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에 의해 부모, 동료, 연인,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모두 잃은 그녀는 어느 도시의 길바닥에서 쉬고 있었어. 숙소를 얻을 정도의 돈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수입이 거의 없다시피했기에 최대한 아껴보자는 마음이었지.

하늘은 흐렸고 어느새 비가 내렸어. 벽돌로 포장된 소광장에 원래 상인이 쓰던 천막정도가 남아있어 그녀는 비를 피하기로 했지. 그렇게 쉬고 있던 와중 소광장과 이어지는 골목길쪽에서 거지나 부랑자가 천막을 발견하고 다가왔지만 그녀의 복장, 지닌 물건을보고 다시 골목으로 사라졌어.

언뜻 꾀죄죄해 보이지만 잘 만들어진 가죽복, 그 위를 덮고 있는 판초. 무슨 생물의 가죽일지 모르는 칼집에 들어있는 거대한 칼과 옆에 놓여져있는 창으로 보이는 볼트와 큰 대석궁.

이 세계 이 시대의 누가봐도 알수있는 사냥꾼의 무장이기 때문이었어. 그런 그녀를 보고 어째서 피하는가?

사냥꾼들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도들을 사냥하는 자들이라 알려져있지만. 사냥자체를 우선시하고 주위 인명을 경시하는 자들이라고 소문이 나있었기 때문이지. 실제로 사도에게 오염된 어느 마을을 사냥꾼들이 통째로 불태운 사건도 있었다고 해.

꽤나 유명한 이야기. 여러 사람으로부터 여러 사람에게 전해져 내려왔기에 모두가 꺼려하는 것이지.

언제나 혼자 있고 싶어하는 그녀에겐 다행이라고 봐도 될까?

그녀는 돌아가는 무리를 보고는 천막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멍하니 듣다가, 오른팔은 무기력하게 땅에 내리고 왼팔로 양 무릎을 감싸고 천막 안에 놓인 나무상자에 기대어 잠을 청하기로 해.

비오는 날 판초우의는 아시다시피.

'냄새나.'

코를 찌르는 판초우의의 냄새를 맡으며 잠에 들려던 순간 빗속을 뚫고 다가오는 작은 발자국소리에 잠을 깨.

아가씨 자신보다 다섯살은 어려보이는 소녀가 천막으로 비를 피하러 뛰어오던 중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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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써봐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