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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The Mountain 에피에 대한 개인적 해석

거미사이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5.02 19:48:31
조회 4899 추천 49 댓글 14
														


*노잼의 진지 장문글 주의!


본 글의 작성에 어탐갤러 데카당의 도움을 받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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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알다시피 시즌6은 어탐 스토리가 산으로 가는 난해함의 절정을 찍었던 시즌이고,

The Mountain 에피는 그중에서도 특히 기괴하고 종교적인 분위기가 도드라지는 에피이다.


아주 오래전에 나온 에피라 이미 멋진 분석들이 해외엔 많이 나와있지만,

아마 국내에선 아직 깊이있게 논의된 적이 없을듯?

특히 이 에피는 레몬백작 스토리아크가 종결되는 에피로서 분석의 가치가 있을거가틈.

(실제로 이 에피 이후로 레몬백작은 딱히 비중있는 등장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글은 난해함과 기괴함 속에 담긴 상징적 의미를 진지하게 찾아봄으로써,

'똥망시즌'이라고 저평가받는 시즌6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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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기 전에: 작가의 말


우선 이 에피를 이해하기 전에

메인 스토리보더였던 Jesse Moynihan이 자기 홈페이지에서 밝힌 이야기를 들어보자.


it seemed to me like there was maybe nothing left to say about Lemongrab, but I had one of those late night inspirations while trying to fall asleep. I usually get my ideas right before I fall asleep or while I’m riding my bike. What’s up with Lemongrab after he blew up and was sewn back together? What keeps a person from finding peace?


"레몬백작에 대해서 더이상 내보일만한 이야기는 남지 않은것처럼 보였지만, 저는 어느날 잠에 들기 전 한가지 영감을 받았습니다. 전 주로 잠들기 직전이나 자전거를 타는 동안 영감을 받거든요. 레몬백작이 터져버린 후 다시 봉합되고 나서 어떻게 되었을까? 사람은 무엇때문에 안정을 찾지 못하는걸까?"


"사람은 무엇때문에 안정을 찾지 못하는가?". 즉

"사람은 어떻게 하면 내면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가?"

이 질문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본격적으로 에피의 분석에 들어가봅시다




2. 레몬백작과 핀: 무엇때문에 불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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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알다시피 레몬백작은 레몬백작1과 레몬백작2가 통합된 상태로

상당히 안정되고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다.

마찬가지로 레몬백작의 성 역시 기괴한 모습의 통제경제 체제 아래에서 잘 굴러가고 있음.


이전 에피들에서 자신에게 백성이 없다고, 친구가 없다고 소리를 지르며 온갖 난동을 피웠던걸 생각해보면,

이제 레몬백작은 기존의 욕망이 충족되고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볼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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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레몬백작은 매튜산 전설이 그려진 천장 벽화에서

갈라진 구멍을 보고 괜히 스트레스를 받다가 매튜산으로 길을 떠나지.

이 벽화의 핵심은 그려진 내용 자체가 아니라 구멍, 즉 '불완전함'이다.

레몬백작은 영지도 얻었고 백성도 얻었고 정상적인 삶도 었었지만,

아직도 자신이 어떤 구멍이 난 불완전한 존재라고 느끼고 있는거야.


그렇다면 레몬백작은 무엇 때문에 불안전함을 느끼는가?

즉, "사람은 무엇 때문에 안정을 찾지 못하는가?"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레몬백작에게 필요한 것은 백성같은 외부적 타자가 아니라 '자기자신'에 대한 존중과 이해이다.

따라서 매튜산으로 떠나는 레몬백작의 모험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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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실 이 처지는 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직접적으로는 핀이 레몬백작이 떠나는걸 보고 자기도 덩달아 나서는 걸로 나오지만,

사실 시즌6은 전체적으로 핀이 자신의 감정에 대해 가장 심각하게 고민해보던 시기잖아?

마침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불공을 목격하고 심란해진 핀은

기분전환도 할 겸 레몬백작을 따라 매튜산에 들어가지.

즉 핀 역시도 자신이 무엇 때문에 안정을 찾지 못하는지를 이애할 필요가 있는 존재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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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게 바로 핀은 매튜산으로 들어가되 제이크는 그러지 못하는 이유야.

제이크는 특히 이전의 에피인 Jake the Brick에서도 잘 드러나다시피

어느정도 인격적 성숙을 이루어낸 '어른'이야.

사실 매튜산의 전설 자체가 매튜의 교활한 속셈이 포장된 것임을 생각해보면,

제이크같은 존재는 오히려 매튜가 핀을 꼬시는 데에 방해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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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이 에피에 나오는 제이크의 모습을 좀 보셈.

20년에 한 번 나타나는 귀종한 천문현상을 보는걸 아깝게 놓치고도

'아, 오케이.'라는 털털한 반응을 보일 정도로,

제이크는 내적갈등에 대해 면역이 되어있는 성숙한 존재임.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레몬백작과 핀은

각각 내면의 불안정을 해소하고자 자신을 마주할 여행을 떠나게 됨.






3. 세 갈래길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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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에게 닿기 위해선 세 갈래길 중 옳은 길을 선택해야한다.

각각의 길의 이미지 자체는 명료하지만, 그게 뭘 상징하는지는 상당히 난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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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백작의 첫번째 이미지는 커여운 껌쟝.

이는 껌쟝과의 관계성 속에서 자아를 규정하려는 레몬백작의 정체성의 일면을 상징해.

'버블검이 날 만들었다',

'버블검은 백성이 있는데 나는 없다',

'버블검이 어려졌으니 내가 그 뒤를 이어야한다' 등등

여태껏 레몬백작의 고뇌 속에는 항상 껌쟝이 자리를 잡고 있었음.

따라서 이 길을 택한다면 행복의 열쇠는 버블검에게 놓여져 있겠지.


사실 레몬백작이 껌쟝에게 보이는 감정은

단순히 창조물이 창조자에게 가지는 프랑켄슈타인적 증오나 질투가 아니라,

오히려 오이디푸스적인 뉘앙스가 강하게 느껴질 정도로 복잡하고 강렬하다.

그렇지만 여기서 오이디푸스적 성격을 해설할 여유는 없겠내...ㅎ

껌쟝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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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이미지는 자신의 자리를 강탈한 레몬희망이야.

이는 레몬백작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왔던 업적이 빼앗기는 두려움이 현현한 것으로,

레몬백성들의 지도자로서 자아를 규정하려는 레몬백작의 정체성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겠지.

마찬기지로 이 길을 택한다면 레몬백작의 행복의 열쇠는 레몬백성들에게 달려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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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미지는 바로 과거 자신이 망가뜨린 레몬스윗 인형이다.

레몬백작의 일시적 마음의 평화가 무너졌던 순간이지.

이 세번째 길의 특징은 앞의 두 길이 실재하지 않는 '환영'의 모습인 반면

실제로 있었던 과거의 한 장면을 보여준다는 점이야.

따라서 이 세번째 길이 규정하는 자아의 모습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외생적으로 형성되는 정채성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과거와 마주함으로써 내생적으로 형성되는 주체적인 정체성이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지향하는 바라고 할 수 있겠네.


암튼 레몬백작은 레몬스윗을 구하기 위해, 즉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마주하고

자기자신에 대한 참된 이해를 얻기 위해 이 세번째 갈래길로 뛰어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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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에게도 마찬가지로 자아를 규정하려는 다층적인 욕망들이 충돌하고 있다.


핀이 마주한 첫번째 이미지는 사랑의 대상이야.

불공하고 친하게 지내는 혐나몬빵의 자리를 대신함으로써

'누군가의 연인'으로 자신을 규정하고 싶은 욕망을 상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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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핀이 사랑하는 가족들인 비모와 제이크야.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누군가의 친구로서 자아를 규정하려는 욕망을 상징하지.


핀케이크를 먹으려는 비모의 모습을 보고 두번째 갈림길이 '배신'을 상징한다고 보는 견해가 있는데,

나는 그런 비모를 제지하는 제이크의 모습이 이 이미지의 핵심이라고 생각해.

핀이 곁에 없어도 항상 핀을 생각하는 참된 가족, 친구의 자세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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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이 선택한 세번째 이미지는 자신의 과거의 모습인 푸른나비야.

레몬백작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앞의 두 이미지와 달리 과거에 실제로 있었던 경험이지.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선 '나'라는 존재는 외부의 대상에 의존해서는 안돼.

그것이 사랑이 되었든, 우정이 되었든, 권력이 되었든간에 말이야.

이게 이 갈림길이 제시하고 있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추가적으로, 본 갈래길을 프로이트의 의식구조이론으로 해석해보는 시도가 여럿 존재함.

사실 나도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최근에 다시 보니까 아닌것 같다고 생각한다.

근데 또 글의 통일성을 해칠 것 같으니...ㅎ 아몰랑 






4. 자기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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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을 지나고 나서 레몬백작과 핀은 각자 자신의 거대한 몸뚱이 위에서 달리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지.

기존의 논의들에선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이 거의 없었는데, 난 여기서도 중요한 의미가 담겨있다고 봄.


레몬백작이 인식한 자신의 모습은 '레몬기름'(grease)야.

레몬백작은 레몬기름이 아주 모멸적이고 하찮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이전의 에피 You made me에서 "나-난 레몬기름이 아니야!!!!"라고 외쳤던 대사에서 잘 드러남.

하지만 갈림길을 지나 타자의 욕망이 증류된 순수한 의식의 상태에서,

레몬백작은 자기가 더럽고 끈적끈적한 레몬기름같은 존재, 즉 열등하고 불완전한 존재임을 온전히 마주하게 돼.

흔히 말하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들여다볼 준비가 된 상태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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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이 시기 핀은 브리지 덕분에 팔이 새로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서의 본인의 모습은 팔이 없는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어.

팔이 없던 시기 핀은 한동안 무기력하게 비참하고 절망적인 삶을 살았었지.


가장 열등하고 보잘것없던 자신의 모습을 눈앞에 똑똑히(아주 거대하므로) 마주하고나서

이제 핀과 레몬백작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야.







5. 매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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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모양 구름 매튜쟝.

매튜산으로 올라온, 즉 내면의 평화를 얻기 위해 찾아온 가련한 존재들이

자신들의 육신을 버리고 순수한 정신만이 한데 뭉쳐 모여 생긴 군락체.

두번째 공포의 시대(second age of terror)가 지나고 나면 세상을 재건하겠다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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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는 레몬백작에게 '자아의 죽음이라는 환희'(ecstasy of one's ego death)를 맛보라는 제안을 한다.

즉 죽어서 자신과 한 몸이 되라는 소리지.


이 기괴한 오컬트 종교집단같은 매튜의 존재는,

사실 '자아는 나자신에 의해서밖에 구성될 수 없다'라는 명제에 직면해

인간이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공포심과 두려움, 허무주의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사랑도 가족도 친구도 모두 헛된 것이라면, 나아가 내 몸조차 보잘것없고 하찮은 것이라면,

무엇때문에 살아있을 이유가 있는가?

나는 그저 팬티모양 구름 속 하나의 알갱이에 지나지 않는 존재가 되어버려도 상관없지 않는가?

와 같은 존재론적 허무주의.


마치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 슈퍼마켓에 갇힌 사람들처럼,

절대적 고독이라는 존재론적 위기 앞에서 인간들은 집단적 광기에 휩싸이게 돼.

이 광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지도 않을 종말을 두려워하여 생명을 해치게 만들고, (폭력)

전혀 엉뚱한 대상에 집착함으로써 존재론적 고민을 망각하게 만들고, (물신주의)

인위적 연대의식 속에서 존재가 보장된다고 착각하게 만들고, (이데올로기)

등등 많겠지.




그러면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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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존의 사탕 다들 기억하시는지?

all your fault 에피에서 레몬존은 레몬백성들과 캔디백성들 모두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여 자기 몸으로 이루어진 사탕을 뿌리고 산화했지.

레몬존의 고결한 자기희생은 존재론적 위기에 맞서 내가 누구인지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모범을 제시해주고 있는데,

나는 여기서 부처의 가르침을 인용하고 싶다.


석가모니의 가르침 중 유명한 것으로 '무아설'(無我說)과 '연기설'(緣起說)이 있어.

무아설은 세상만물은 헛되고 무상한 것이라는 가르침이고,

연기설은 세상만물이 서로 상호의존적인 그물망 속에 있다는 가르침이야.(중관학파적 해석)

흔히 말하는 '이것이 있음으로써 저것이 있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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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산에 올라 시험을 통과한 자들은 모두 무아설은 받아들였겠지.

그로써 자신과 타인의 삶조차도 무의미한 것이라는 허무주의에 빠져버렸고.

그러나 연기설에 따르면 오히려 만물이 무의미한 덕분에 삶의 의미가 발견될 수 있어.

무의미한(=무자성의) 존재들이 순식간에 증발해버리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우주 전체가 무의미한 존재들끼리 서로 상호의존적으로 지탱해주고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이거든.

따라서 연기주의적 세계관 하에선 이기적인 고독이란 존재할 수 없어.


다시 말하자면, 레몬존의 희생은 존재론적 위기 앞에서

오히려 다시한번 타자를, 우주를 배려하고 아끼는

적극적이고 반허무주의적인 연기주의적 실천이라고 할 수 있을거야.

자기희생의 결과물인 레몬캔디를 자신의 몸이라고 말하며 흩뿌림으로서

결국 아가페적 사랑으로, 연기적 사랑으로 레몬존은 자신의 정체성을 채워넣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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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백작의 대사를 통해 이 가르침을 다시금 음미해보자.

만약 존재론적 위기 앞에서 고뇌하고 있는 인간에게

온전히 타자가 배제된 이기적인 방식으로써 안위가 약속된다면,

(=if you are the head that floats atop the ziggurat,

네가 신전 위에 둥둥 떠있는 머리통이라면,)


그 안위는 영속적인 마음의 평화가 아니라

헛되고 공허한 허무주의적 환상일 뿐이야.

(=them the stairs that lead to you must be infinite!

너에게로 이르는 계단은 무한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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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허무주의적 세계관은 잘못된 것이다.

(=infinite stairs are unacceptable!!!!!!

무한한 계단은 용납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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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거짓된 메시아는 터져죽고

용감하게 자신의 존재론적 고독함을 마주했으며

자신의 마음에 타인을 들일 준비가 된 주인공 둘은 산에서 내려온다.





6.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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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하면 내면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가?"

레몬백작이 내면의 평화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내용으로 시작했던 에피는 의미심장한 장면으로 끝난다.

레몬백작은 침대에 누워 레몬존의 캔디를 씹어 기름덩이(grease)로 만든 다음

벽화의 구멍에 뱉어 채워넣지.


자신의 구멍을 메꾸기 위해 떠났던 레몬백작은,

기름덩이로 상징되는 자신 존재의 고독성 및 무아성을 당당히 마주했으며,

이제 레몬존이 그랬던 것처럼 연기적, 아가페적 사랑을 베풀며 살 준비가 된거야.

예를 들면 자신의 어머니가 커다란 전쟁에 맞닥뜨렸을때 도와주러 달려오는 식으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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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어탐에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캐릭의 정신적 성숙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짓게 되고, 레몬백작은 어탐의 메인 포커스에서 벗어나게 됨.




본 분석에서 한가지 미진한 점은,

핀은 그럼 매튜의 시험에서 무슨 꺠달음을 얻었나? 하는 물음에 답을 할 수가 없음.

실제로 핀은 매튜산에서 딱히 진지한 생각은 하지 않는것 같아서...

핀가놈의 진지한 성찰은 the comet 에피까지로 미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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