄가 다시 저항해본다.

“아...정말 아기고양이같은 아이구나.”

카오루가 츄츄를 껴안고 쇼파에 앉는다. 츄츄가 방방뛰며 도망치려 시도하지만 번번히 막히고만다.

루이가 말없이 츄츄를 바라보다가 홍차를 한 모금 마시고 입을 연다.

“츄츄라고 했나?”

“으...응. 알고있어?”

“그럼. 당연하지. 그렇게 예의없는 아이는 기억에 남고말고.”

“what?”

츄츄가 얼굴을 붉히며 금방이라도 루이에게 달려갈 기세로 힘을 준다. 겨우 레이야와 마스킹에게 진정된 츄츄가 투덜거리며 자리에 앉는다.

“우유라도 한 잔 줄까?”

토모에가 메뉴판을 가리키며 말하자 츄츄가 뺨에 바람을 잔뜩 넣고 딴지를 부린다.

“나 우유 안먹거든.”

매일 우유를 마시고 잠에 드는 츄츄의 생활을 잘 아는 레이야와 마스킹이 애써 고개를 돌려 외면한다. 토모에가 상황을 눈치채고 미소짓는다.

“포도주스는 어떤가? 조각 케이크와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지.”

이번에는 카오루가 포크를 건네주며 말한다. 츄츄가 또 성을 내려다가 잠깐 멈칫한다.

“케이크는 무슨 맛이야..?”

“체리가 꽃혀있는 딸기 케이크가 맛있단다.”

“........!@#”

츄츄가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린다. 카오루가 다시 귀를 기울인다.

“뭐라고?”

“.....그걸로 줘.”

제일 좋아하는 메뉴에 결국 굴복한 츄츄가 말하자 카오루가 미소를 짓는다. 잠시후 점원이 조각 케이크와 포도 주스를 츄츄에게 건넨다. 츄츄가 말없이 포크로 케이크를 찍어 입에 가져다 댄다. 케이크의 맛에 놀란 츄츄가 잠깐 표정을 유지 못하고 미소를 지을 뻔 하다가 바로 돌아온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토모에가 싱긋 미소짓지만 츄츄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오늘 즐거웠어.”

“그러게, 오랜만에 모였네.”

“다음에 합동 라이브 있으니깐 그때 이후에 잠깐 만날래?”

“좋아.”

카오루, 토모에, 루이가 먼저 반대쪽으로 돌아가고 츄츄와 레이야가 버스 정거장 의자에 앉는다. 마스킹은 창가에 기대 버스가 오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츄츄가 뾰루퉁한 얼굴을 유지하며 종이팩에 꽃힌 빨대로 포도주스를 빨아마시고 있다. 레이야가 츄츄의 뺨을 찌르며 말한다.

“다들 귀여워했는데 왜 아직도 그런 표정이야.”

츄츄가 레이야를 째려본다. 하지만 그 눈빛에는 진심이 담겨있지 않았다. 레이야도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나는 최강, winner가 될 사람이야. 귀여운 일개 artist가 아니라고!”

“네, 네, 그러시겠죠. 버스 왔다. 일어나.”

마스킹이 고개를 흔들며 말끝을 잡아끈다. 츄츄가 레이야의 손을 잡고 의자에서 떨어진다. 버스 의자에 올라타고 몇 분 뒤, 곤히 잠든 츄츄를 바라보며 레이야가 미소지었다.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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