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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괴문서] "누나, 형이랑 진도 어디까지 나갔어?"

로네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7 13:05:56
조회 648 추천 10 댓글 18
														

릴리엄 월콧은 생전 처음 혀끝이 레몬에 닿은 듯 화들짝 놀라 펄쩍 뛰었다.


"네, 네네, 네에에에에?"


"알고 있다구. 누나랑 형 사귀는 거지?"


"척 보면 척이라구요, 언니. 저 오빠 쪽은 몰라도 적어도 언니는 확실한데요?"


"무, 무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여러분!!"


다른 친구와 볼 트래핑 대결을 하는 소년을 두고 이쪽의 짧은머리 아이와 양갈래 아이는 약간 이른 관심사에 눈을 돌리고 있었고, 그 목표물인 릴리엄은 사수인 자신이 역저격당하는 것에는 생소한지 그 나이대 이하의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뽀뽀했어? 한 이불 덮고 잤어?"


"엄마가 그랬어요. 서로 좋아하는 부부가 한 이불 덮고 자면 다음 날 신님이 아기를 데려다 준대요!"


"아니무슨어그러니까저기그건그게아니라저기달려있는작대기랑그걸어쩌고저쩌고"


이전의 그 기억이 피드백되자마자 릴리엄의 사고회로는 정지하고 어여쁜 입술 사이에서 지금 눈앞의 아이들 정서에는 너무 빠른 온갖 역겨운 핑크빛 단어가 거름망 없이 쏟아졌다. '제대로 된 성교육'의 효과는 여러 가지 의미로 대단했다.

그 때였다.


"욘석들. 이쁜 언니 괴롭히면 못 쓴다."


"오? 아저씨 안녕하세요?"


"또 오셨네요? 안녕하세요!"


"하하, 오늘도 아저씨랑 재밌는 거 할까?"


"누구, 시죠?"


야구 모자를 쓰고 휠체어를 탄 사나이가 어느 새 릴리엄과 아이들 앞에 있었다.



/



"어머어머, 새댁 참 머릿결도 좋고 피부도 곱고...부러워요~"


"...아, 하하...네..."


"전업주부라니 바깥 분이 능력이 좋으신가봐요. 우리 그이는 이번에 허리를 다치더니 그만...으이구 그 화상."


"꼬, 꼭 그렇지는 않은...데."


"아유, 새댁 분들은 여기 온지 얼마 안 됐고? 바깥분 오시면 인사라도 한번 하러 와요."



셀렌 헤이즈의 명령을 받고 저녁식사 시간에 맞춰 릴리엄과 소년을 데리러 가던 스틸레토와 에이 플은 거의 같은 목적으로 운동 시설로 향하던 아주머니 군단에게 붙들려 격렬한 다대다 넥스트전투에 버금가는 멘탈 공격을 당하고 있었다.


어찌나 친화력이 대단한지 GA 하이액트 미사일의 유도 성능 이상으로 끈덕지게 달라붙어 없던 화제도 만들어내며 스몰 토크를 이어나가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그녀들은 '이것이 소위 말하는 인싸라는 것인가'에 대해 생애 처음으로 혹독한 체감을 하고 있었다.



"...오, 호호, 저희는 여자들만 있어서..."


"어머, 그럼 동성부부? 아유 그럼 말씀을 하시지~"


"뭐 우리 어릴 때 비하면 흔해졌잖수. 그래서, 밤일은 어느 쪽이 잘 하오?"


""네에????""


"아이는 뭐, 가정사가 있을 테니까 묻지 않을게. 이 이야긴 여기서만 지나가는 걸로 해두구려. 그래서, 누가 올라타오?"


"...모, 모르겠네요..."


"보아하니 바깥 분이시구먼유. 아무 생각도 안 날 정도면 대단한가봐. 저기 3구획에도 동성 부부가 있는데, 거기는 키 작은 쪽이 아주 그냥..."


"...에이쨩? 그냥 네가 막대기 차고 올라가는 걸로 해둘래?"


"싫습니다...라기보다는 그 쪽으로 우리들을 생각해본 일 따위 한 번도 없네요."




멘탈이 유리가루가 되기 전에 시설 앞으로 도착한 것에 안도하며, 그녀들은 운동장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우오오오!! 받아라! 필살!! 최강방어!! 슈트룸 운트 드랑크으으!!"


"으아! 이번에는 넣을 수 있었는데!!"


"하하, 이녀석들! 축구 골대가 넓어 보이지? 키퍼가 쩔어 주면 안 들어가요!"


휠체어를 탐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텐션과 그에 맞는 움직임으로 축구공 하나를 붙들고 아이 4명과 릴리엄까지 상대하고 있던 야구 모자를 쓴 아저씨 한 명을 보았다.


휠체어가 서전트 점프를 하거나 팔힘을 타고 날아다니는 것은 모두 난생 처음 보는 것이었지만,




이미 차갑게 표정이 굳은 그녀들에게 문제는 그 따위 사소한 것들이 아니었다.




/




"그럼 저흰 먼저 들어갈게요. 아이들이랑 놀아 줘서 고맙습니다그려."


"부인들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하하."


"그럼 내일 보자! 언니도 내일 또 놀아요!"


"아저씨도!"



다른 일행이 사라지고, '관계자'들만이 남았다.

중앙 트랙을 비추기 위해 경비업체가 대형 조명등에 차례로 불을 붙였다.


눈빛을 잃은 에이 플이 외치듯 말했다.


"당신, 왜 여기에 있지?"


"음, 우리 언제 안면 튼 적이 있던가요? 전 처음 뵙는 분인데..."




"아나톨리아의 용병!!"




야구 모자 아래의 입은
그때까지도 웃고 있었다.



/



링크스 전쟁 이전의 링크스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링크스 전쟁 중의 링크스들은 그저 또 한 때 지나갈 일로 치부했다.


링크스 전쟁이 끝나고, 모든 링크스들은 눈이 빠지고 귀가 아프도록 그 이름을 암기해야 했다.


세계를 양분하던 기업들 중 최소 2개를 단신으로 괴멸시킨 남자를.



그리고, 인테리올이 특히 그랬다.


자사 최강의 전력이자 오리지널 중에서도 10위권 이내의, 수많은 국가전력을 상대로, 또 온갖 적대기업 세력을 상대로 전승 무패를 자랑하고,


자신의 최초이자 최후의 패배를 자신의 죽음으로 장식시킨 남자와, 그 남자에게 승리를 거둔 남자를.


그들은 기억했다.



/



"...에이쨩, 그만둬."


"지금, 그만두라고, 말씀하신 걸, 취소해 주십시오."


"...릴리엄, 애랑 같이 매점 좀 다녀올래? 맛있는 거 사 주렴."


스틸레토는 윈 D의 블랙카드를 릴리엄에게 쥐어주었다. 나오면 안 되는 이름을 듣자마자 어느 정도 눈치를 챈 릴리엄은 소년의 손을 잡아끌고는 어느새 나타난 선글라스와 함께 시설 통로로 사라졌다.


"다시 말씀드리죠. 저는 당신의 얼굴과 이름을 모릅니다."


"이 새끼가..."


"...기다려, 에이쨩. 그만하라는 말은 안 할 테니, 잠깐 나에게도 말할 기회를 주지 않을래?"


유독 흥분한 에이 플을 제지하며 스틸레토는 휠체어 앞에 섰다.


"...당신도 마찬가지야. 솔직히 말해 이럴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는 다들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화를 돋울 필요는 있었을까?"


"그쪽도, 저와 '원수진 쪽'입니까?"


"...맞다면 맞고 아니라면 아니네. 난 메리에스라 마우로스크와는 그렇게까지 연이 없었으니까."


"인테리올 분이시군요."


휠체어 남자가 모자를 벗어 무릎 위에 놓았다.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러네."


"그 중에서는 여러분들의 관계자도 많았을 겁니다."


"...그럴지도."


"그러니, 무슨 말씀을 하셔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래."


"만, 앞으로 두 달."


"...?"


"지금부터 두 달 동안은 기업 연합이나 컬러드, 또는 하늘에 있을지 모를 신이 그 대낫으로 제 목을 베더라도 죽을 수 없습니다. 그 점만큼은 양해를 바랍니다. 그 뒤에는 굽든 삶든 마음대로 해 주십시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나!"


그대로 에이 플이 끼어들며 스틸레토를 밀어내고, 휠체어 남자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그걸 네놈이 죽인 사람들 앞에서도 똑같이 말해봐라! 자신을 한 번이라도 되돌아봐! 이 전쟁광!!"


"...인정하죠."


"빌어먹을 새끼가...지금 죽여주마!"


"...기다리랬지, 에이쨩."

꽉 움켜쥔 에이 플의 주먹을 막은 스틸레토가 다시 휠체어 남자에게 물었다.


"...이유는?"


"죄송합니다."


"...미안하다고 다는 아니라는 거, 알고 있지?"


"죄송합니다."


"...어떻게 하면 말해 줄래?"


"음...그렇죠."


휠체어 남자는 야구 모자를 거꾸로 뒤집어쓰며, 10여년 전 그때의 눈빛으로 돌아왔다.


"저한테 이기십시오. 그러면 말씀드리죠."



/



"스틸레토 씨, 지면 죽여버릴 겁니다."


"...무서워라. 하지만 지금은 이기는 것만 생각하렴? ...나 떨어뜨리면 내가 오히려 저주할 거야."


트랙 출발선 위에 남자의 휠체어가 서고, 그 옆에는 운동장 비품인 이륜 수레를 미는 에이 플과 그 위에 쪼그려 올라탄 스틸레토가 멈춰섰다.


"룰은 간단합니다. 당신들은 한 명이 그 수레를 타고 한 명은 밀어서, 이 트랙을 돌아서 저보다 빨리 도착하면 됩니다."


"...갑자기 체력 승부라니, 급조 룰치고는 꽤 괜찮은걸."


"뭐, 저는 다리가 이 꼴이니 말이죠. 두 분이 이인삼각을 하는 것은 페널티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한 분은 체력이 없으시니 일반적인 이인삼각은 좀 힘들지도요."


"...좋은 눈썰미야."


"릴리엄 월콧, 시작 신호를 주십시오. 이 미대 떨어진 콧수염 같은 학살자 놈을 오늘 여기서 휠체어째로 부숴버리겠습니다."


"아...네!"


자신의 풀 네임을 따박따박 부르며 평소의 모습으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악귀와 같은 태세를 갖춘 에이 플을 보며, 릴리엄은 자신의 단말에서 초시계와 신호 기능을 작동시켰다.


/


체력 승부란 본디 컨디션과 기초단련에서 대부분의 문제가 결정된다.

그리고 전설의 용병의 코어 근육은 그녀들의 상상 이상으로 강고했다.



사람이 양 팔의 힘만으로 직접 모는 수동 휠체어가 끼기긱거리며 맨바닥에서 불꽃을 내는 광경은 인생에서도 보기 드문 장면 중 하나다.


"우오오오!! 필살!! 초 접지!! 관성 드리프트!!"


"뭐, 뭐가 저렇게 빠른 거야 저 자식!"


"...에이쨩도 이 참에 아침 조깅 할래?"


"당신이 살을 빼십시오!"


"데자부!! 아이브 저스트 인 디스 플레이스 비포어!!"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았으나, 앞서나가는 것은 수레가 아니라 오히려 휠체어였다.

심지어 에이 플 본인은 자각하지는 못했으나, 휠체어 남자가 쓸데없이 떠벌여대는 기술명이나 기합성 등의 트래시 토크 역시 이미 분노로 열폭주한 그녀의 멘탈에 생각 이상으로 큰 피해를 주고 있었다.


"마지막 스퍼트다!! 필살!! 뱅가드!! 오버드!! 부스트!!!"


"!"


릴리엄 옆에 서 있던 소년이 드물게도 즐거운 듯 반응했다. 저 기술명을 외치는 것은 의외로 심리적인 것 이상의 효과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뭐, 당연하게도 휠체어가 먼저 들어왔다.



"헤엑, 헤엑, 이 새끼..."


"...졌어. 당신, 그 정도쯤 하니까 살아남은 거구나."


"뭐, 그때 일들은 죄다 체력 승부였으니까요. 사람 바꿔서 다시 하실 텐가요?"


"...난 체력에 자신 없으니까 패스."


그 때, 눈을 반짝이며 그 광경을 지켜보던 소년이 4륜 판수레를 돌돌거리며 끌고 왔다.


"!!"


"네? 제, 제가요??"


릴리엄을 지목하는 것으로 보아, 자신이 타고 릴리엄이 미는 것으로 붙어보려는 생각이 만만인 것 같다.


"저기, 그 아이가 뭐라고 하는 거니?"


"이 분께서 해 보고 싶다시는데요..."


"오, 그래? 그렇다면 이 몸의 필살..."



"이 사람이! 휠체어 끌고 나가서 뭘 하나 했더니!"


아무도 신경쓰지 못하고 있던 틈에, 슬쩍 다가온 단발머리 여성이 야구 모자를 벗겨 휠체어 남자의 머리를 강타했다.



/



"우리 그이가 죄송합니다. 매번 희한한 짓을 하는 사람이라..."


"...아닙니다. 저희도 저희 나름의 사정이..."


"......"


휠체어 VS 수레 2차전을 구경하며, 스틸레토와 에이 플은 단발머리 여성과 함께 벤치에 앉았다.


"...아내분, 되시나요?"


"네."


"...남편분, 바깥에서 무슨 일 하시죠?"


"연줄이 좀 있어서...건축 감독 쪽으로 일하고 있어요."




"...아니, 그거 말고 말이다. 피오나 예르네펠트."


"......"


조명들 중 하나가 잠시 꺼지고, 그녀들 근처의 광량이 약간 줄어들었다. 판수레와 휠체어는 트랙을 4분의 1 정도 도는 중이었다.




"당신들은, 아무래도 링크스 전쟁 경험자이신 듯하군요."


"...뭐, 그건 그렇지. 저 아저씨랑 관계도를 따지자면 적에 가까우려나."


"드릴 말씀이 없네요."


"...피차일반이야. 원래 우리 같은 떨거지 용병들은 인연이 길지 못하거든."


"나쁜 쪽으로는...반대죠, 보통."


"...그래도 뭐 당신은 상황이 나은 편이야. 오퍼레이터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작지만 확실하게 단발머리 여성이 잘라 읊조렸다.


"저이와 저는, 모든 것을 함께할 테니,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겠어요."



"...그런가. 좋은 일이네."


"이...!"


그때까지 잠자코 있던 에이 플이 벌떡 일어섰다. 손톱이 파고든 두 주먹에 피가 흘렀다.




하지만, 휠체어 남자를 정말로 죽이려들 때와는 달리, 아무리 분노로 눈이 먼 그녀라 할지라도...


"...몇 달째지?"


"오늘까지...정확히 8개월입니다."


시선을 피하던 단발머리 여성의 부푼 배를 보고는 멈출 수밖에는 없었다.




에이 플의 입술이 부들거렸다.


"큰 소리, 지금, 내면 안 되니까..."


"...잘 참았다."


"다시 한 번, 저이를 대신해 제가 사죄드리겠습니다."


"정비병 아저씨들도, 직원 여러분들도...다 착한 사람들이었어..."


"...예전에 마리오랑 같이 해체전쟁 이전 위스키 창고 찾으러 가기로 했었는데. 스코틀랜드 쪽에 몇십 년 묵은 대박이 숨어있댔던가."


"......"


"그래. 예전에 마리오 아저씨한테 들었어. 태어날 애들한텐, 죄가, 없다고..."



쓰러지듯 스틸레토의 품 속에 기댄 에이 플의 손떨림은 멎지 않았다.

단발머리 여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둘을 단호히 바라보았다.


"두 달 뒤, 이 목숨을 내어드리겠습니다."

스틸레토와 그녀의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그때까진 저는 죽을 수 없습니다. 사신이 제 목을 베더라도요."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릴리엄과 소년이 함께 무언가를 외치며 판수레가 미세한 차이로 휠체어보다 먼저 골인했다.



/



"...즉,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거구만."


"네?"


"당신 남편 말야, 지금 당신이랑 똑같은 소리 했거든."


"아..."


"...뭐 됐어. 난 좀 마음이 기울었으니, 이 키 작은 녀석이 뭐라고 하든 흘려들어."

스틸레토는 에이 플의 헝클어진 머리를 쓰다듬었다.


"......"


"...벌써 십여년 전 일이야. 이런 거 구질구질하게 붙잡고 있는 거 마리오도 별로 안 좋아할 거 같아서 말이다."


"그렇습니까..."


스틸레토는 이미 밤이 된 하늘을 올려다봤다.




"...저기 말야. 우리는 직업이 직업이니까 이런 거, 각오하고 살긴 하거든. 얘가 마음이 너무 여릴 뿐이고."


"네."


"...얜 링크스 전쟁 땐 신삥이라 말기에 방어전 쬐끔 말곤 안 했어. 그것도 실패했고. 마리오 그 머저리 녀석, 넥스트 지킨다고 조종할 줄도 모르는 경MT 타고 솔라윈드 앞에 서는 놈이 어딨담."


"......"


"...그러니까 뭐랄까, 난 같은 살인마로서 주제넘지만, 전범 여러분들께 한 마디 할게."


"...네."



"...너흰 그 마음, 안고 살아가. 곁에서 죽은 사람을 위해서든, 너희가 죽인 사람을 위해서든 말야."



"......"


"...그게 우리 복수야. 이젠 우리 속죄고."


"명심, 하겠습니다."




/




"그런가. 고마워, 여보."


"...그렇게 됐다."


"사과는 안 할 겁니다."


퉁퉁 부은 얼굴로 에이 플은 휠체어 남자를 쏘아보았다.


"알겠습니다. 저도 집사람도, 그 말씀 새겨듣도록 하죠."



"!"


그 때 소년이 짝 하고 작게 박수를 치고, 릴리엄에게 무언가를 말했다.


"네? 네...알겠습니다."


"...무슨 일이야, 릴리엄?"


"이 분께서, 두 분께 저녁 식사 초대를 하고 싶다고 하시는군요."


"음..."


"여보? 나 쟤네한텐 져서 선택권이 없는데, 순순히 체포당해 주는 게 어떨까."


"그럼 신세를 지도록 하죠."



/



셀렌은 느닷없이 들이닥친 추가 인원들을 보고 기겁했다.


"너, 너, 너?? 네가 왜 여기 있는 거냐?? 또 애먼 사람을 잔뜩 죽이러 온 거냐??"


"이 콜로니에 누가 꿀이라도 발라 놓은 건가."


"...그렇게 됐다. 에이쨩, 넌 먼저 씻어. 입맛 없음 먼저 자도 돼...음?"



그리고 스틸레토는 욕실로 에이 플을 밀어넣던 도중 셀렌이 필사적으로 가리려 하던 부엌의 참상을 보고야 말았다.


"...뭐냐, 이 음식쓰레기들은?"


"음, 어흠..."


"...어이, 셀렌 헤이즈. 이 자리에서 네 본명을 불어버리면 분명 아아주 안 좋은 일이 일어날 테니, 내 입에 술 들어가서 더 가벼워지기 전에 언니한테 털어놓으렴."


"아니, 그냥...오늘은, 내가 밥을 좀 해 보려다가..."

오늘 릴리엄이 뱉어내던 단어들보다 더 역겨운 냄비 앞에 쭈그려앉아 스틸레토와 귓속말을 하던 셀렌 헤이즈의 귀가 달아올랐다.


"...윈 D의 완폐아 갱생 미션이 약빨이 듣긴 하는구나. 이번 주 의뢰 나간 것만 아니었어도 이 꼬라지를 봤어야 하는 건데."



"저기, 실례합니다."

단발머리 여성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폐가 되지 않는다면, 저녁 준비를 도와드려도 될까요?"


"그 목소리는 라인아크의...오호라, 그렇게 된 거였군. 당신들은 언제 여기로 온 거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이 콜로니의 소유주가 바뀌었을 때로군요."


"한참 복잡했을 때인가...하긴, 누가 어떻게 들어와도 이상하지 않지. 옛날 일은 됐고, 손님께 미안하게 됐지만 지금은 고양이 손을 좀 빌리도록 할까. 자세한 이야기는 밥 먹고 나서 듣겠어."




"저기, 저 부엌, 예상하셨던 건가요?"


"...!"


수 년 전부터 익히 셀렌의 요리 실력을 잘 알고 있던 소년은 귀띔하는 릴리엄 옆에서 잘난 듯한 표정을 지었다.






/






소년병으로 용병일을 시작했으면 아무리 레이븐 당시 전설을 찍었어도 틀딱 아닐 수도 있지 않아? 의 흐름인 생활력 제로 AU의 아나톨리아의 용병

4 링크스들은 대부분 저 친구 외모를 어느 정도 기억하지만, fA 링크스들은 컬러드 랭크 9였던 Unknown의 정체나 외모를 대부분 모른다. 의외로 아나톨리아 괴멸부터 라인아크 사이 기간에 잘 숨어다녔음


스틸레토 연장자 모드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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