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녜부원 입장에서 시쓰기]주제: 문붕이 - 두근두근 문예부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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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2017-12-18

[문학] [무녜부원 입장에서 시쓰기]주제: 문붕이앱에서 작성

ABC친구들

2021.05.16 11:24:48

조회 380 추천 16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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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기억도 안나는 어린 시절

너를 모르던 어린 시절에

난 어쩌면

다른 곳에서 살았던 것도 같아

나조차 모르는 나의 고향

내가 모르면 누가 알련지

넌 어쩌면

내게 대답해 줄수도 있지 않니

아마도, 나도 모르는 내 고향은 고향이 아닌 거야

기억이 날법한 어린 시절

너를 만나던 바로 그때에

난 어쩌면

새로 태어나 고향을 만나

기억이 또렷한 오늘 지금

너를 보고서 말할 수있어

넌 어쩌면

내가 살아온 유일한 고향

철창

소세지 한 조각 보고 생각했어

"뻔한 수작질이네"

손잡이가 달린 가방을 보고 생각했어

"어딜 데려가려고?"

그런데 다 알면서

너같은 놈 생각은 다 알면서도

난 가방 안으로 걸어 들어갔어

눈앞의 소세지를 물면 문이 닫힌다는 걸 잘 알면서도

난 그냥 물었어

안녕 나의 길바닥아

너로부터 도망쳐

철창이라는 작은 세상에 갖혀지낼 수만 있다면

난 기꺼이 소세지 한조각에 영혼을 팔 수도 있을 것 같아

별빛 등대

하늘이 뒤집혀 별이 가까이 왔습니다

별이 아니라 등대란 것을 알자

키를 잡은 손은 부르르 떨리고

반짝

당신은 말없는 신호만을 보내는데

그대, 혹시 내게 대답해줄 수 있을런지

이 배가 뜨던 그날에 난 당신을 무엇으로 봤던가

하늘 높이 솟은 북극성은 쫒아도 쫒을 수 없고

바다 둥둥 떠가는 내게 방향만 알려줄 뿐

별이 내것이 되서는 안됩니다 그렇습니다

혹시, 혹시나 내가 잘못 보진 않았던지

북극성도 남십자성도 아니었던 그대

혹시 그저 등대는 아니었던 지

향할수록 가까워지는 이 지상의 빛은 아니었던지

만일 그렇다면 난 그대와 가까워져 기뻐해야 할지

별의 빛을 잃은 것에 슬퍼해야 할지

그대가 내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기에

더더욱 그 대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

두렵습니다

그대의 빛은 별도 등대도 아닌 것이길

내게는, 차라리 그 어떤 것도 아니길

피로스

알 수 없는 만약의 연속

만일 대왕이 군을 이끌고 나가지 않았으면

키아네스의 낙관적인 조언은 진실로 드러났을지

대왕이 로마와 맞섰기에 얻을 수 있던 것

그것은 아마도 자신의 이름을 단 전쟁

영원히 남을 불후의 명성, 역사 위에 찍힌 낙인

내 선택이 너라는 역사책에 이름을 남겼을까

그 덕에 넌 나를 잊지 못하게 되버렸을까

너에게 남은 나의 기억이, 내 유일한 소득이라면

어쩌면 나도 그냥 즐길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벽 사이 틈을 메우고 내 자리를 지키며

나의 벗들과 의미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더라면

알 수 없는 만약의 연속

만일 너라는 사람 너라는 존재를 무시했다면

평범하지만 행복하게 모든건 그대로 흘러갔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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