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방주는 20년에 군대 있을때 소소하게 시작해서 그 이후 지금까지 정말 꾸준하게 좋아하고 즐긴 게임이고, 그 특유의 아방가르드함에 반해서 정말 애정하고 있다.
난 수 년간 음악을 했었다.
3류 작곡가로써, 그리고 내 그럭저럭인 재능과 형편으로써 미친듯이 노력했고 할수있는 모든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다. 하지만  모든 것들이 번번히 풀리지 않았고(그나마 편곡 대회 2위, 3위 수상해본거라도 있다) 결국 다들 몇 가지씩 안고사는 여러가지 제약과 부딪혀 현실과 타협하여 살고 있었다

항상 두려웠다.

난 음악을 너무나도 좋아했지만, 내 재능의 한계와 수많은 실패들을 딛고 깨부수지 못했고, 정말 불태웠던 만큼 심하게 그을린 내 마음의 상처는 나를 겁장이로 만들어, 꿈에 대한 미련이 남을 때마다 난 '어차피 또 해도 안돼', '넌 그 정도 수준이야'라고, 스스로를 깎아내리며 부정하고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이후엔 우울증과 무기력증도 겪어가며 당시엔 음악을 전업으로 시작한걸 끔찍히 후회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2년 넘는 시간이 지나면서, 현재의 삶에 적응하며 명방이나 하루 조금씩 즐기는 거에 만족하며 지내고 있었다. 마음 속 꿈과 열정은 점점 희미해지며 멀어지고 있었지만.
겉은 괜찮아도 속이 빈 나무라는게 딱 걸맞는 단어였다.

오늘도 별 생각없이 쉬면서 유튜브나 보려고 했다.
비르투오사 영상이 뜨더라, 처음보는 사람 영상이였는데.
가챠는 폭사했지만(함정술사, 창여인, 불꼬리등장)그래도 그냥 뭔가의 이끌림에 클릭했다.

들어가서 스크롤 내리는데 그 채널주인이 해당 명일방주 사운드트랙 만들었다더라. Lappy라고 했나..
들어가서 노래들 들어봤다. 팬메이드로 시작해서 공식 트랙까지
그의 서사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동안 난 스파링 바디샷을 쎄게 얻어맞은 느낌이 가시지 않았다.

부끄러웠다
그 사람이 작곡을 시작하고 2년만에 그렇게 좋은 작업물을 찍어내는것에도 벽을 느꼈지만, 그렇게 열정적으로 지속해내어 결국 벽을 깨부쉈다는 사실이, 덕업일체를 진행중이라는 사실이, 그리고 난 수 년을 노력했지만 그에도 미치지 못하고 도망쳤다라는 비굴함이 오늘 하루 내내 나를 괴롭혔다.

힐이야 타이틀곡때도 똑같은 부끄러움을 느꼈었다. 그 타이틀곡 또한 과거 교류하던 작곡가 지인의 작업물. 난 당시에도 애써 비굴함을 털어냈었지만, 정말 이젠 도망치기 싫었다.

울분을 씹어삼키며 생각을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도전해보기로. 내가 음악으로 전업하진 못하더라도, 부족하더라도, 이젠 도망치지 말고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것의 깊숙한 일부분이 되어보길 노력하기로.

목표는 명일방주 수록곡이야
마지막으로 도전해볼게 명붕이들아.
뻘글 읽어줘서 고맙고 나름 마음을 다잡는다고 출사표마냥 던지고 간다.
너네들 덕분에 평소에 많이 웃었다.
새해 복 많이받고 가챠 성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