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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하쿠레이의 거짓 무녀 본편 (01

붕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10 08: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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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딘가 먼 곳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면 그냥 작을 뿐인지도 모른다. 무언가에 가로막힌 듯, 무언가를 뒤집어 쓴 듯 희미한 목소리가 속절없이 스러져만 갔다. 목소리의 입이 막힌 것인지, 내 귀가 막힌 것인지. 다만 그 목소리가 어째서인지 하쿠레이의 무녀라는 사실만은 알고 있다. 레이무 역시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뿐, 흩어져버린 레이무의 마음을 내가 알 길이 없고, 사라져버린 내 육체가 무언가 들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문득 레이무와 보낸 마지막 밤이 생각났다.


  시종일관 차갑기만 하던 그 녀석이, 녹아내릴 듯 한 달빛 아래서 내게 미소지었다. 자갈처럼, 모래처럼, 먼지처럼 흩어져가던 나의 눈은 힘겹게 그녀를 마주보았고, 내 입술에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닿았다고 생각했을 땐, 그곳에 나도 레이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우린 그렇게 흩어지다 만 채로. 부숴지다 만 채로, 합쳐지다 만 채로. 미완성인 채로 남겨졌다.


  이변은 해결되었고,


  나는 죽었으며


  레이무의 마음은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일어나."


  이전엔, 레이무를 보아도 별 다른 감상은 없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내가 레이무의 마음을 차지하고 나서부터 그녀에 대한 것을 떠올리면, 그녀의 매력적인 부분들을 자꾸만 떠올리게 되고 말았다.


  "그만 일어나."


  그 마지막 밤에 보았던 그녀의 동그랗고 예쁜 눈. 분홍빛의 자그마한 입술. 가늘고 고운 목. 부드러운 어깨 선... 평소엔 서로 마주보려고 하지도 않았지만 이젠 내가 그녀의 몸과 매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기 때문일까.


  게다가 옷을 갈아입거나, 씼으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봐야하는...


  "쿠엑!"


  나는 (레이무의 그 귀여운 입으로)기괴한 비명을 내지르며 눈을 떴다. 흐릿한 눈에 보이는 것은 보라색. 점점 선명해지며 그게 드레스의 색임을 알게 되고, 내가 벽에 거꾸로 쳐박혀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 다음에야 날 날려버렸을게 분명한 소녀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녀의 눈은 금색이었고, 눈꼬리는 위로 살짝 치켜올라가 날카로운 느낌을 자아냄과 동시에, 지워질듯 말듯한 미소가 입가에 남아 고혹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긴 금발 한쪽과, 머리에 쓴 흰 모자엔 붉은 리본이 있어 귀여워보일 법도 하건만, 보면 볼수록 어딘가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위기감에 내 심장은 멈출 줄 모르고 쿵쾅거렸다.


  "역시 그렇구나."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쿡쿡 웃었다. 난 차마 그 웃음에 기분 나빠하지도 못하고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바닥이 사라진 것 같은 감각과 함께 추락하는가 싶더니 마루와 격한 키스를 나눠야 했다. 아픔에 고개를 들면 그녀의 발 아래. 그리고 허공에 무언가 '틈'같은 것이 스멀스멀 사라지는것이 보였다.


  "야쿠모... 유카리."


  반사적으로 그렇게 말이 튀어나왔다. 모르는 이름이지만, 아는 이름. 낯설지만 익숙한 이름. 그 기괴한 감각에 또 멍해진 나에게 유카리는 허리를 숙여 얼굴을 가까이 했다.


  "이상한 게 아니야. 당신은 레이무의 몸을 차지하고 있으니까. 그 몸에 남아있는 기억을 알게 되는 것도 당연하지."


  "기억...? 레이무의 마음은 흩어져버린게...?"


  다시 한번 내 아래에 틈새가 열리더니, 이번엔 좀 전까지 자고 있던 이부자리 위에 바른 자세로 떨어졌다. 정신사나우니까 그만 해줬으면 한다고 한마디 하려했지만,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면 안될 것 같다는 본능이 열심히 내 목젖을 두들겨서 두어번의 기침으로 겨우 무마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유카리는 틈새에서 방석을 꺼내 앉아 나와 눈을 마주했다.


  "환상향은 모든 것을 받아들여. 그건 정말 잔혹한 이야기야. 당신이 어떻게 결계를 넘어왔는지는 몰라. 하지만 환상향에 온 이상, 이곳은 당신을 받아들였지. 그 몸에 기생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 결계를 건드리지도 않고 이곳에 들어왔을 때 막았어야 했는데."


  레이무에게도 얼핏 들은 적이 있었다. 결계는 아무나 넘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그러나 나는 넘어왔고, 레이무는 '관리자'가 왜 날 가만 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 관리자가 바로 야쿠모 유카리. '요괴의 현자'였었나.


  "솔직히 이렇게나 나약한 당신이 뭔가 할 수 있을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어. 약간의 도움은 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맞았지만... 아주 중요한 자리를 이렇게 망쳐버렸구나."


  이변이 일어나면 막는 것이 레이무의 일이라고 한다면, 그 중요한 자리에 공백이 생겨버렸으니 관리자의 입장도 난처해졌다는 말인가. 하긴, 유카리의 말대로, 난 그저 레이무의 몸을 하고 있을 뿐, 레이무의 강함은 없으니까.


  "나도 알아. 나도 당장이라도 레이무를 되돌리고 싶어. 하지만 그 방법도 모르겠고, 난 너무 약하단 말야!"


  "그래. 그래서 온 거야. 솔직하게 '나는 레이무가 아니다'라고 말하지도 못하는 나약한 당신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도움?"


  "별로 내가 도와주겠다는 말은 아니야. 지금은 당신이 지나치게 약하니까 몇 가지 알려주려고."


  방법이 있다는 말인가? 레이무를 되찾을 방법이? 진지해진 내 모습의 어디가 그렇게 우스운지 유카리는 구태여 쿡쿡 웃어보인 뒤에야 입을 열었다.


  "당신은 나약하긴 하지만, 아무런 힘이 없는게 아니야. 환상향에 온 이상, 요괴와 접하고 이변을 접한 이상 당신도 무언가 환상향스럽게 될 수 밖에 없거든."


  "그 말은... 나도 마리사처럼 마법이라도 쓸 수 있다는 말이야?"


  마리사가 나약하다고 생각해서 그녀의 얘길 꺼낸 건 아니었다. 그냥, 마리사가 대강 평범한 마법사라고 하던게 떠올랐을 뿐. 추가로 레이무에게 도전할때마다 간단히 패배하던 모습이라던가... 뭐 솔직히 레이무와 비교하면 대부분 약하겠지만...


  "글쎄?"


  "글쎄라니?"


  "그게 당신의 힘인걸. '명확하지 않은 정도의 능력'이라고 할까, '되는 대로 흘러가는 정도의 능력'이라고 할까."


  이게 뭔 개소리야?


  "그게 뭔 개소리야?"


  무심코 생각한대로 튀어나온 말에 뜨억해 유카리의 표정을 살펴봤지만, 다행히 유카리는 그냥 흘려들은 듯 보였다.


  "당신이 레이무의 몸을 차지한 것도, 그녀의 몸에서 흐릿한 기억을 읽어내는 것도,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이변을 해결한 것도, 레이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던 것도, 결계를 넘어온 것도. 스스로 생각해봐, 그야말로 '애매'하고 '모호'하고 그냥 '어떻게든 됐다'로 퉁쳐지지 않아? '왠지 모르게', '어쩌다보니'. 그게 당신의, 환상향스러운 모습일까."


  그렇게 듣고보니,


  어라? 그런가 싶어지는 것도 그럼 '되는 대로 흘러가는 정도의 능력' 때문일까? 생각이 따라가질 못해 어버버 거리는 내가 한심했는지, 유카리는 이야기를 다시금 정리했다.


  즉, 레이무와 함께 '어떻게든' 이변을 해결했지만, 난 그때 산산히 흩어져 죽어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런 나를 살리려는 레이무의 어떤 노력과 나의 힘이 '어쩌다보니'시너지를 일으켜 나 혼자 사라져야 했던 결과가 뒤바뀐 것이다. 나는 몸을 잃고, 레이무는 마음을 잃었으니, 몸만 남은 레이무의 안에 마음만 남은 내가 '왠지 모르게' 들어가게 된 것. 그러니 유카리는 레이무를 되찾을 방법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일단 무턱대고 레이무의 마음을 찾으려고 한다면, '그냥 되는 대로' 레이무를 되찾으려 한다면 될 거라는 것.


  "하지만, 네가 그 경계인가 뭔가로 돌려놓을 방법은 없는 거야? 더 빠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묻자 유카리는 처음으로, 섬뜩하게 웃었다.


  "요괴란 인간의 적. 그냥 체면상이라고 하더라도 말이지. 인간을 도와주는 것 자체가 요괴의 변덕이야."


  그 금빛 눈에서, 벌어진 틈새같이 깊은 어둠을 본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 이상 기어오른다면 다음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마저 들 정도로, 요괴 유카리가 내뿜는 공포는 내가 감히 견딜만한 것이 아니었다.


  "...라지만, 이렇게 오래 살다보면, 그냥 아무래도 좋은 일들만 늘어나서 말이지. 직접 돕는건 그다지 내키지가 않는구나. 뒷 일은 당신이 알아서 해야지."


  라고 말하는 유카리는 다시 평소대로, 속을 짐작할 수 없는 얼굴로 돌아가있었다. 그러나 의문이 가시질 않았다. 만약, 뭔가 잘못되어서 레이무가 나 대신 죽어버렸다면. 그래도 유카리는 그걸 아무래도 좋은 일로 넘겼을까. 환상향의 관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걸까. 이곳이 망가지더라도, 누군가 죽더라도, 이렇게 애매하게 방관하며 저울질을 해야 하는 것일까.


  "...왠지, 레이무를 이렇게 만든 책임을 지라는 얘기로도 들리는데."


  "당신이 '되는 대로'들은 거겠지."


  자신이 한 농담이 맘에 들었는지, 유카리는 다시 쿡쿡 웃었다.


  "그럼, 그냥 아무렇게나 활보하고 다니면 되는 거야?"


  "글쎄, 이왕이면 당신과 레이무를 이렇게 만든 장본인을 찾아보면 어때?"


  "장본인이라면... 그 오니를...? 제정신이야? 지금 이 상태도 기적이라고. 한번 더 흩어졌다간, 레이무를 되찾지 못할 수 있어."


  "반대로 '모으는 것'역시 가능하지."


  말 문이 막혔다. 흩어져버린 레이무의 마음을 모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순순히 말을 들어줄 리 없잖아.


  "간단해. 당신이 '이기면' 돼. 레이무가 하던 것 처럼."


  "전혀 간단하지 않아... 내가 무슨 수로 요괴를 이긴단말야?"


  유카리는 웃었다. 쿡쿡거리는 웃음도, 섬찟한 요괴의 웃음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가학적인 웃음. 앞으로 내게 어떤 고통이 닥칠지 기대된다는 그런 웃음.


  "방법은 하나뿐이지. 그 나약함을 이겨내고 강해지는 것. 도와줄 아이를 알고 있단다."




  --

  또 생각나서 써봄


  또 또 생각나면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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