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때 용문산 전투 념글에서 지암리 전투 관련 설명한다고 한 그 얘기임.


다들 알다시피 중공군 5월 공세는 현리 전투에서 국군 3군단 붕괴시키면서 잘 나가나 했다가 딱 공세 시작 나흘(5월 20일)만에 미 3사단이 속사리-운두령에서 돌파구 첨단 봉쇄하고 돌파구 좌견부에서 미 2사단이 한계 전투로, 돌파구 우견부에서 국군 1군단이 대관령 전투로 견부진지를 고수하면서 재앙같은 후퇴로 돌변하게 됨.

기회를 놓치지 않은 유엔군은 20일부터 전 전선에서 반격에 돌입, 중공군을 거세게 몰아붙임.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고양-파주의 국군 1사단인데, 미 공간사에서도 반격 과정에서 "특출하게 진격이 빨랐다"고 언급됨. 중공군 공간사에서도 국군 1사단의 공격으로 5월 23일 북한군 1군단의 방어선이 붕괴하면서 북한군 1군단 좌인접 65군의 우측방이 노출됐다고 언급함.

그리고 여기서부터 스노우볼이 굴러감.

1. 우측방이 노출된 65군은 양면에서 미 1군단에게 개쳐맞으면서 전술적 후퇴를 시도하던 게 전면 패주로 발전, 딱 하루만에 서울 북방에서 한탄강 이북으로 달아나면서 다시 좌인접 63군의 우측방이 노출됨.

2. 65군이 패주하는 낌새를 알아챈 63군은 다시 좌인접 60군에게 알리지도 않고 북한강선에서 철원-김화 이남으로 내빼버리면서 60군의 우측방이 노출됨.

3. 60군은 병단 차원에서 후위로 지연전 임무를 맡고 있어서 180사단을 북한강 이남에 잔류시키냐 마냐로 군장이랑 참모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져서 철수가 지연되고 있었는데, 63군이 알리지도 않고 철수하자 180사 우측방이 그냥 노출됨. 아, 좌측방? 거긴 원래 노출된 상태였음

4. 이렇게 노출된 우측방으로 미 24사단 전차-차량화보병 TF가, 좌측방으로 미 7사단 전차-차보 TF가 북방으로 고속진출, 180사의 퇴로가 차단됨. 여기에 6사단이 정면공격을 실시하면서 포위망을 압축시킴.

5. 180사단은 퇴로 뚫겠다고 서북쪽으로 공격해보다가 막히고 사방에서 두들겨 맞으면서 섬멸됨. 중공군 집계로 전사 및 포로만 8000명임.

주된 포로획득 전과는 정면공격을 실시한 6사단과 180사단이 한번 뚫어보겠다고 시도한 미 24사단쪽에 집중됨. 7사단 전차-차량화보병 TF는 180사 퇴로 차단한 직후 화천 점령해서 중공군 주공부대 퇴로 막겠다고 북진해서 상대적으로 전과가 적음.


이상 정리된 바와 같이 지암리에서 중공군 60군 180사단이 섬멸된 건 국군 1사단이 처음 굴린 스노우볼, 인접부대에 전파도 안 하고 도망가는 63군, 기회를 정확하게 포착해서 기동부대를 투입한 미 9군단, 그리고 이를 군단 의도대로 수행한 6사단, 미 24사단, 미 7사단 등의 많은 행위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성과임.

따라서 6사단이 지암리 전투에서 포로획득 전과를 가장 많이 올렸다고 해서 그것이 6사단만의 전공이라고 주장하는 데에는 어폐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