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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켚소설] 레디메이드 견생 #03

탕수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01 22:08:17
조회 122 추천 1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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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메이드 견생 >#03



7.


 특수부대 양성엔 많은 자원이 든다. 특수목적견은 더더욱 그렇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대체할 수 없는 분야가 있는데 폭탄이나 마약탐지는 동물의 감각이 필요했다. 저격수의 공격 우선순위에 군견은 항상 상위권이었다.     


 연구원 P가 냉동고를 열자 냉기가 쏟아져 내린다. 새하얀 박스엔 연구소의 각인이 선명하다. 그가 낑낑대며 박스를 꺼냈다. 


 “맙소사.”


 B가 혀를 찼다. 조리용 테이블에 얼음 덩어리가 올라온다. 미라로 만든 개였다. 검푸른 털은 수세미마냥 뻑뻑했고 귀와 꼬리는 곱게 말려 포장재로 덮혔다.  

  

 “이거 시체 아니오?”


 “어제까진 그랬지요.”


 냉수를 채운 개수대에 냉동개가 담겼다. P는 심부온도계와 몇몇 계측기를 꽂았다. 


 “하루면 심장이 뜁니다. 이튿날 눈을 뜨고 사흘이면 걷습니다.”


 “작전투입까지는 얼마 걸리오?”


 “재활까지 치면 한 일주일 잡읍시다.”


 “칠 일만에 베테랑 군견이 나온다라. 세상 좋아졌구만.”  


 “양산형 군견 ‘네오독’이 최초 공개되었을 때, 동물단체 항의가 빗발쳤지요. 전뇌박힌 복제견까지 관심을 가질 줄은 몰랐습니다. 동물까지 전쟁에 투입하다니 이 야만인들!이라고 말이 많았었죠.”


 “전쟁 동물은 말이 대선배 아니겠소? 마굿간에은 안 가덥디다?”


 “접근성 차이라고 해두지요.”


 -삐이이이이-


 측정기가 울었다. 체온은 마이너스 삼십, 심박수 제로였다. 시체에 합당한 수치였다.      



8. 


 미쓰바(三葉)그룹 네옴시티 지부 대회의실에 회의가 소집되었다. 꿔다만 보릿자루처럼 P가 멀뚱멀뚱 서 있다. 자리마다 이름표가 있는데 그의 것은 아직 없었다. 


 “설마 미쓰바 분들은 이게 전부입니까.” 


 회사가 네옴시티에 처음 진출할 때는 전세기를 몇 편이나 동원해 직원들을 모셨었다. 지금 눈앞의 사람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었다. 의장석에 앉은 D가 말했다.


 “본사 직원은 없습니다. 더 이상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그 치들은 한 달 전 모두 철수했지요.” 

 

 콜사인 D, 데네소르의 약칭이다. 저 노신사는 어떻게 봐도 본토 사람인데 괴상한 명칭이다. 


 “지금 분들은...”


 “하청이오. C&C라고 들어보셨나. 클린 앤 클리어라고 환경미화와 세계평화 전문이지. 저 영감이 우리 통이오.”


 콜사인 B, 베어가 말했다. 여기 사람들의 용모를 보건대 청소의 정의를 새로 짜야 할 판이다. 


 “그리고 제일 세지.”


 베어가 계속 사족을 붙이자 데네소르가 슬쩍 째려보더니 헛기침했다. 그런데 잠깐 지나간 눈빛이 레이저였다. 


 “00일 00시에 3국을 통해서 월간 물자가 반입됩니다. 거래선을 이어야 할 테니. 베어 군.”


 D가 B에게 봉투를 던졌다. 거래명세서와 함께 동봉된 것은 달러와 백지수표였다. 


 “티파 양과 함께 가십시오. 현지인 용병도 열 명 사가세요.”


 “알겠소.”


 “아. 저 아저씨는 싫어.”


 탱크탑의 근육 아가씨 티파-콜사인T가 투덜댔다. 티파란 이름도 닉네임이 분명한데 모티브 삼은 캐릭과는 괴리감이 크다. 


 “나보다 많은게? 안 그래? 아-줌-마.”


 “쌀밥도 짬밥도 딸리는 놈이 뭐 자랑이라고. 공주님 들어왔다고 좀 빠졌다?”


 “사회선 실력이 전부다. 아직 짬내가 덜 빠졌구만.” 


 -철컥!-


 ‘凸’


 티파가 쌍권총을 꺼냈다. 베어는 중지를 세워 화답했다. 뭔가 위험한 상황 같은데 회의실에서 긴장하는 이는 공주님 말고는 없었다. P가 데네소르를 바라봤다.


 “C&C 사규를 적용하겠습니다. 이의는 없지요?”


 대장님의 판결에 두 사람. T와 B는 손발톱을 거두었다. 


 “끝나고 CQB층으로 따라와. 머가리에 빵구를 내줄테니.”


 “댁이나 걱정하쇼.”



9.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일 분에 한 번, 두 번, 세 번... 해동이 진행됨에 따라 수온을 올리고 올려 정상적인 개의 체온에 맞추었다. 계측기가 올 그린을 띠자 P가 메스를 꺼냈다.


 네오독의 목덜미에 작은 포트를 연 P는 범용 케이블을 연결했다. 전대 네오독이 사망할 때마다 기억이 병렬화된다. 최초의 존재부터 최근 국제공항에서 폭사한 7세대 ‘NANA’까지 대를 이어 축적된 전투 데이터가 준비되었다. 그리고 최종단계가 남았다. 


[ 이름을 입력하십시오 ]


 ‘내 손으로 운명을 확정한다라. 이거 신이라도 되는구만.’


 P는 합당하고도 직관적인 이름을 부여했다. 


[ HACHI ]

  

 소리없이 데이터가 이전된다. 선대의 기억과 노하우가 단일 개체의 개별성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존재의 저변에 깔린다. 


 8세대 네오독, HACHI가 눈을 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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