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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샤돌루 격투 연구소 Side Readers : 05 '고독(蠱毒)' 중편

@록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2.21 18:50:50
조회 669 추천 11 댓글 21
														

* 본 글은 캡콤 스트리트파이터5 공식 홈페이지(링크)에 수록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 고독(蠱毒) - 고대 동양의 주술 중 하나. 뱀, 지네, 그리마, 두꺼비 등 유독 동물들을 한 항아리에 넣고, 그 안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동물의 독을 채취해 타인에게 해를 가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동양 주술 중에서는 가장 사악한 것으로 취급되며, 고대 중국의 법령에서는 기본적으로 고독을 금지했으며, 고독으로 사람을 죽이면 사형에 처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염매'와 함께 최악의 주술로 간주해 '고독염매'라 부르며 두려워했고, 이후엔 범죄로 취급해 엄격히 금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독과 관련된 기록이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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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처없이 길을 걷던 F.A.N.G에게, 소녀가 말을 건다.


가난해 보이는 소녀의 눈동자에서 F.A.N.G은 과거를 떠올린다.












"오빠(大哥)......"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남자는 발을 멈춘다. 가로등에 그늘진 좁은 골목길 입구에, 여자가 서 있었다. 살인청부업자와 나란히,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 세계 어디에나 있는 광경. 이 나라의 법에서는 전면적으로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춘부는, 그렇게 보기 드문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여자라고 부르기엔 너무 어렸다.


소녀는 눈을 치뜨고 노려보는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난해 보이는 옷차림을 하고 있다. 야윈 어깨에, 허전함이 있었다. 화장기 없는 뺨에, 익숙하지 않은 억지웃음이 떠올랐다.


"오빠, 돈 있어?"


마사지라고, 틀에 박힌 말을 입에 담는다. 검고 커다란 눈동자를, 남자는 가만히 들여다본다.


유혹에 끌린 것은, 어느 정도는 남자의 변덕이었다. 독수의 남자가 몸에 머금은 독은, 그 정력에도 미치고 있었다. 남자에게 그런 종류의 욕망은 없었다.


그저, 살짝 걸리는 게 있었다. 똑바로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가, 남자의 무언가를 붙들고 있었다. 본 적이 있는 눈이었다. 남자가 잊어버린 누군가의 눈이었다.



"...여기야"


소녀가 손짓하며, 앞서 나아간다. 현대적인 빌딩숲부터 경치가 달라졌다. 너무 급격한 경제 성장이 야기한 일그러짐. 지방에서 경제도시로 유입된, 일자리를 얻지 못해 갈 곳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 무기적이고 인공적인 하이테크 간판의 빛이 닿지 않는, 도시의 어두운 면이었다.


폐빌딩 같은 곳에, 소녀는 남자를 안내한다. 쓰고 남은 천으로 적당히 가린 곳이, 그녀의 직장 같았다. 어두운 조명의 밑에, 싸구려 같은 침대의 시트가, 죽은 생선의 배처럼 하얗다. 


쿠쿡.


방에 들어간 채, 움직이지 않는 남자에게, 소녀는 웃어 보인다.


"밤새 그렇게 서 있을 셈이야?"


쓸쓸하고 썰렁한 방에, 속삭임은 달콤하게 울려 퍼진다. 그것은, 손님의 요구를 잘 알고 있는 노회한 여자의 목소리였다. 자신의 나이에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아는 어린 목소리였다. 무엇이든 이해하고 연기하는 여배우이자, 거짓 없는 님프(妖精, 요정)의 목소리였다.


남자는 떠올렸다. 소녀의 눈동자에 남자가 발견한 것. 달콤하게 울리는 목소리 속에 있는 것.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덧없는 소녀의 아름다움은, 강함을 숨기고 있다.


그 강함은, 독의 강함이었다.


소녀의 검은 눈동자. 그것은, 과거 자신들의 눈이었다.


독수가 되기 위해 함께 수련한, 형제들의 눈이었다.



......남자는, 어떤 일족에서 길러졌다. 전설적인 무술가의 일파에서 살인청부업자가 되기 위해 선택된 아이 중 한 명이었다. 가난하고, 삶에 굶주린 아이였다.


체술. 무기, 온갖 독에 대한 지식. 고대의 암살 기술은 물론, 기계나 정보공학까지. 암살자가 되기 위한, 실천적인 기술들을 철저하게 익혔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독에 대한 내성이었다.


독을 견디는 것은, 독처럼 어둡고 끈질긴 생명력이었다. 독을 먹는 것도 살아남고자 하는 집념이었다. 한계를 넘는 수련을 버텨낸다는 것은, 독과 같은 강인한 의지가 필요했다.


아이들의 다수는 탈락하고, 목숨을 잃었다. 오랜 수련을 마친 것은, 남자와, 세 명의 아이들뿐이었다. 지옥에서 살아남은 네 명에게는, 피보다 짙은 유대가 생겼다. 네 명은 형제였다. 독을 쓰는 사람으로 선택된 네 명은, 일족의 엘리트였다. 형제들은, 남자의 자랑이었다.



"......오빠"


소녀의 목소리에, 남자는 현실로 되돌아왔다.


똑바로 남자의 눈을 쳐다보면서, 소녀는 옷을 벗는다. 투명한 피부가, 쓸쓸한 빛 아래에 떠올랐다. 남자는 미동도 없다.


안아달라는 것처럼 양팔을 벌린 채, 소녀는 남자에게 다가간다. 한걸음, 또 한걸음.


그때, 천으로 된 칸막이 사이로, 사람의 그림자가 움직였다.


"네, 거기까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소년이었다.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남자 쪽으로 향한다.


"미안하게 됐어, 아저씨. 촬영 부탁받았거든"


소녀의 오빠 정도 되는 나이일까? 소년은 제법 음흉한 미소를 짓는다.


"알고 있겠지만, 이런 건 위법이야."


게다가, 상대가 아이라니 체면이 말이 아니군. 소년은 스마트폰을 흔들며 보여준다.


"SNS에 퍼뜨려고 좋고......, 당국에 증거로써 제출하는 것도 좋겠지만...... 아저씨, 어떻게 할래?"


미인계. 준비는 나쁘지 않았지만, 협박할 상대를 잘못 골랐다. 어떤 데이터베이스에 조회해도, 남자의 신원은 밝혀질 리가 없다. 남자는 공식적으로는,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크....."


남자는 작게 웃는다. 어리석은 범죄자를 처리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다. 남자의 독은, 두 개의 작은 육체를 말 그대로 뼈까지 없애는데, 수 분이면 족하다. 다만, 남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무모한 협박을 시도하는 상대에게, 다시금 변덕을 부렸다.


공기가 변했다. 남자의 손은, 어느새 주머니 밖으로 나와 있었다. 마법으로 꺼낸 것처럼, 지폐 다발과 단검이, 각각의 손에 들려 있었다.


아무렇게나, 남자는 그 두 개를 바닥에 던졌다. 바닥에 단검이 꽂히고, 날카로운 금속음이 길게 여운을 남긴다. 마음을 먹은 듯한 소년에게, 남자는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골라라"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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