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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켚소설] 레디메이드 견생 #02

탕수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25 16:57:04
조회 128 추천 1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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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레디메이드 견생>
· [켚소설] 레디메이드 견생 #01



<레이메이드 견생> #02


4.


 신입 연구원P가 눈을 떴다. 불유쾌한 진동이 몸을 흔들었다. 벽에선 스산한 소음이 올라왔다. 그의 첫 출장은 해외였고 교통편은 군용 수송기였다. 비즈니스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지구 반 바퀴를 날아오는데 먹은 거라곤 군용 전투식량뿐이다. 단정한 제복을 입은 상냥한 스튜어디스 대신 멀티캠 걸친 터프한 양키들이 던져준 것이다. 인사평가를 잘 받으려고 지원했을 뿐인데 벌써 후회막심하다. 본토라면 맥주에 닭튀킴을 걸치고 누웠을 시간이다.  


 “어쩌다가 온 거요?”


 맞은 편에 앉은 거한이 묻는다. 지겹게 들은 영어 대신 일본어가 들리니 반갑다. 지금까지 입을 닫고 있었는데 현장에서 닳고 닳은 용병인 줄 알았다.


 “나갈 곳 많은데 벌 수 있을 때 벌어야죠.”


 “결혼은 하셨고?”


 “에이, 유부남이 여길 왜 옵니까?”


 “네옴시티도 사람사는 곳이오. 뉴스에서 떠드는 정도는 아니오.”


 미군 하나가 다가와 곧 목적지 상공이라 외친다. 거한이 안전 벨트를 풀고 짐을 챙겼다.


 “갑시다.”


 “예? 거긴 공항 터졌지 않습니까?”


 “형씨도 군바리잖소. 땅만 있으면 문제없소.”


 “이미 전역했는데... 무슨 말입니까.”


 “받으시오.”


 거한이 던진 것은 점프 슈트였다. 승무원들이 부산이 움직였다. 후방도어 일부가 살짝 열리기 시작한다. 기류가 스치는 소음이 기내에 들이친다. 뭔가 잘못됨을 알아챈 P가 외쳤다.  


 “저 공수 받은 적 없는데요!”


 “간부였다며! 기본공수는 받지 않았소?!” 


 “방위대 출신 아니에요!”

 

“껄껄걸! 쫄지 마시오. 여기서 배우면 되오.”


“아아아아아니, 고소 공포증이 있어서!”


“잘 안들리는데?”


“늘 이런 식입니까아!”


거한은 능청스럽게 귀를 기울이는 척한다.


“첫 강하를 함께해서 영광이라고? 알겠수다!”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


 거한이 성큼성큼 다가와 P를 안아 들었다. 무슨 공주님 앉기 자세였는데 비주얼이 영 좋지 않다. 첫날밤에 신부를 침실로 데려가는 기세다. 미군들이 낄낄 웃었다. 거한은 우악스런 손길로 P를 결박했다. 공주(?)가 저항하려 했지만 힘이 무슨 곰이었다. 


 탠덤 강하 준비를 마친 거한이 OK사인을 올려붙인다. 승조원도 따봉을 날린다.


“Good luck!”


“さらばだ!”


“으아아아아아악!”


    

5.


 사막에 세워진 철옹성-네옴시티는 사우디아라비아 최대의 자본이 결집된 도시였다. 세계 굴지의 기업들도 삽을 보탰는데 일본의 미쓰바(三葉) 그룹도 마찬가지였다.  


 네옴 상업지구 스카이라인 최고봉은 미쓰바 그룹 사옥이다. 조감도를 보면 자명하다. 하물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사람도 동의한 사실이다. 


 “이 ㅈ같은 곳은 바람부터 달라!”

 

 빌딩이 아무리 커봤자 호연지기의 관점에서는 다다미 한 첩과 다름없다. 거한은 플랩을 접었다 펴며 랜딩존을 노렸다. 평평한 평지를 생각했던 P는 정신이 나갈 지경이다.


 “멀쩡한 곳 두고 왜 이런데!”


 “우리 영지거든. 유일한!”


 미쓰바 사옥 정상의 헬리포드가 보인다. 그리고 한켠에 설치된 그물과 매트리스가 들어온다.

탠덤 강하조는 그곳에 정확히 안착했다. 


 “읏차.”


 거한은 몸을 털고 가뿐히 일어섰다. P는 혼이 나간 표정이었다. 


 “황금 바다...”


 바람이 불었다. 구름이 요동치며 빛을 산란시킨다. 사구(沙丘)가 흐르며 금빛 파도가 쳤다. 사막의 외딴섬엔 크리스탈 궁전이 즐비하다. 단순한 유리가 아니다. 낮에는 태양광 패널, 밤에는 단열 역할의 특수 패널이다. 그리고 도시 몇 킬로 옆 거대한 크레이터가 보인다. 원래 내려야 했을 곳이다.


 “신병 환영식 하러 갑시다. 공주 양반.”


 “아니...저... 그게...”


 P는 엉거주춤 다리를 오무렸다. 얼굴을 붉히며 말을 흐린다.


 “작은 게 급했었거든요.”


 “바지를 적실 정도로 감동한 모양이오. 호연지기의 길은 힘든 법이지.”


 “옷이라도 있을까요.”


 “남자 옷은 없는데.”



6. 

 

 미쓰바 사옥 대회의실에는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이 있었다. 괴상한 문구가 화면에 보인다.


--------------------------

자진 입사를 환영한다! 아쎄이! 


-미쓰바 소돔 지부 일동-

-------------------------


 펑퍼짐한 여성 전통복을 걸친 P가 쭈뼛거리며 들어온다. 선배(?)들의 환호성이 터진다. 일류 대기업 사원들치고는 지나치게 개성적인 모습이다. 문신, 장발, 피어싱, 모히칸 등등 면접장 복장 금기 전시장이었다.  


 “남자라고 들었는데?”


 “T가 좋아하겠네. 친구 생겼다고.”


 “보급품이 왔어.”


 “다들 주목.”


 P를 입대를 도운 거한이 사회자 자리에 섰다. 코요테 컬러의 카고바지에 컴뱃셔츠를 입었는데 갑옷같은 근육이 돋보인다. 


 “나는 베어라고 하오. 콜사인은 B. 보안담당이라 불러도 좋소. 소개 부탁드리오. 신입 양반.”


 “저는 견습연구원 P입니다. 인공진화연구소에서 차세대 군견 ‘네오독’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동정비 및 현장 의견 수렴을 위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환영합니다. 인공연구소에서 귀한 손님들이 오셨군요.


 회의실 상석에 앉은 자가 입을 열었다. 슈트 차림에 정갈히 가르마로 정리한 머리를 보니 그나마 대기업 임원답다. 소개는 이어졌다.   


 “데네소르. 네옴지부 총책임자오. D라 불러주시오. ‘Nana’후계자도 왔군요. 다행입니다.”


 P가 품에서 칩 하나를 꺼냈다. 


 “8세대 네오독입니다. 소체는 보유하신걸로 압니다.”  


 “식당에 잘 계시오.”


 그때 구석에 한 여자가 손을 든다. 백색 탱크탑에 옆구리 쌍권총을 감은 무서운 패션이다. 압도적인 몸이 인상적인데 간단한 동작만으로 이두, 삼두, 승모가 선명하다. 싸워서 이길 자신이 없다. 사원증에 ‘티파’라 적혔다. 


 “여자친구 있어?”


 “예?....본토에..”


 ”오늘부터 1일이다.“


 ”어허 T! 멘토는 나요. 신입에겐 사우(社友)애를 가르쳐야 하오.“


 거한 B가 막아선다. 좌중이 술렁인다.


 “이야 삼각이냐.”

 

 “애인 있다잖아. 4각이지.”


 “NTR?”


 굴지의 대기업 대회의실에서 원초적 대화가 오갔다. 이 괴집단의 일원이 된 P은 콜사인을 받았다. 


 공주님. ‘Princess’로 이는 만장일치로 정해졌다. 당사자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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