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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패도 (4)

사랑해코가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21 02:19:33
조회 1620 추천 10 댓글 4
														


그 뒤로도 나를 자신들의 세력으로 빼내려는 시도가 두 번 더 있었다.


한번은 소악마, 그리고 또 한번은 레이무 세력에서 찾아왔다.


소악마는 그렇다 쳐도 굉장히 강한 세력중 하나인 레이무 세력에서 찾아온건 의외였다.


나한테 뭔가 정치적인 이점이 있다면 남자라는 점 이외에는 딱히 찾기 어려운데 말이다.


거의 모든 세력의 소속 인원이 여자라는 걸 감안했을 때 남자라는 입장은 굉장히 유용하다.


여러가지 의미로.


레이무측은 굉장히 많은(홍마관 측보다는 약간 많은) 액수를 불렀지만 나는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 이른 아침.


작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대답하듯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미스티아가 곁에 앉아있다.


리글은 맞은편 꽃밭에 누워있다.


그리고 나는 호수 근처 숲에 있는 오두막 앞에 앉아있다.


그 이유는 어제 저녁에 갑자기 치르노가 찾아와 근처 숲에 오두막이 있으니 그곳에 가있으라고 말했기 때문.


당연히 나는 거절했지만, '깜짝 선물'이 있으니 어디 안보이는곳으로 가버리라는 막무가내에 밀려 오게됐다.


깜짝 선물이라고 말한 시점에서 이미 깜짝 선물은 아니지 않나?


어쨌든 치르노의 안내를 받아 오두막에 도착하자 사람의 손길이 닿은 듯 한 흔적이 보여 오두막의 주인이 따로 있는게 아니냐고 묻자.


"에.. 나는 잘 모르겠는걸? 예전부터 있었으니까 상관없지 않을까."


라는 느슨한 소리를 하며 며칠간만 있으라며 나를 내버려두고 돌아갔다.


미스티아와 리글은 내가 나가는걸 보고 흥미를 느껴 따라왔다고 한다.


기왕 올거라면 루미아랑 오고싶었는데.


"하아.."


"혹시 우리랑 있는게 불편해?"


왜인지 마음이 뒤숭숭해 한숨을 쉬자 미스티아가 바짝 다가오며 물어왔다.


"그런건 아닌데, 뭔가 전쟁중에 이러고 있어도 좋을까 싶다."


말 그대로 지금은 전쟁중인데 치르노는 위기감이 없어도 너무 없다.


당장 적대세력이 쳐들어온다는 가정 하에 요격이 가능한 병력은 나를 제외한 가신 몇명과 치르노 본인, 그리고 다수의 요정들.


이게 전부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로 누가 이곳으로 침공한다면 그대로 끝이 아닌가?


"걱정하지마~ 책쟁이는 우리가 지켜줄게"


내가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있어 분위기가 가라앉자 익살스럽게 굴러온 리글이 가슴을 통통 치며 말한다.


책쟁이라고 불리면 살짝 오묘한 기분이 든다.


이녀석들 말고는 아무도 그렇게 안부르니까.


그래도 듣다보면 저들 나름대로 애정이 담긴 호칭이라는게 느껴져 나쁘지만은않다.


"그건 그렇고 이 오두막 냄새나."


미스티아가 인상을 쓴다.


말 그대로 오두막 안쪽에서는 악취는 아니지만 불쾌한 냄새가 난다.


비린내? 라고 해야될까.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오두막 바깥에 하염없이 앉아있는게 지금 나의 처지다.


하늘도 파랗고 바람도 분다.


그리고 숲 반대편에는 먼지도 이는구나.


..먼지?


"미스티아, 내가 헛것을 보고있는걸까?"


"아니. 나도 보여. 뒤로 물러나."


먼지가 일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진 않는다.


분명히 숲 안쪽에 누군가 있다.


수는 아마도 기백명 정도.


"치르노 미친년아.."


어떻게 하필이면 오늘 침공을 감행하지?


진짜 정신이 나갈 것 같다.


"..."


리글이 내 소매를 붙잡고 떨고있다.


그건 그렇고 이곳을 이런 아침에 단시간에 침공 가능한 세력은..


"아~ 저기있다! 저에요! 소악마랍니다~!"


정체가 불분명한 병사들 앞으로 뛰어나온 빨간 머리의 여성.


소악마였다.


저 미친년이 여기에는 왜 온거지?


"순순히 항복하는건 어때요?"


웃으며 손을 흔드는 소악마.


객관적으로 봤을 때 지극히 자연스러운 제안이지만, 내생각은 조금 다르다.


나는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든 채 멍하니 서있던 리글을 옆구리에 끼우고 숲 뒤편으로 달렸다.


당연히 도망쳐야지 누가 순순히 항복하겠냐.


미스티아도 어디론가 사라졌다.


씨발 정말 되는일이 없다.




/실제 게임에서 있었던 일(스포일러, 드래그하면 나옴)/


뜬금없이 치르노가 갑자기 나를 요정숲에 배정.


그 다음날 바로 뜬금없이 홍마관 세력이 거기로 쳐들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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